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진핑 극진 예우에... 외신 “왕조시대 황제들의 만남 연출”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3. 3. 2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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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겨냥 ‘안보 상호지원’ 성명
푸틴은 시진핑과 중국어로 “간베이” - 21일(현지 시각)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푸틴은 중국어로 “간베이(乾杯)”를 외쳤다.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극진한 예우로 환대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반미(反美)·반서방 연대를 의미하는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고, 중국 위안화를 기반으로 에너지와 디지털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 2건을 채택했다. 시 주석은 20일부터 3일간 이어진 러시아 국빈 방문을 마치고 22일 귀국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성 게오르기 홀에서 시 주석을 맞았다. 대리석 바닥과 금빛 샹들리에로 치장한 곳으로, 제정러시아 시대 이래 국가 중요 행사 대부분이 이곳에서 열렸다. 시 주석은 황금색 문을 열고 들어와 안쪽 끝에서 기다리던 푸틴 대통령과 홀 한가운데서 만나 악수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왕조 시대 황제들의 만남 같은 장엄함(grandeur impériale)을 연출했다”고 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환영 만찬에서 백포도주 잔을 들고 “우리의 위대한 친구 시 주석의 건강을 위하여”라며 중국어로 “간베이(乾杯)”를 외쳤다.

기시다·젤렌스키 만나 “5억달러 지원” - 2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밝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기사다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5억달러(약 65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UPI 연합뉴스

두 정상은 수행원들이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에서 ‘러·중 간 전면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 심화를 위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양국은 “각자의 이익, 주권과 영토 보전, 안보를 위한 ‘지원’을 상호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대만 정책을 서로 지지하고, 필요시 군사·외교적 지원에도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공동성명은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라는 ‘위선적 서사’와 민주주의와 자유를 다른 나라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쓰는 것을 반대한다”며 미국과 서방에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타국의 주권과 이익을 존중하고, NATO 동맹의 지역적·방어적 성격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중국을 겨냥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영향력 확대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양국은 ‘2030년까지 러·중 경제협력 핵심 사안을 증진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의 중국 공급을 계속 늘리고, 원자력과 디지털 분야의 상호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러시아는 중국 위안화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방침도 시사했다. 연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 위협과 관련해선 “미국은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구체적 행동으로 응해야 한다”며 북한 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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