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헬기 착륙 가능 섬 '태부족'

이·착륙장 대부분 조명 미설치
41곳 중 35곳 사용 불가 분류
위급 상황 우려…이송 대책 시급
市 “특성상 인계점 마련 어려워”

인천 섬 지역 헬기 이·착륙장 대부분이 조명 미설치 등 이유로 야간에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취약지인 섬 주민들이 위급 상황에 신속히 이송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인천 도서지역 전체 헬기 인계점(이·착륙장) 41곳 중 야간에 이·착륙이 가능한 곳은 백령·연평·덕적·자월·시·강화도 등 6곳(14.6%)에 불과했다.

소방당국은 인계점을 대상으로 야간 조명 설치 여부나 주변 장애물 유무 등을 조사한 후 야간에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그러나 나머지 이·착륙장 35곳은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야간 사용 불가 시설로 분류됐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해당 인계점들은 야간에 헬기를 유도할 수 있는 조명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장애물 등 착륙하기 어려운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탓에 작은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응급 상황 발생 시 행정선이나 해경 함정을 타고 야간에 이·착륙이 가능한 본도에 도착한 후 응급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가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달 16일 오전 1시32분쯤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 펜션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50대 남성이 약 10㎞ 떨어진 자월도로 옮겨진 뒤 약 2시간 10분여 만에 헬기에 실려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다행히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 무사히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이작도는 야간 헬기 이·착륙 불가 지역 중 한 곳이다.

이에 섬 주민들 사이에서는 응급 환자 이송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야간에도 사용 가능한 인계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헬기가 밤에도 착륙하려면 조명이 충분히 설치돼야 하고 주변 생활 여건을 고려해야 하는데 도서지역 특성상 야간 임계점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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