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밴쿠버에 15년째 살고 있어요. 결혼 전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기가 저의 오랜 취미였는데, 남편 사진관에 손님으로 들어간 인연으로 맺어져 그렇게 부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치어리딩 선수를 하고 있는 두 딸과 5살 마루 강아지까지 이렇게 총 다섯 식구에요.
치어리딩은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한 운동이지만 북미에서는 아주 인기 있는 스포츠 중에 하나로 자리 잡아 있어요. 여기선 보통 저와 같은 사람을 치어 맘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두 딸의 엄마이자 든든한 매니저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어요.
도면
캐나다 집들도 다 똑같아 보이지만 의외로 참 다양해요. 그중에서도 저희 집은 베이스먼트가 있는 세미 커스텀 하우스에요. 세미 커스텀 하우스는 정해진 땅 크기에 맞추어 이미 집 크기가 결정되어 있어 구조 변경 같은 경우는 힘들지만 그 이외의 집 외관이나 내부 디테일한 부분들의 대부분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남편과 제가 땅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당연히 집의 방향이었어요. 현관과 아이들 방은 무조건 남향으로, 그렇게 되면 보통 안방과 거실 그리고 뒷마당은 반대편 북쪽이 돼요. 많이 어둡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밝고 여름에 거실과 뒷마당이 엄청 시원하죠. 대신 뒷마당 잔디 관리는 꽤 신경을 써야 해요.
최종 수정을 거친 1, 2층의 도면이에요. 1층은 주방의 팬트리 부분 문을 없애고 캐비넷이 노출된 형태로 입구를 수정하고, 집의 중간에 위치한 계단과 2층은 원래는 카페트였지만 1층과 동일한 마룻바닥으로 시공하였습니다.
2층은 크게 손 댄 곳은 없고 아이들 방 사이 중간에 위치한 캐비넷이 좀 답답한 느낌이 들어 과감하게 없애는 정도의 변경만 하였습니다. 올라가고 내려갈 때의 개방감이 좋아서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돼요. 영화관으로 꾸민 베이스먼트는 나중에 또 따로 사진과 설명 올려볼게요!
건축 외관
이전에 살던 하우스는 창이 좀 작았던 편이라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지금 집은 창문을 크게 설계해서 안팎으로 덜 답답해 보이고자 했어요. 그냥 보면 일반 투명 유리처럼 보이지만 밖에선 안이 잘 보이지 않는 유리로 시공하여 사생활 보호에도 나름 괜찮은 편입니다. 그래서 평상시에도 블라인드를 전부 올리고 지내는 편이에요.
집 외관의 모양과 색상은 시청에서 정해둔 나름의 룰이 있어요. 주변 집들 색상과 같거나 혹은 비슷 해선 안되고 또 아예 다른 디자인으로 우리 집이 너무 튀어도 안됩니다. 생각보다 많은 제약이 있어요. 때문에 저희 집은 지금의 파란색 벽돌집이 되었어요. 흰색이나 베이지색 하우스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당시엔 좀 컸지만 외국 집들도 유행에 민감한 터라 그런 측면으로 본다면 또 괜찮기도 한 거죠. 어느 정도 지나면 외관 보수작업이 필수라 그때 집 색깔을 변경을 해도 됩니다. 보통 10년 주기로 봐요.
현관
이쪽은 거실 쪽에서 바라본 현관이고요. 거실 소파에 앉아 현관 쪽을 바라보면 현관문에 작은 창이 있어 비가 내리는지 눈이 오는지 볼 수 있어 좋아요. 하지만 문의 반대편 쪽으로는 창문의 틀이 약간 돌출되어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리스는 창문 밑에 쪽으로 걸어야 안정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공사 때 미쳐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어요.
외국은 차가 없으면 대부분은 생활하기 힘든 환경이다 보니 보통은 운전 후 주차장을 이용해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흔해요. 그래서 현관문은 사실은 집 주인보다는 손님이 왔을 때 주로 이용하게 되죠.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오른쪽은 1층 서재고, 그 옆은 손님용 화장실인데 욕조는 없고 건식이라 청소가 아주 간편해요.
