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68명 사망 아파트 화재 참사... 소방 경보도 호스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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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68명의 사망자를 내며 홍콩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된 타이포 지역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가 행정 당국의 감시 소홀과 시공사의 비리가 결합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열린 첫 공개 청문회에서 당시 현장의 소방 안전 시스템이 사실상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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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꺼지고 소방호스 차단… 피난 통로까지 훼손
담배꽁초 발화 가능성… 주민 경고에도 방치

지난해 11월 168명의 사망자를 내며 홍콩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된 타이포 지역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가 행정 당국의 감시 소홀과 시공사의 비리가 결합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열린 첫 공개 청문회에서 당시 현장의 소방 안전 시스템이 사실상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파트 화재 원인 조사 등을 위해 구성된 독립 조사위원회는 이날 첫 청문회에서 이번 화재를 "용납할 수 없는 구조적 실패"라고 규정했다. 총 8차례에 걸친 심리는 내달 2일까지 계속될 예정으로, 조사위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부동산 관리 문서 등 100만 건 이상 파일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화재 당시 8개 동 중 7개 동의 경보 시스템이 꺼져 있었고 소방 호스 연결도 차단된 상태였다. 여기에 공사 편의를 위해 비상계단 창문이 제거되는 등 피난 통로가 훼손되면서 연기와 화염이 건물 내부로 빠르게 확산됐다. 조사위는 가연성 비계망 사용, 설비 비활성화, 안전 규정 미준수 등 최소 6가지 '인적 요인'이 겹치며 소방 체계가 거의 완전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화재의 직접적인 발화 원인으로는 공사 인력의 흡연이 유력하게 지목됐다. 조사팀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담배꽁초와 골판지 상자 조각 등 가연성 물질 잔해를 발견했다. 화재 당일 CCTV에서도 작업자들이 흡연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주민들은 이전부터 공사 현장의 흡연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했지만, 관련 당국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감독 체계의 붕괴였다. 홍콩 노동부, 소방처, 주택 당국 등 관련 기관들은 아파트 보수 사업에 사용된 건축 자재의 안전 기준 충족 여부 점검을 두고 서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관리 공백을 드러냈다. 일부 안전 점검은 사전에 일정과 내용이 유출돼, 시공사가 방화 기능이 없는 그물망 등을 일시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정황도 확인됐다.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는 1948년 이후 홍콩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로 기록됐다. 43시간 동안 이어진 대형 화재로 168명이 목숨을 잃고, 약 5,000명의 주민이 집을 잃었다. 구조 과정에서 소방관 1명도 숨졌다. 홍콩 사회에서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대규모 건물 보수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사위는 추가 청문회를 거쳐 9개월 내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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