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의 재계약에 대한 실질적 협상 조건은 거의 마무리된 상황입니다. 계약서 세부조항만 협의하면 되는데 올해 안에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올해 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하더라도 내년 방영될 작품은 개선된 조건의 라이선스가 반영될 예정인데요. 기존(에 맺었던 계약 조건)보다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중입니다"
김제현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8일 진행한 CJ ENM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와의 성공적인 재계약을 자신했다. 이런 스튜디오드래곤의 자신감은 글로벌 공급처 확대를 통한 수익 개선 기대감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3분기에 스튜디오드래곤의 수익으로 인식된 타이틀은 △더 패뷸러스(넷플릭스) △형사록(디즈니+) △커넥트(디즈니+) △더 빅 도어 프라이즈(애플TV+) △유미의 세포들(티빙) △개미가 타고 있어요(티빙) △유니콘(쿠팡플레이) 등 일곱 작품이다. 디즈니+, 애플TV+ 같은 신규 글로벌 공급처 확보를 통해 '콘텐츠 판매 매출'이 증가하면서 3분기 스튜디오드래곤의 전체 매출은 전 분기보다 45.3% 증가한 2289억원을 기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글로벌 OTT 플랫폼 공급처를 늘려 외연을 확장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큰 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3분기 해외 공급처를 대폭 확대하며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나선 스튜디오드래곤은 오는 4분기 공개될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아일랜드'를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도 공급하기로 결정하는 등 향후 외연 확장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019년 스튜디오드래곤과 넷플릭스가 맺은 콘텐츠 공급 계약이 연장될 가능성이 여기에 있다.
이런 스튜디오드래곤의 외연 확장은 CJ ENM의 성장과 맞물린다. 현재 CJ ENM의 매출 구조상 미디어 부문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전체의 70%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올 3분기도 마찬가지다. CJ ENM의 3분기 전체 매출 1조1785억원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사업 매출은 8691억원으로, 약 7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스튜디오드래곤이 포함된 '미디어 BU' 파트에서만 6099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였는데, 여기에는 OTT 플랫폼인 '티빙'과 지난 1월 인수한 헐리우드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옛 엔데버 콘텐트)'까지 포함된다.
3분기 CJ ENM의 미디어 BU 파트 매출을 살펴보면 △광고 △수신료 △콘텐츠 판매 △기타 부문의 세부 매출이 모두 전 분기보다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대부분 5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지만 연속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해당 시기 CJ ENM은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를 비롯해 tvN에서 방영한 '작은 아씨들',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대했지만, 투자 및 제작 관련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콘텐츠 판매 비중이 줄었다. 실제로 해당 시기 콘텐츠 판매 매출은 2700억원으로, 이는 지난 2분기보다 약 2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피프스시즌의 영업손실과 제작비 증가 영향이 더해지며 미디어 BU는 영업손실 141억원을 기록했다. 단기적으로는 피프스시즌의 영업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중장기적 비전 측면에서 투자·제작한 콘텐츠의 해외 판매 비중을 높여야 하는 것이 CJ ENM의 당면 과제가 됐다.

다만 콘텐츠업계에서는 장기적인 비전에서 봤을 때 CJ ENM 미디어 BU 파트의 수익 개선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스튜디오드래곤, CJ ENM 스튜디오스, 피프스시즌 등 제작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역량 확대와 다음달 합병 예정인 OTT 플랫폼 티빙 등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피프스시즌은 오는 4분기 중 'Truth Be Told 시즌3(애플TV+)'와 'Lost Flowers of Alice Hart(아마존프라임비디오)'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 중 20여편의 콘텐츠를 유통·배급할 계획이다. 피프스시즌의 유통·배급량이 확대될 경우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보이는 이유다.
여기에 CJ ENM이 콘텐츠 제작 전초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설립한 'CJ ENM 스튜디오스'의 사업구조가 개편된 것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달 말 CJ ENM은 'CJ ENM 스튜디오스가 계열사로 두고 있던 8개 회사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회사는 △본팩토리 △JK필름 △블라드스튜디오 △엠메이커스 △모호필름 △용필름 △만화가족 △에그이즈커밍이며 합병기일은 다음달 13일로 예정됐다. 다만, 해당 합병기일이 다음달 중순인 만큼 시너지 효과와 그에 따른 성과가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빨라야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달리 스튜디오드래곤과 티빙은 제작 역량 및 콘텐츠 배급 경쟁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어 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티빙의 경우 지난달 28일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몸값'이 자체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와 시청UV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데다 3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18.6% 이상 가입자가 늘면서 성장 잠재력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특히 다음달 OTT 플랫폼 '시즌'과 합병을 완료하면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티빙으로 옮겨올 수 있어 콘텐츠 경쟁력도 대폭 확대할 수 있다.
스튜디오드래곤도 헐리우드 드라마 제작 및 넷플릭스 등 해외 OTT와의 동맹전선을 견고히 이어갈 경우 티빙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CJ ENM이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집중 육성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티빙과 스튜디오드래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여기에 CJ ENM의 음악·영화 산업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CJ ENM의 투자 대비 성과 전략이 오는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사이 큰 성장폭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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