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외면하더니"…집값까지 4500만원 떨어져 '비명'

오세성 2024. 10. 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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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사선이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위례신도시 집값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서울시는 기존 1조4847억원이던 사업비를 1조7605억원으로 약 2700억원 증액해 사업자 제안을 재공고했지만, 이마저도 모든 건설사가 외면했다.

장지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위례 집값에 경전철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는데, 사업이 이미 16년째 표류하고 있다"며 "주민 기대감은 모두 사그라든 상태다. 실현되지 않는 호재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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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어떻게 오르겠어요"
위례신사선 표류에 집주인 '한숨'
사업자 못 구한 서울시…주민 기대감 약화
집값도 석 달 만에 4500만원 '뚝'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경기 하남시 학암동이 모인 위례신도시 전경. 사진=한경DB


위례신사선이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위례신도시 집값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2008년부터 추진된 위례신사선 사업은 16년째 표류하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중앙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일 15억4000만원(8층)에 매매됐다. 이 아파트 동일 면적 가격은 2021년 9월 17억4000만원(15층)까지 치솟았으나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2021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송파구 집값은 3%대 상승했지만, 이 아파트는 여전히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근 하남시 학암동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 전용 101㎡는 지난달 2일 13억5000만원(5층)에 팔렸다. 올해 5월만 하더라도 가격이 13억9500만원(5층)까지 올랐지만, 석 달 만에 4500만원 하락했다. 같은 날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역푸르지오' 전용 83㎡도 12억8000만원(8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2월 13억2500만원(13층)과 비교해 4500만원 내렸다.

위례신사선 노선도 계획안. 사진=서울시


창곡동 '위례호반베르디움' 전용 98㎡ 역시 지난달 12억1000만원(6층)에 손바뀜됐다. 올해 2월 같은 층 매물이 13억원에 팔렸지만,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같은 기간 수정구 집값이 1.78% 오른 것으로 집계했다. 수정구 다른 지역 집값이 오를 동안 위례신도시가 있는 창곡동만 하락했다는 의미다.

위례신도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위례신사선에 있다. 위례신사선은 성남시 위례신도시와 서울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 14.7㎞ 구간에 12개 역사를 짓는 경전철 사업이다. 지난 6월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였던 GS건설이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 서울시는 기존 1조4847억원이던 사업비를 1조7605억원으로 약 2700억원 증액해 사업자 제안을 재공고했지만, 이마저도 모든 건설사가 외면했다.

위례신사선 사업은 수년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는 재공고에 나서며 참여 사업자가 없을 경우 시의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재공고에 참여 사업자가 없던 만큼 서울시가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면 사업자를 확보해 공사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연 모습. 사진=위례공통현안비상대책위원회


다만 서울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면 예비타당성 조사 등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로 인한 사업 지연만 3~4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16년을 표류한 사업이 수년 더 지체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공사비를 높여 재공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위례신도시 집값이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지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위례 집값에 경전철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는데, 사업이 이미 16년째 표류하고 있다"며 "주민 기대감은 모두 사그라든 상태다. 실현되지 않는 호재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창곡동 개업중개사도 "지도상으로는 분당보다 서울에 가깝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 실제 체감 거리는 분당이 서울과 훨씬 가깝다"며 "위례신도시 집값이 상승하려면 도시 조성 이후 지속된 고질적인 교통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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