센서를 달아서 화장실에 들어오면 불이 켜지고 5분 정도 후 꺼지게 설정해 두었는데 손님들이 재밌어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스위치 안에 센서를 달면 되어서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어요.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는 보이는 벽이 심심할까 봐 허먼밀러 벤치를 두었어요. 저처럼 메이플 우드와 스틸 다리 조합으로는 잘 선택을 안 하시는 거 같은데 저는 깔끔한 느낌이 좋아서 별 고민 없이 이 조합으로 구입을 했어요.
처음에는 허먼밀러의 행잇올 행거가 더 잘 어울릴 거 같았는데, 무토 어테치 후크가 간결한 느낌이 들어서 최종적으로 선택되어 현재의 모습은 위 현관의 사진을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무토 어테치 후크는 생각보다 튼튼해서 코트를 걸어도 끄떡없을 정도입니다. 기존의 색상은 단종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새로 출시되는 색상들도 못지않게 예뻐서 추천합니다.
서재
1층 화장실 옆 서재에요. 나머지 방들은 대부분 허니콤 블라인드를 했지만 이곳만 우드 블라인드를 설치했어요. 외부에서 집을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하나 된 느낌이라 동떨어진 느낌이 없어서 잘한 거 같아요. 보통은 현관 옆 이런 공간들은 문이 없고 멀티룸이라 불리는데 집 주인의 원하는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됩니다.
작은 응접실로 꾸미시는 분들도 있고, 아이들 놀이방, 그리고 가장 흔하게는 서재로 꾸미는데 저는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스트링 시스템을 활용하고자 창문 쪽을 바라보며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게 작은 도서관처럼 꾸몄어요. 스트링 시스템은 공간에 맞춰 크고 작게 변경이 무궁무진한 점이 최대 장점 같아요.
이곳에서 사용하는 라운지체어는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설명이 따로 필요 없을 거 같아요. 무엇보다 스트링 시스템 가구와 비슷한 색감이라 참 잘 어울리고 생각보다 많이 편해요. 가격 또한 매력적이라 질리지 않고 잘 쓰고 있어요.
복도
현관 복도를 지나면 집의 메인인 거실과 주방이 있어요.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발이 닿는 부분을 제외한 정면은 흰색 우드로 따로 맞추고, 손잡이 레일은 유리보다는 무광 스틸이 어울릴 거 같아 최종적으로 총 3가지 색상과 재질이 들어갔지만 튀지 않고 우아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이 있어 아주 만족하는 부분이지만 생각외로 추가 비용이 상당히 들어간 점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반대쪽으로 베이스먼트로 내려가는 계단은 손잡이만 동일하고 계단과 마루는 카펫으로 되어있어요. 마루로 시공해도 되지만 계단 공사의 비용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땅속에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환경도 감안해서 대부분 저처럼 카펫으로 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집의 주차장의 밑은 안전상의 이유로 공간을 만들 수는 없고 시멘트로 모두 메꿔야 해요.
거실 Before
이사 당일의 가구를 전부 들여놓기 전 기념으로 찍어두었던 사진인데요. 보시면 천장엔 세로로 길게 빔 2개가 설치되어 있어요.
이 부분은 저와 남편이 서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남편의 의견을 따라 제거를 하지 않고 그냥 두게 되었는데요. 있어도 나쁘진 않지만 때문에 내려오는 벽난로 부분이 제 생각에는 복잡하다 느껴져서 사실은 없어도 될 부분이었던 거 같아요. 이 부분은 취향의 차이일 뿐이라 심심하지 않아서 괜찮다는 분들이 더 많았어요.
거실 After
저희 집 거실이에요. 새로 구입한 것은 없고 모두 기존에 있던 가구들이에요. 오른쪽으로는 파란색 에그 체어가 있고 왼쪽으로는 칼 한센 쉘 라운지체어와 루이스 폴센 PH80 조명이 함께 있어요. PH80은 루이스 폴센의 다른 조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는 덜 하지만 둘이 마치 세트 같아서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려서 저는 매우 좋아하는 조합입니다.
