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젠함 취역 임박 속 드러난 설계의 함정
올 연말 취역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중국의 세 번째 항모 푸젠함은 중국 해군 역사상 처음으로 전자기(EMALS) 캐터펄트를 도입한 함정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자기식 사출기는 항공기 이륙 중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어 수송력과 전투효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장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부와 소셜미디어에서 제기된 분석은 푸젠함의 전반적 갑판 설계에 심각한 구조적 제약이 있음을 지적한다. 설계상 사출기 배치와 착륙 활주로의 공간 배분이 충돌해 함재기의 동시 이착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사출기 배치와 착륙선의 충돌 문제
문제의 핵심은 푸젠함 갑판 위 사선 활주로와 사출기 라인의 위치 관계다. 푸젠함이 채택한 배치에서는 2·3호 사출기가 착륙 활주로의 일부와 겹치거나 활주로 내부에 위치해 있어 함재기가 착륙하는 동안 해당 사출선을 가동할 수 없게 된다.
1호 사출기는 착륙축과 완전히 겹치지는 않지만 착륙한 기체가 반대편 정비구역으로 이동하려면 사출기 라인을 횡단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을 남긴다. 이러한 동선 충돌은 이착륙 프로세스의 동시 진행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출격 빈도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

동시 이착륙 불가가 주는 전투력 저하
함재기의 동시 이착륙 불능은 항모 전투력의 핵심 지표인 소티(출격) 수를 크게 제약한다. 항모 전단의 전투력은 단순 기체 성능뿐 아니라 제한된 갑판 공간에서 얼마나 빠르게 항공편을 순환시켜 다수의 출격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의 증기·전자기식 캐터펄트를 장착한 항모들은 대규모 동시 운영을 감안한 갑판 배치를 통해 하루 수백 소티를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푸젠함의 설계적 한계는 이론적 출격 능력을 실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어렵게 만든다.

스키점프 방식과 캐터펄트의 실전 의미
중국의 이전 항모인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옛 소련식 스키점프 방식을 적용해 가벼운 기체 이륙에는 일정 효과를 냈지만 이륙 중량 한계로 조기경보기 같은 대형기 탑재가 불가능했다.
푸젠함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식 캐터펄트를 도입했으나, 단순히 사출기만 도입했다고 해서 항모 전투력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캐터펄트는 고중량 기체의 이륙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 효율은 갑판 전반의 동선, 정비·탄약 보급 체계, 항모 항행 및 항공관제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극대화된다.

중국의 공개·검열 관행이 시사하는 함의
이번 문제 제기가 중국 내부 매체와 소셜 채널에서 공개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통상 중국은 군사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보도를 통제해 왔으나, 푸젠함의 항공 갑판 운영 영상을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한 뒤 내부 비판이 나오는 상황은 설계·운용 상의 한계를 당국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푸젠함이 시험 운항을 통해 드러난 문제들을 보완할 여지가 남아 있음을 의미하지만, 취역 시점과 운용능력 간 괴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함께 보여준다.

푸젠함의 설계 결함 가능성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지역 전략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항모 전력은 수송·전개·억제 능력의 복합체로, 실전에서의 효율성이 곧 전략적 영향력으로 직결된다.
중국이 설계 보완과 운용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푸젠함은 확실한 전력 증강 수단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페이크 경쟁력'으로 남을 수 있다. 결국 푸젠함의 진정한 성능은 취역 이후 수개월간의 실전배치와 훈련을 통해 검증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동아시아 해양세력의 전략 지형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