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하이브리드 질주"…전기차는 中 브랜드 잇달아 한국 상륙

중국 전기차 공세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등록 차량의 10%를 넘어섰고, 전기차 등록 대수도 100만대를 돌파했다. 캐즘 종료와 고유가 흐름이 겹치면서 한국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 중심에서 친환경차 중심으로 급속히 이동하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272만7895대로 집계됐다.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2663만3482대 가운데 비중은 10.2%를 기록했다. 전기차 등록 대수도 102만1273대로 늘며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반면 휘발유차는 1238만502대, 경유차는 844만3032대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2027 아이오닉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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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아이오닉 9 친환경차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고유가와 상품성 개선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어서면서 연비 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도 아이오닉9, EV5, PV5 등 신규 친환경차를 잇달아 투입하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판매 흐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15만79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0만30대로 처음으로 1분기 1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역시 같은 기간 5만6185대가 판매되며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지커 '9X' 

지커 '9X' 

지커 '9X' 

지커 '9X' 

지커 '9X'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2026년 1분기부터 전기차 캐즘이 본격 종료되고 가격 경쟁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중심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가격 인하와 충전 인프라 확대, 주행거리 개선 등이 동시에 이뤄지며 소비자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런 시장 확대의 수혜를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 영동대로에는 최근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전시장을 열었다. 아직 공식 판매 차량이 없는 상태지만, 1억원 안팎의 '001 FR', '9X' 등을 보기 위해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중국차에 대한 거부감보다 상품성과 옵션 경쟁력을 먼저 따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브랜드들의 전략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BYD는 '돌핀' 같은 저가형 모델로 대중 시장을 공략하고, 지커는 고급 인테리어와 고성능 전기차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다. 샤오펑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조하고, 샤오미는 스마트폰 생태계와 연동한 디지털 경험을 무기로 내세운다. 과거처럼 단순 저가 공세가 아니라 브랜드별로 뚜렷한 포지션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실제 판매 수치도 빠르게 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를 앞세워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3만4161대를 판매했다. 국내 전기 승용차 판매의 31.2%를 차지한 셈이다. BYD 역시 올해 들어 5991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 6107대에 근접했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모델Y`

테슬라 `모델Y`

테슬라 `모델Y`완성차 업계는 중국 브랜드의 한국 시장 공략이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커를 시작으로 샤오펑, 샤오미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올해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내부적으로 중국 업체들이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화 중심의 '해외 진출 2.0'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전동화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한국 시장의 중심축이 빠르게 친환경차로 이동하고 있다"며 "캐즘 종료 이후에는 결국 어떤 브랜드가 가격·기술·서비스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느냐가 시장 판도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