메인으로 둔 Hay Mags 소파는 새 것 같아 보이지만 저희 가족이 살았던 캐나다의 모든 집과 함께한 만큼 10년도 넘은 오래된 가구에요. 아마 재질이 해링본 패브릭이라 오염에 강한 이점 때문에 여태 사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언젠가 낡아서 더 이상 쓸 수가 없게 될 때가 오면 슬프겠지만 되도록이면 관리를 잘 해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하면 좋겠어요.
라운지체어는 무조건 튀는 색상이 가지고 싶어서 과감하게 파랑으로 선택을 해보았는데요. 파란색을 고른 이유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예전에 살던 집의 벽 색깔이 그레이 톤의 하얀색 페인트 벽이라 파랑이 가장 잘 어울리기도 때문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현재 저희 집처럼 베이지 톤의 따뜻한 느낌의 벽 색깔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의자는 레드 계열이나 가죽을 추천해요.
에그 체어는 어느 각도에서 보나 아름답고 또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굉장히 편하기도 해요. 뒤로 젖혀지기도 하고요. 단, 고정은 되지 않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남편과 둘째 딸이 이 의자를 가장 많이 애용해요.
삼성 프레임 TV는 65인치에요. 이전 집에서는 살짝 비스듬하게 세워 두고 사용을 했는데 워낙에 TV가 얇고 파손의 위험이 너무 컸기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는 벽에 구멍을 뚫어 걸었습니다. 설치 자체는 사실 아주 간단하지만 티브이를 벽에 걸으려면 구멍을 4개를 뚫어야 하는데 벽이 돌이다 보니 매우 섬세한 작업이 필요했어요.
놀라실지 모르겠는데 돌에 작은 구멍을 뚫으려면 전용 드릴로 하는데도 구멍 하나당 거의 2시간씩 걸렸어요. 팔도 너무 아프고 전문가가 온다 해도 딱히 방법은 다르지 않아서 남편이 꼬박 하루를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의 고생을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TV를 보고 있습니다.
주방
거실에서 바라본 식탁 쪽 공간입니다. 식탁 뒤 창문은 열리진 않는 터라 고민 없이 허니콤 탑다운 블라인드로 했어요. 창틀 사이즈만 저희가 잰 후 한국에서 주문 제작 후 항공편으로 받았는데. 허니콤 블라인드 자체가 재질이 따뜻한 느낌이라 버블 램프랑 식탁과도 정말 잘 어울리고요.
무엇보다 난방 효과가 있어서 겨울에도 따뜻한 느낌이 참 좋은 거 같아요. 윈도우 스토리 지점 사장님께서 해외 주문 건이라며 크게 신경 써주신 덕분에 오차 없이 한 번에 주문 완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보시면 중간에 줄이 2개씩 있는데 전혀 거슬리지 않고 고장 없이 현재까지는 아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탁을 소개해 볼게요. 색상은 꽤 여러 가지지만 저는 화이트/크림색 이렇게 두 가지 중에 따뜻한 느낌을 원한 터라 크림색으로 선택을 했어요. 이 테이블을 취급하는 곳이 별로 없어서 본사인 클래스콘에 다이렉트로 의뢰해서 받았습니다. 의자는 같은 브랜드에서 코디된 제품이 따로 있었지만 제 눈에 좀 더 만족스러울 조합을 찾다 보니 최종적으로 칼 한센 ch88t 체어로 구입하게 되었네요. 남들이 하지 않는 구성으로 도전해 보는 것도 저는 꽤 재밌다고 생각해요.
