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과자쌓기’ 예습하고 왔어요”…‘챌린지場’ 된 대형마트[르포]
대형마트에 몰린 1020, 4050 가족 고객도 삼매경
온라인서 각종 팁 공유, 가격보다 ‘재미’에 초점
빨라진 SNS 바이럴 속도, 챌린지 성격 ‘시너지’
오프라인 유통채널서 전달할 수 있는 '경험' 강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사전에 유튜브에서 많이 쌓는 팁을 공부하고 왔는데, 쉽지 않네요. 지지대 역할을 하는 ‘맛동산’이 품절이라 힘들어요.”
지난 1일 오후 5시에 방문한 이마트(139480) 월계점에선 때아닌 ‘과자전쟁’이 펼쳐졌다. 이날 만난 20대 여성 고객 2명은 종이상자에 ‘과자산(山)’을 만들며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 사람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지시를, 다른 한 사람은 다양한 각도로 과자를 욱여넣으며 철저한 분업 형태로 도전했지만 야속한 과자 봉지들은 마음처럼 쉽게 쌓이지 않았다. 두 사람이 쌓은 과자는 약 40개.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두 사람은 이후 30분이나 더 과자쌓기에 매진했다.

2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기준으로 과자 담기 행사는 당초 매출 목표대비 150%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크라운해태제과와 협업해 대표 제품 ‘맛동산’부터 ‘허니버터칩’, ‘오사쯔’ 등 인기 과자류 10종을 약 300만봉 규모로 준비했다. 이마트 내부적으로는 고객 1인당 평균 50~60봉 이상 담아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초 1일까지였던 과자 담기 행사 기간은 최근 SNS상에서 큰 인기를 얻자 오는 4일까지로 연장됐다. 실제 1일 방문한 이마트 월계점에서도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색적이었던 건 대형마트와 다소 거리가 있던 10대 후반~20대 젊은 층 고객들이 대거 몰렸다는 점이다. 월계점에서도 10대 중·고등학생들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카트 위에서 과자쌓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형마트 외부에서도 10대 남학생들이 떼를 지어 과자 박스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가족 단위 고객들도 자주 보였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50대 김 모씨 부부는 “맛동산 끈을 빼서 묶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어려워 고생하고 있다”며 “한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유튜브에서는 최대 100개 이상 과자를 담은 영상이 매일 게재되며 과자 담기 행사가 일종의 챌린지화(化) 된 모양새다. 우선 무거운 과자류로 상자를 채운 후 맛동산을 감싸는 끈으로 과자끼리 묶어 지지대를 만든다. 그 위에 중간 무게의 과자를 모아 둘러쌓는 식이다. 일부 이마트 점포에선 직원들이 챌린지를 도와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상에는 서로 과자를 얼마나 담았는지 자랑하고, 격려하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이마트의 과자 담기 이벤트는 8년 만에 돌아온 행사다. 앞서 2018년에는 롯데웰푸드(280360)(옛 롯데제과)와 함께 한 바 있다. 8년 전에 비해 올해 행사가 유독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와 달리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 SNS상 트렌드 전파가 빨라진데다, 과자 담기 행사 자체가 챌린지성 성격을 갖고 있단 점이 시너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과자 담기 행사를 기획한 김효수 이마트 과자카테고리 바이어는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흥미로운 이벤트에 대해 바이럴(빠르게 퍼지는)되는 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과자 담기 이벤트는 집객을 위해 협력사와 오래전부터 사전 기획한 행사로, 과자의 종류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비중이 급격히 늘고 오프라인 유통시장 규모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이마트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프라인 유통채널만이 가질 수 있는 현장에서의 재미와 경험을 이번 과자 담기 행사가 보여줬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과자 담기 행사는 고객이 직접 과자를 담으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만큼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 같은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가족 단위만 찾는다는 대형마트의 인식도 다양한 형태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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