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의 뒤틀린 검사외전…속살 드러난 조작 수사

홍순구 시민기자 2026. 4. 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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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특정 정치인을 파멸시키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피의자들에게 '종범'이라는 배역을 제안하며 허위 자백을 거래하는 행태는 '검사'가 아니라 '정치 기획사'다.

검찰은 늘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수사한다"고 강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박상용 검사의 녹취록을 통해 드러난 실상은 이 말을 공허한 구호로 전락시킨다. 사간의 실체를 쫓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가리키고 싶은 곳에 증거를 심어놓았다'는 의심이 더 본질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로 회자되는 피의자 간 진술 짜맞추기 의혹은 특수부 검찰의 고질적인 수사 관행이 보여준 파행의 극치다. 타깃을 미리 정해놓고 압박과 회유를 반복해 원하는 자백을 제조해내는 '먼지 떨이식 수사'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가 느꼈을 공포와 변호인의 무력감은 사실상 인권 유린에 다름없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한 국가권력이 특정인을 '표적'으로 삼았을 때, 한 개인이 얼마나 처참하게 유린당할 수 있는지 이번 사태는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공개된 녹취록 속 발언들은 법치주의 국가의 공익 대표자인 검사의 언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다. "이재명이 완전히 주범이 되어야 우리가 (보석이나 감경을) 할 수 있다"는 대목은 검찰이 더 이상 객관적 증거를 따르는 수사기관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특정 정치인을 파멸시키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피의자들에게 '종범'이라는 배역을 제안하며 허위 자백을 거래하는 행태는 영락없는 '정치 기획사'의 모습이다.

우리 법 체계에 도입되지도 않은 미국식 플리바게닝을 시도하며 형량을 담보로 진술을 거래하는 행위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초법적 발상이다. 단순히 일선 검사의 일탈을 넘어, 검찰권이라는 칼날이 어떻게 정치적 라이벌을 제거하는 도구로 사유화되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이 거대한 '조작극'의 배후다. "검사동일체"라는 미명 아래 상명하복이 철저한 검찰 조직에서 부부장급 검사 개인이 정권의 명운이 걸린 수사를 혼자서 감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이재명 대표를 정적으로 규정하고 제거하려 했던 정권 핵심부와 검찰 지휘부가 한몸처럼 움직였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결국 이번 사태는 검찰권이 특정 정치 세력의 호위무사로 전락하며 발생한 '정치 검찰'의 구조적 모순이 끝내 분출된 결과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작된 국정조사와 검사 탄핵 소추 제안은 결코 정쟁의 도구가 될 수 없다. 이것은 무너진 사법 시스템을 복구하고, '검찰 공화국'의 폭주를 막기 위한 헌법 수호적 결단이다.

검사가 법전 대신 각본을 쓸 때, 법정은 무대가 되고 국민은 관객으로 전락한다. 박상용표 '검사외전'이 남긴 이 뼈아픈 진실 앞에서, 이제는 오염된 연극의 막을 내려야 할 때다. 사법 정의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오직 진실의 토대 위에서만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