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초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굿리치의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회사 경영권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22일 JC파트너스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자체실사 소식과 함께 굿리치 매각설이 돌았지만, 한승표 대표가 논의 끝에 경영권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GA 시장과 굿리치의 추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컨티뉴에이션펀드 방식을 자연스럽게 검토했고, 한 대표가 신규 펀드에 후순위로 출자하기로 약속하며 계획이 확정됐다.
컨티뉴에이션펀드를 선택하면 기존 투자자들에는 만족스러운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하고, 굿리치에 새로 관심을 보이는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에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줄 수도 있다.
특히 한 대표가 새 펀드 전체 출자금의 30% 이상을 후순위로 출자하기로 해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안정성이 높아지고, 후순위 투자자는 회사가치가 오를 경우 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컨티뉴에이션펀드는 국내에서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일반적이다. 국내 사례를 보면, 2022년 한앤컴퍼니가 쌍용C&E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구조는 PEF가 짧은 투자 기간 때문에 단기차익에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일부에서는 컨티뉴에이션펀드를 엑시트 실패 이후 연장을 위한 방편으로 보기도 하나 굿리치 재투자가 이뤄진다면 이런 걱정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논의 중인 매각가 수준에서도 기존 투자자들에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JC파트너스는 새 펀드 출자자로 보험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보험사와의 협력이 더 큰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GA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보험사는 투자매력뿐 아니라 영업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검토가 쉽다.
2022년 JC파트너스가 굿리치를 인수한 후 굿리치는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크게 성장했고 5700명 이상의 설계사를 확보했다.
국내 보험시장은 전속채널에서 GA채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보험사들이 GA에 더 많이 의존하는 상황이다. 특히 자회사형 GA를 인수하거나 G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보험사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보험사 순위도 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굿리치 같은 대형 GA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보험사가 나타날 경우 보험 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C파트너스 측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빠르게 입장을 정리했다"며 "굿리치의 성장을 시장에서 눈여겨보고 있어 앞으로 보험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전략적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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