이 식탁의 최대 장점은 마주 보고 앉았을 때 폭이 좁아서 덩치가 큰 의자와 코디를 해도 대부분은 잘 어울리고 둘러앉았을 때 앞이던 옆이던 사람 사이가 서로 멀지가 않아 좋아요. 하지만 재질이 무쇠 철이라 이동 시 굉장히 무거워요! 당연히 배송비도 만만치 않았고요. 저는 총 6개를 구입해서 보통은 1, 3, 2 조합으로 세팅해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청소할 때 의자들 나란히 있는 모습이 이뻐서 찍어봤어요. 칼 한센 ch88t는 몇 년 동안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태닝이 조금 되었는데요. 오래돼서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마 가장 밝은색의 우드에 다리 부분은 현재 생산되지 않는 재질이었던 거 같아요. 개수에 상관없이 포개어지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현재는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조금 진해졌는데 그래서 더욱더 이 의자가 맘에 드는 부분 중 하나에요. 요즘은 스틸 소재의 가구들이 인기이긴 하지만 우드 재질의 특성상 눈의 피로함이 적고 가구는 역시 나무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었습니다.
의자 다리는 까임을 방지하기 위해서 투명 다리 커버를 씌워둔 상태에요. 티도 안 나지만 의자를 끌었을 때 부드럽기도 하고 소음 방지를 해주어서 추천하고 싶은 제품입니다. 개당 100원도 안 했던 터라 무조건 사시라고 추천드려요.
이곳은 주방이고, 카운터 탑이 워낙 길어서 사진을 좌우로 나누어 올렸어요. 팬트리는 원래는 문이 달려있고 네모난 형태의 테두리였는데, 아치형으로 바꾸고 팬트리 캐비닛도 맞춤으로 짜넣었습니다. 유행 타는 디자인일 수 있어서 호불호가 있지만 저희 집엔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냉장고와 가스레인지, 그리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식기세척기까지 모두 빌트인 브랜드인 fisher and paykel이라는 제품인데요.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하지만 여기서는 나름 고가의 가전제품에 들어가요.
특이하게도 냉장고 필터가 냉장고 밖에 전자레인지 밑 서랍에 들어가 있고 때문에 냉장고 문 바깥 오른쪽 부분의 물이 나오는 부분의 폭이 0.3mm도 되지 않아서 냉장고 안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식기세척기는 서랍형으로 되어있어서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되어서 편리하죠. 카운터 탑의 바뀐 조명 사진이랑 같이 따로 꼭 사진 올려볼게요.
테라스
저희 집 테라스의 작년 겨울 풍경과 현재 여름의 모습입니다. 테라스로 나가는 곳에는 블라인드를 하지 않고 그냥 두었어요. 밖에서 작정하고 쳐다 보더라도 각도상 집안을 보는 건 불가능 해서 노출된 형태로 그냥 두었는데 나쁘지 않아요.
작년 겨울엔 눈이 많이 내렸었는데 식탁에 앉아서 눈 내리는 걸 보고 있으니 너무 좋더라고요.
요즘 같은 더운 여름엔 테라스에 나가서 남편이랑 맥주 한 잔 마시고 아이패드로 넷플릭스 보고 그냥 딱히 어디 가지 않아도 이렇게 보내는 시간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곧 추워지겠지만요.
2층 복도
2층 계단을 올라오면 대략 이런 모습이고, 중간엔 열리진 않는 큰 창이 있어요. 옆집 벽이 보이는 구조이긴 하지만 옆집에서는 저희 집 안을 볼 수는 없어요. 오히려 매일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계절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햇살이 들어올 땐 강아지가 앉아있기도 하고요.
계단을 다 올라오면 바로 왼쪽엔 작은 딸 방이 위치해 있고, 천장이 높고 세모라 예쁘긴 하지만 커튼이 어울리지 않아 그냥 퓨어한 느낌으로 허니콤 블라인드를 설치했어요. 창문 밑 윈도우 시트엔 아직 맞춤 방석을 하지 못해서 저렇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딸 방을 지나치면 바로 옆 큰 딸 방이 나오고 정면에 보이는 곳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이에요. 외국 집들은 어쩔 땐 방보다 화장실이 더 많기도 한데 저희 집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화장실이 4개나 됩니다.
