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공장 멈추고 항만 마비… 주유소 ‘기름 대란’ 본격화
컨테이너 반출입량 49% 수준
시멘트업계 누적 손실 821억
건설현장 508곳도 차질 빚어
완성차업계선 개별 탁송까지
수도권 거점 주유소 재고 부족
경찰, 운송 방해 등 15명 입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814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로, 평시(10월 평균 3만6655TEU)의 49% 수준이다. 특히 광양항은 지난 25일부터 사실상 컨테이너 반출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울산항은 전날과 이날 반출입량이 각각 8TEU, 55TEU에 그치는 등 항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전국 곳곳에서는 레미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강원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현재 지역 132개 레미콘 공장 중 35곳이 가동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공장들도 시멘트 보유량이 거의 소진되면서 가동 중단 우려가 큰 상황이다.
경북 포항지역은 물류 운송 차질에 피해가 크다. 하루 8000여t의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철강 화물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동국제강, 세아제강도 출고가 진행되지 않아 철강 제품이 공장 내에 쌓여가고 있다.
‘기름 대란’ 본격화 화물연대 총파업이 엿새째로 돌입한 가운데 29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길어지면서 판매량이 많고 저장고가 부족한 일부 주유소에 기름 수송 차량이 오지 않는 ‘기름 대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뉴스1 |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청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비조합원 운송 방해 등 9건의 각종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조합원 15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조합원 A씨 등 3명은 이날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앞에서 운행 중인 트레일러 앞 유리창에 라이터를 던지는 등 운송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명령서 송달 다음날까지 업무 복귀해야
명령을 송달받은 사업자나 종사자는 그 다음날까지 운송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30일 이하의 운행정지와 자격정지(2차) 등의 행정 처분을 받게 된다.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국토부는 그간 화물 기사들의 연락처와 주소를 상당수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행정절차법상 (본인 송달이 아니어도) 다양한 방법으로 업무개시명령 전달이 가능하다”며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의 경우 본인 동의가 필요하지만, 고용자나 동거 가족을 통한 제3자 송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원칙적으로 명령서 직접 전달이 원칙이지만, 관보 등 인터넷 게시를 통한 공시 송달도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 최대 2주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ILO 협약 등을 근거로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명령 무효 가처분 신청 등을 고려하고 있다. 결국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고, 명령서 송달에 따른 법적 효력 등이 달성되는 시점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앞서 8일간 지속됐던 화물연대의 지난 6월 파업의 피해액이 2조원(정부 추산)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실효적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세준 기자, 춘천=박명원 기자, 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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