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로 진땀 흘리는 여행업계...안전문의 속 예약취소도
특급호텔 예약 취소, 문의 전화 이어져
정부 "한국 관광지 정상 운영" 전파
코로나19 사태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한국 여행업계가 비상계엄 여파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관광업계는 한국 여행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와 업계는 공동 상황반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지만 한국 방문계획이나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방문 계획을 취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호텔은 예약이 취소되고, 여행사에는 한국으로의 여행을 가도 되는지를 묻는 문의 전화가 상당하다.
8일 여행·관광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이후 여행사와 호텔 등으로 한국 여행을 가도 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선 계엄 사태 직후 10건가량이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호텔 관계자는 "평소에도 취소나 연기 신청은 있지만, 순식간에 이렇게 많은 취소가 이뤄진 것은 계엄 사태 영향인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서울 특급호텔에선 연말 예정된 연회의 5%쯤이 취소됐다.
한국 여행을 계획한 일본 수학여행 단체는 방문을 취소했고, 전문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도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사태 직후 스웨덴 총리가 방한을 연기한 데 이어 미국 국방장관도 방한을 보류했고 카자흐스탄 국방장관은 방한을 취소했다.
해외 각국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영국 외무부는 "광화문과 대통령실(삼각지), 국회(여의도) 일대에서 시위가 예상된다"고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 외무부도 한국 여행에 대해 "방문할 필요성을 검토해보라"고 공지했다.
외국인의 국내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에이전시·거래처 등을 통해 여행을 가도 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많다"고 했다.
한 OTA(온라인 여행사) 관계자는 "당장 여행객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상황은 아니지만 취소해야 하는지 문의 전화가 꽤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호텔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한국 여행을 갔다가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닌지를 문의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한국 환율하락을 걱정한 한 태국의 환전상은 한국 화폐의 환전을 중단하기도 했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태국의 한 환전소에서 '한국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한국 돈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붙여놓은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
여행업계는 당장은 한국 여행 취소 사례가 많지 않지만, 시위가 확산하고, 사회가 불안해질 경우 한국으로의 영행 취소가 많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코로나19 이후 겨우 회복하기 시작한 관광산업으로 번지지 않도록 진화에 나섰다.
정부와 관광공사, 여행 관련 민간 협회·단체는 공동 상황반을 구성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외교부는 주한 외국 공관에 한국의 일상생활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외교 공한(공적 서한)을 보냈고, 문화체육관광부도 관광업계에 한국 관광지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 등을 각국에 전파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