위층 화장실들도 모두 건식이지만 1층과 다르게 바닥이 돌로 되어있고, 추운 계절을 대비해서 온돌을 설치했어요. 겨울엔 발이 따뜻해져서 좋아요. 그리고 화장실에 깔아둔 매트는 파펠리나 러그에요. 약 8-9년 정도 사용하면서 세탁도 여러 번 했지만 PVC 재질이라 변형 없이 아주 잘 쓰고 있어요.
USM 서랍장은 2개를 가지고 있는데요. 흰색은 안방에서 사용하고 있고 노란색은 2층 복도에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흰색은 무난하고, 노랑은 튀는 색깔이지만 원목 마루랑 꽤 잘 어울리는지라 노랑도 의외로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예전 집에선 2층짜리 협탁으로 침대 옆에서 사용을 하다가 이번에 문짝과 나머지 필요한 부품들을 추가로 구입해서 높이를 올렸어요. 셀프 조립도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도전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서재
왼쪽은 마스터룸(안방)이고 오른쪽은 서재 겸 손님 방이에요. 계단을 이용해서 2층으로 올라오게 되면 항상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보게 되는데 저는 의자와 라이트를 셋트로 함께 두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 클래시콘 튜브라이트와 Knoll사의 바르샐로나 스툴을 함께 두었어요.
구입 당시 바르샐로나 라운지 체어는 메인 의자를 빼고 스툴만 구입을 했는데 딱히 이상하진 않은 거 같아요.
이 방에 있는 것들 모두 우리 가족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어요. 작은딸의 첫 디자이너 체어였던 비트라와 아물레또 라이트, 큰딸이 무지개 옷걸이라고 불렀던 행잇올 행거, 오래전 스타워즈를 관람하고 구입했던 다스베이더 연필꽂이 뭐 이렇게요. 결혼할 때 혼수로 가져왔던 아이맥은 정말 유물에 가깝습니다. 신기한 거는 업그레이드를 거쳐 아직도 잘 사용 중이라는 거예요! 어쩌면 이 방을 제일 아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리넨 테이블과 시리즈7 체어는 예전에 살던 작은집에서 식탁으로 썼었어요. 매우 애착이 있는 가구라 이사할때마다 혹여나 흠이라도 생길까 이고지고 다녔는데 지금은 또 이렇게 책상으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PH5 클래식은 저도 재생산 제품을 초기에 구입한 거예요. 그래서 제 것은 제일 위 쟁반 부분에 작은 꼭지가 달려있어요. 요즘 판매되는 제품이랑은 그 점이 조금 다른 거 같아요. 전구가 들어가는 부분의 폭이 넓지 않은 편이라 사용할 수 있는 전구가 좀 한정적인 게 아쉬워요. 하지만 디자인만큼은 이만한 것도 없다고 생각할 만큼 훌륭하죠!
아이방1
2층 서재 건너편 작은 딸 방이에요. 침대랑 책상 뿐인 방이라 좀 텅 빈 느낌일 수 있겠지만 작은 딸은 또 그걸 좋아해서 딱히 다른 가구로 채우진 않고 있어요. 그래도 카펫은 하나 구입을 할까 하는데 아직 딱 맘에 드는 걸 찾지 못했어요. moll 책상 위 물건들은 어릴때부터 지금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너무 어린이스럽지 않나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 같지만 핸드폰 말고는 딱히 더 필요한 게 없기도 한 그냥 평범한 중학생 언니 방이에요. 창문 밑으로 윈도우 시트라고 불리는 공간에 MENU 캐리 램프가 그나마 가장 최근에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거예요. 물론 이젠 속지 않더라고요.
아이방2
책 읽기를 좋아하는 큰딸 방이에요. 첫 번째 사진은 이사하는 날 가구 옮기기 전인데, 이곳도 역시 창문 위 천장이 세모라 커튼 설치가 딱히 어울리는 모양새는 아니라 결국 이곳도 허니콤 블라인드를 설치했습니다. 사진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창문 앞 집과 집 사이에 은행나무 산책로가 있어 가을에 아주 예뻐요. 아마 저희 집에서 가장 뷰가 좋은 방이 아닐까 싶어요.
