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배신했다?… ‘훅’ 사라진 안도랠리, ‘쑥’ 고개 든 ‘패닉 코스피’

중동 전쟁 리스크가 다시 확대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 발언 이후 전쟁 확전 우려와 유가 급등 가능성이 부각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가운데 방어적 대응 전략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47.35포인트(-4.51%) 하락한 5231.7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59.84포인트(-5.36%) 후퇴한 1056.34을 기록했다.

간밤 미국 증시가 2거래일 연속 강세를 기록하고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았다. 코스피, 코스닥 모두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0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 시작된 이후 하락전환했다. ‘조기 종전’ 기대감이 순식간에 실망을 넘어 공포로 반전한 것이다.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3주간 이란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겠다”고 발언했으며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는 높지 않고 이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국가들이 관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산 원유 구매를 강요하며 호르무즈 해협은 결국 재개방될 것이고 이에 따라 유가는 하락하고 주식시장은 안정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종전 기대와는 달리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대이란 강경 기조와 전쟁 의지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인식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제유가는 재차 급등해 WTI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관련 강경 발언까지 더해지며 정책 불확실성은 한층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되며 증시 낙폭을 확대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쟁 긴장 모드가 완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긴장 확대 발언과 확전 가능성까지 내비쳤다”며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하면서 아시아 시장과 미국 야간 선물이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장 중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울린 것은 올해 여섯 번째다. 코스닥 매도 사이카는 올해 들어 세 번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가 동시에 울린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두 번째다.
전일 10% 넘는 급등세를 보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곤두박질쳤다. 각각 이날 5.91%, 7.05% 후퇴해 17만8400원, 8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비롯해 SK스퀘어(-6.29%), 한화오션(-6.06%), 두산에너빌리티(-6.02%) 등도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고 방산주로 분류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6%대 강세를 시현했다.
트럼프 연설 영향으로 아시아 주가도 하락했다. 일본 대표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전 거래일 대비 2.38% 하락한 52463.72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심천종합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1.59%, 0.74%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연설 이후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되며 증시 변동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일 ‘성 금요일’로 미국이 휴장인만큼 주말까지 관망 심리가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미국이 주말을 이용해 군사 행동을 지속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말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가능성이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협상의 레버리지를 위해 향후 2~3주 고강도 타격을 언급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방어주 대응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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