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북한'
북한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곳'의 정체

북한은 세계적으로 폐쇄적인 독재국가로 알려져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북한보다 폐쇄적인 나라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가지 않을 정도인데요.
중앙아시아에는 북한보다도 더 폐쇄적인 미스테리한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투르크메니스탄인데요.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의 북한'이라고 불리며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대통령 개인 우상숭배가 강한 나라라고 합니다.
철저하게 통제된 국가이지만 투르크메니스탄의 사람들은 큰 불만을 가지지 않고 심지어는 자유로워 보이는 모습이 비춰지곤 해 '미스테리한 나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독립 이후 시작된 독재정치

투르크메니스탄은 소련 붕괴 전 소련 영토의 일부였습니다. 독립 이후 주변국이 민주주의 정치 모델을 도입하는 것에 반감을 느껴 나름대로의 정치모델을 형성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현재까지 이어져와 '북한'과 유사한 정치모델을 보이는 것입니다.
1991년부터 2006년까지 초대 대통령으로 집권했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북한을 방문하여 평양에서 1인 독재 정치에 대해 배우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니야조프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에 새로 지어는 모든 건물을 하얀 대리석으로 건설하도록 명령했는데요. 실제로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쉬하바드는 온통 하얀색의 건물로 가득차있습니다.

니야조프는 자신을 투르크 국민의 아버지로 지칭하며 도시 곳곳에 자신의 초상화를 걸고 황금 동상 약 14,000개를 세웠습니다. 니야조프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한 경전 '루흐나마'는 모든 국민이 읽어야하며 모든 시험에는 관련 내용이 출제됩니다.
아쉬하바드 시내에는 루흐나마를 현대식 전자 시스템을 도입해 '초대형 전광판'으로 설치한 루흐나마탑이 위치해 있는데요. 오후 8시부터 밤 11시까지 책이 열리면 각 구절을 자막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니야조프의 기이한 독재정치 중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매일 아침 수업 전 '만약 내가 위대한 사파르무라트 투르크멘바시(니야조프)를 배신한다면 내 심장이 멎을 것입니다'라는 맹세를 해야했다고도 전해집니다.

니야조프는 독재 정치를 이용해 몇몇 기행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1997년 수술로 인해 금연을 해야하자 전국에 금연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금연령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어 흡연자들은 집 안이나 차 안 외에는 담배를 피울 수 없습니다.
이외에도 자신의 카레이싱을 위해 도로를 항상 비워둬야 하며 2005년에는 국민의 예술성과 가창력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립싱크를 금지시키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멜론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매년 8월 둘째 주 일요일을 '멜론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2대 대통령 들어서며 본격적인 '독재'로...

2006년 니야조프가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하며 독재정치가 끝나는 듯 했지만 2대 대통령이 집권하며 이전보다도 강력한 독재정치로 들어섰습니다.
니야조프의 뒤를 이은 2대 대통령 베르디무하메도프는 도시를 오가는 모든 차를 흰색으로 바꾸라고 명령했습니다. 그 역시 '흰 색'에 운이 깃들어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수도의 모든 건물 외벽을 흰색으로 칠하라고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니야조프가 '멜론의 날'을 지정했던 것처럼 베르디무하메도프는 개를 좋아해 '개의 날'을 국경일로 지정해 전 국민이 쉬는 날로 정하기도 했는데요. 때문에 아쉬하바드에서는 개 동상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는 2022년 돌연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자신의 아들인 세르다르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었습니다. 사임 이후 베르디무하메도프는 상원인 인민평의회의 의장을 역임해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투르크메니스탄의 국민들은 외국여행을 통제받고 있으며 외국인 학자가 국가 내에서 활동하는 것을 제재하고 있는데요. 신문과 TV, 거리 곳곳과 모든 가정집, 교통수단, 심지어는 비행기에까지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두어야 합니다.
현재 투르크메니스탄은 방송국, 언론사 모두 국영으로 운영되며 광고 또한 국영기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민간'기업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과거에는 위성 방송을 통해서 투르크메니스탄 국민들이 해외의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빈번하게 적발되자 국가에서는 개인 가정에서 위성방송을 시청하는 것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위성방송을 송신할 수 있는 둥근 접시가 보이는 족족 압수되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인터넷 또한 통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현재까지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해외 언론은 접속할 수 없으며 VPN 사용 또한 금지되고 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비자를 받기 위한 개인, 단체 여행 비용이 하루에 200~400달러로 매우 비싼 국가입니다. 애초에 비자를 받는 과정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입국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하루종일 현지 투어가이드와 함께 여행을 해야하는데요.

투르크메니스탄을 여행한 한 한국 유튜버에 따르면 깨끗하게 정비된 도시에서 사람을 마주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소름돋을 정도로 깨끗한 거리에서 사람이 없어 기괴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요.
구시가지 등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공간은 여느 나라와 다름없는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주위에 경찰이나 군인이 보이는 곳에서 카메라를 켜는 행동은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함부로 카메라를 켰다가는 통째로 압수당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독재지만 국민들 불만은 없어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 수준의 천연가스 매장국으로 벌어들이는 국가 수입이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수입에 비해 인구는 약 600만 명으로 각종 세금 면제 혜택이 제공되고 있어 국민들은 현재의 정치 체제에 별다른 불만이 없다고 하는데요.
또 예로부터 유목문화가 익숙했던 투르크메니스탄인들에게 대통령이 나라의 아버지라고 칭하는 것 또한 이상하게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니야조프 대통령 집권 당시에는 생필품과 식료품을 국가 차원에서 저렴한 가격에 제공했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미국 1달러만 있으면 1년 내내 버스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500회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국민들은 전기세, 물세, 차량 연료비를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고 있으며 대학교 교육과정까지 정부가 학비는 물론 용돈까지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젊은 남녀들은 새벽 2~3시까지도 자유롭게 음주가무를 즐기기도 하나 그들은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