큰딸이 사용하는 침대는 무어만 제품이고, 베게 두 개가 타이트하게 들어가는 더블 매트리스 사이즈입니다. 저희 집에선 청소년 자녀가 혼자 쓰는 침대지만 부부가 쓰실 침대로 고려하고 계시다면 무조건 퀸 사이즈는 해야 할 거 같아요. 침대 프레임이 얇아서 좁은 느낌이 있거든요. 협탁은 따로 두지 않고 대신 360도 돌아가는 낮은 책장이랑 비트라 라이트로 대신했어요.
큰딸은 초등학교 입학기념으로 사주었던 포터리반 Blythe책상을 아직도 사용해요. 이거만큼 예쁜 가구는 보지 못했다고 이게 좋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만 고등학생이 사용하기엔 이젠 자리가 조금 부족해졌어요.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옷더미 속에 의자는 허먼밀러사의 임스 체어입니다. 예전에는 스트링 시스템에 딸려있는 책상에서 사용을 하다가 현재는 큰딸이 책상 의자로 사용하고 있어요. 꽤 잘 어울려요!
일단 임스 체어는 플라스틱 재질이라 관리가 매우 편하고 새 거처럼 아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요. 취향이 바뀌면 의자의 다리 부분도 언제든지 교체가 가능하고요. 그리고 이럴 수가 있나 싶게 앉았을 때조차도 편해요. 팔방미인 의자인 셈이죠. 롱런하는 이유가 다 있는 거 같아요.
안방
안방도 소개를 해볼게요. 안방에는 화장실, 그 옆의 캐비넷 그리고 옷방 이렇게 구성 되어있기 때문에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이 방에만 해도 조명을 세 개나 사용하고 있어요. 침대 옆에 각 하나씩, 그리고 화장실 앞에 Knoll사의 바르셀로나 스툴과 튜브라이트 뭐 이런 식으로요.
화장실 옆 캐비넷은 보기보다 깊이가 상당해요. 원래의 용도는 휴지나 수건 정리 등의 보관함이었지만 보기보다 깊이가 있어서 저는 가방이나 모자 같은 액세서리를 보관하는 용도로 쓰고 있어요.
안방 화장실은 슬라이딩 도어로 공간 활용을 최대로 하였고, 문 쪽 바로 뒤엔 욕조, 그리고 샤워 부스 건너편엔 세면대와 구석엔 변기가 있구요. 마찬가지로 건식이고, 포세린 타일 무광으로 온돌 시공하였습니다.
안방의 침대 옆 왼쪽엔 제가 주로 사용하는 USM서랍장이 있어요. 조명은 루이스 폴센이구요. 따로 컨셉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안방의 크고 작은 가구들은 모두 스틸 베이스인 것들 위주로 골랐습니다. 조명은 작지만 하나하나 모두 유리라 고정이 되지 않고 켜켜이 얹는 형태에요. 아기가 있으신 집은 아무래도 조심해야 할 거 같아요.
USM은 블랙과 고민하다가 잔 기스가 걱정되서 하얀색으로 구입했어요. 블랙보다 세련됨은 덜 하지만 흰색이라 당연히 어디에나 어울려요! 맨 윗칸의 높이는 가장 짧은 길이인 8cm로 했기 때문에 옆이나 뒷판을 댈 수 없어 앞, 뒤, 옆이 모두 뚫려 있습니다. 이 부품으로는 주로 USM하단의 다리로 사용하지만 반대로 아 이렇게도 나쁘지 않구나 하고 봐주세요.
마치며
오늘의 집에 밴쿠버나 근처의 시애틀 집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이 없는 거 같아서 늘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마침 에디터님이 저희 집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셨어요. 누군가에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소개 글을 적어보았는데 빼먹은 것도 많을 테고 또 제게 다른 궁금하신 점 있으실 수도 있을 테니 어려워 말고 질문해 주세요.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