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하얀얼굴집
건축가는 재료의 색상과 질감의 대비만으로 개성 있는 외관을 완성했다. 전면에 흰색 패널, 나머지 면에 벽돌을 두른 집은 규모에 비해 가벼운 느낌을 준다. 여기에 각 실의 용도와 일조량, 맞은편 창의 위치까지 헤아린 다양한 창은 하얀 얼굴에 독특한 인상을 더한다.
서래마을 남단 서리풀공원 언덕에 인접한 이곳엔 원래 의뢰인의 가족이 살던 오래된 2층 단독주택이 있었다. 몇 십여 년의 세월에 가족의 보금자리는 이제 너무 좁고 낡아버렸고, 삼 대를 포함해 더 많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새 집을 만들고자 했다.
마을의 풍경
서래마을의 개성 넘치는 메인 도로와는 달리, 주택가는 좁은 생활도로 사이로 다가구·다세대 건물이 마주하고 있는 전형적인 공동주택 주거지의 모습이다. 그럼에도 언덕 높이마다 켜켜이 뻗은 골목길의 모습은 긴 시간 쌓여온 변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최근 신도시 주택단지와는 다른 한적함과 고요함으로 고즈넉한 동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동네에서 살아왔던 만큼 의뢰인은 동네 풍경에 어울리면서도 신선함을 주는, 밝고 경쾌한 이미지의 새로운 집을 원했다.
디자인 과정에서 부수적 장식요소를 더하기보단, 본연의 스케일감과 형태적 특성이 가진 가능성을 탐구하여 재료의 색상이나 질감 분리만으로 개성 있는 아이덴티티를 만들고자 했다. 재료 선택과 적용은 건축주의 흰색 건물에 대한 이상과 비용 및 관리의 현실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도심 속 흰색은 재료에 관계없이 재도색과 재시공 등 지속적인 유지비가 필요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비용은 더 높지만 세정 가능한 박판세라믹패널을 적용했다. 전면을 제외한 모든 면은 동네의 주요 재료인 벽돌을 적용, 연갈색 톤 콘크리트 롱브릭이 흰색 박판세라믹 파사드와 보색을 이루면서 전면을 더욱 강조한다. 비정형의 바운더리와 다양한 형태의 창문으로 무거운 부피감을 가볍게 바꿔주고, 거리에 밝고 경쾌한 이미지를 더했다.
도로 폭이 좁지만 일조가 충분한 남측 전면에 프라이버시 보호가 어려운 통창은 적합하지 않았다. 때문에 실의 용도에 알맞은 개방성과 일조량, 인접 건물의 창 위치를 모두 고려해 크기와 형태, 위치를 조정했다.
내부 공간은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된다. 높은 언덕의 경사지인 대지는 후면의 일조 사선제한을 크게 받아 법정 연면적을 모두 활용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가족들의 공간 수요에 비해 공간구성은 제한적이지만 지하층과 다락, 복층 구성을 활용하여 각 층별, 용도별, 세대별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지상 1층과 지하층은 복층 사무공간으로, 인접대지의 높이 차를 이용한 풍부한 채광 덕에 쾌적한 사무환경을 제공한다. 그 위로 2층은 두 세대의 투룸형 주거, 3층 한 세대로 구성된다. 일조 사선제한으로 두 층을 합쳐 약 28평의 볼륨을 가지게 되는 4, 5층은 다락과 함께 4개의 침실을 갖춘 복층 주거공간이다. 식당과 가족실 등은 최소한의 면적, 높은 층고로 구성하여 공용 공간에서 여유 있는 공간감을 느꼈으면 했다. 향후 가족 구성원의 변화 혹은 공용 공간의 확장을 고려해 침실 벽은 변형이 쉬운 건식 벽체 구조로 계획했다.
건축개요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용도: 다세대주택
규모: 지하 1층, 지상 5층
대지면적: 252.00㎡ (76.23py)
건축면적: 139.80㎡ (42.29py)
연면적: 451.37㎡ (136.54py)
건폐율: 55.48%
용적률: 137.78%
구조: 철근콘크리트
사진: 노경
설계: 스페이스프라임 건축사사무소 / 031-904-2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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