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해결 '중재의 시대'가 온다

2025년 분쟁액 1조 6355억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
대한상사중재원 → 대한중재원
이름 바꾸고 글로벌 시장 확장
대법관 출신 등 상임중재인 검토
'중재'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론스타와 엘리엇, 쉰들러 등 한국 관련 주요 국제 중재에서 한국의 승소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국내 중재도 대한상사중재원 설립 60주년을 맞아 큰 폭의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서 중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대한상사중재원에 따르면, 2025년에 접수된 분쟁금액(중재금액)은 1조6355억 원으로 2024년의 7417억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중재금액은 2021년 8460억 원, 2022년 4874억 원, 2023년 1조5715억 원이었다.
중재금액 100억 원 초과~1000억 원 이하의 '고액 사건'도 2021년 11건, 2022년 11건, 2023년 13건, 2024년 16건에서 2025년 22건으로 증가했고, 1000억 원 초과 '초고액 사건'도 2021년 2건, 2023년 3건, 2024년 1건, 2025년 2건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에서 진행 중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약 1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국제중재 사건도 산업통상부 권고에 따라 조만간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이관돼 중재가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재판 지연 등으로 인해 소송을 통한 분쟁 해결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단심제를 통해 1년 안팎에 분쟁을 해결 짓는 중재의 '신속성'과 비공개 원칙에 따른 '기밀성' 등 중재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기업과 공공기관의 중재를 통한 분쟁 해결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대한상사중재원(KCAB)도 국내 유일의 법정 중재기관으로서 중재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기관명에서 '상사'를 빼 '대한중재원'으로의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중재를 상사 사건에 국한된 예외적인 수단으로 보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사 중재도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재원 관계자는 "영문 명칭에서도 'Commercial'을 제외해, 민·상사 및 공법 분야를 아우르는 폭넓은 분쟁 해결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계획"이라며 "관계 당국과의 협의 절차가 남아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 중재 시스템'도 추진한다. 중재원은 2년 이내에 법원 시스템에 버금가는 전자중재시스템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중재 절차는 주로 오프라인으로 진행돼 왔으며, 국제 중재의 경우 제한적으로 해외 교신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전자 문서를 주고 받는 형식에 그쳤다.
중재 기관으로서 신뢰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인적 혁신도 추진한다. 중재원은 대법관과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등 고위 법관 출신을 상임 중재인으로 위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재원은 국내 중재 활성화와 함께 아시아 국제 중재 시장에서도 주도권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재 아시아 지역 주요 중재 사건은 대부분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로 몰리고 있으며, 특히 2024년에는 한국 국적 당사자들이 SIAC 이용자 1위를 기록했다. 중재원은 2026년 1월 개정 국제중재규칙을 시행해 절차의 공정성과 신속성을 강화할 수 있는 근거를 갖췄고, '국제중재심판원' 신설과 함께 국제중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대폭 확충했다.
특별취재팀
김지수 기자 jskim@lawtimes.co.kr
서하연 기자 hayeon@lawtimes.co.kr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