유인원 왕국 VS 인간 반격, '혹성탈출' 새 영화 어땠나?

조회수 2024. 5. 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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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900]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Kingdom of the Planet of the Apes, 2024)

글 : 양미르 에디터

2019년 <혹성탈출> 프랜차이즈를 배급한 '20세기 폭스'를 인수한 디즈니는 2010년대에 만들어진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의 후속을 기획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디즈니는 역시 폭스의 '영어덜트 SF' 3부작으로 나름 쏠쏠한 흥행을 거뒀던 <메이즈 러너> 3부작을 연출했던 웨스 볼 감독을 선임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새로운 시대>)는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에 등장한 5편의 오리지널 시리즈, 2001년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리메이크를 적절히 오마주하면서, 리부트 3부작에서 등장한 '시저'(앤디 서키스)의 유산을 이어받은 '야심 찬 새 3부작'이라 할 수 있겠다.(여러 미국 연예 매체에서는 디즈니가 이 작품을 시작으로 3부작을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3부작을 어떻게든 '마무리' 지은 경험이 있는 웨스 볼 감독의 선임은 1편만 남기고 끝나버린 몇몇 할리우드 작품을 볼 때 적절해 보였다.

영화는 리부트 3부작에서 약 300년 후(자막에서는 여러 세대가 지났다고 언급됐다)를 배경으로 한다.

'시저'가 죽은 후, 유인원은 수많은 씨족을 형성했고, 바이러스로 인해 퇴화한 인간과 유인원의 '지배 관계'는 뒤바뀌었다.

<새로운 시대>는 깊은 숲속에서 독수리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독수리 부족' 유인원의 일원인 '노아'(오웬 티그)는 '결속 의식'이라 불리는 성년식을 위해 친구 '안나야'(트래비스 제프리), '수나'(리디아 페컴)와 함께 언덕 위로 올라가 독수리알을 채집하는 모험으로 시작된다.

독수리알을 무사히 가져왔거늘, 인간 소녀 '노바'(프레이아 앨런)의 기습으로 인해 '노아'의 알은 깨지고 만다.

대체 알을 찾는 동안 '노아'는 전기 무기를 사용하는 유인원 일당을 엿보게 되는데, 그들은 '노바'를 찾고 있었다.

이 유인원들은 '노아'의 아버지이자 '독수리 부족장'인 '코로'(닐 샌디랜즈)를 죽이고 부족원들을 자신들의 '왕국'으로 끌고 간다.

평생 살던 터전을 벗어나 예상치 못한 여정을 떠나게 된 '노아'는 지금껏 마주한 적 없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이어 '노아'는 유인원들의 품위와 도덕성, 강인함을 중시했던 '시저'의 가르침을 따르는 오랑우탄 '라카'(피터 마콘)를 만난다.

바깥세상과 오래된 전설을 모른 채 살아가던 '노아'에게 '시저'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과거 인간과 유인원들이 공존하던 세상에 눈을 뜰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던 중 '노아'와 '라카'는 '노바'를 만나는데, '노바'는 생존을 위해 자신의 비밀을 감추고 있었다.

모든 인간이 '퇴화'가 된 상태가 아니었기에, '노바'는 말을 할 수 있었고, 자신의 이름이 '메이'라고 알려준다.

한편, 완전한 군림을 꿈꾸는 유인원 제국의 리더 '프록시무스'(케빈 두런드)는 '시저'처럼 자신이 위상 높은 존재가 되기를 바라고,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유인원 군단을 다스리고 있었다.

유인원들의 진화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간의 문명과 기술을 갈구하던 그는 퇴화한 인간 중 유독 영리하다고 알려진 소녀 '메이'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메이'를 쫓는다.

웨스 볼 감독이 "모험 영화의 특징이 강한,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새로운 시대>는 시리즈의 새로운 주인공인 '노아'가 세상 밖으로 나가면서 '부족장'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영웅 서사의 정석'으로 그려낸다.

침략자의 등장으로 인해 아버지가 죽고,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 침략자를 제압하는 것.

또한, 이 영화는 '시저'가 남긴 '자유'의 유산을 서로 달리 해석하는 유인원들의 모습을 통해,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의 이념을 내걸었던 미국이 이 건국 이념을 현재 어떻게 가져가고 있느냐는 확장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앞서 '300년 후'라고 언급했는데, 오는 2026년은 미국이 건국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다. 미국 내부에서는 이 250주년과 관련해 이념과 인종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하나의 왕국(영화의 원제에는 'Kingdom'이 맨 앞에 등장한다)을 건설하고 싶었던 '프록시무스'는 자신의 권력 보존을 위해 '시저'의 메시지를 이용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업적을 이해하려고 하나, 인간이라는 하나의 종을 완전히 짓밟아버리고 싶었던 '프록시무스'는 '유인원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시저'의 주요 철학에서 '공존'을 빼버린 채, "유인원은 뭉치면 강하다"라는 표어만 사용한 것.

그사이 '노아'가 '라카'를 통해 얻은 '시저'의 '유인원과 인간의 공존' 철학은 '메이'의 선택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다.

'노아'와 '메이'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우선에 두고 있는데, 이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후속작'에 맡겨둔다.

<메이즈 러너>(2014년)가 하나의 여정을 마치고,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면서 끝내버린 것처럼, 영화는 '인간의 반격'을 상징하는 '우주적인 떡밥'을 제시한 채 끝내버린다.

이 지점에서 호불호가 올 관객도 분명히 있겠지만, <새로운 시대>는 분명 많은 작품이 나왔던 <혹성탈출> 시리즈가 '새로운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제시한 작품이 됐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인간은 생존했듯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에서도 살아남은 '영리한 인간'이 '유인원이 지배하는 세상'을 다시 바꿀 것인지, 아니면 오리지널 작품처럼 (인간 입장에서) 비극의 세계관으로 향할지는 '후속작들'에서 만나볼 수 있겠다.

2024/05/13 CGV 왕십리 ULTRA 4DX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감독
출연
윌리엄 H. 머시,에카 다빌,닐 샌딜랜즈,사라 위스먼,디첸 라크맨,리디아 페컴,패트릭 아이손,조쉬 프리드만,릭 자파,아만다 실버,피에르 볼레,존 패사노,가일라 파도스,덕 웨스터벨트,댄 짐머맨,딜런 주리,데브라 제인,다니엘 T. 도랜스,이안 그레이시,베벌리 던
평점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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