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LG그룹, 디스플레이 '적자 탈출' 순익 회복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 제공=LG

LG그룹의 순이익이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최근 수년간 대규모 순손실을 낸 LG디스플레이가 원가 구조를 개선하며 적자 터널에서 벗어났다.

다만 그룹의 또 다른 축인 배터리와 석유화학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사업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당분간 이익창출력 대비 높아진 채무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 고부가 'OLED' 실적 회복

/표=공시 가공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그룹의 2025년 말 기준 계열사 수는 63개이며 자산총액은 186조2790억원이다. 재계 순위는 4위를 유지했다. 연간 실적으로 매출 135조975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4조1650억원으로 전년대비(–8710억원) 흑자 전환했다.

LG그룹은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집단 3위에 올랐으나 순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 3위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의 부진으로 매출이 4조2000억원 감소했으나 디스플레이 등의 원가절감을 통해 순이익이 5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가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그간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와 LCD 패널 공급을 장악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패널 판가 상승 등으로 대규모 순손실이 이어졌다. 순손실은 2022년 3조1956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 2조5767억원, 2024년 2조4093억원 등에 달했다.

2025년 고부가 OLED를 통해 순이익 3038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수 있었다. 광저우의 대형 LCD 공장을 매각하고 2023년 증설을 마친 모바일용 OLED 라인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중국 기업은 기술력이 낮아 고부가 OLED 패널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도 북미 거래처에 OLED 패널을 대량 공급하는 만큼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배터리·화학 부진 지속

LG디스플레이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그룹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배터리와 석유화학이 이익창출력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배터리 부문은 미국 전기차 구매보조금 제도가 조기 종료됨에 따라 전방 수요가 위축돼 실적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 부문은 2022년부터 대규모 설비투자(CAPEX)로 생산능력(CAPA)를 확대했으나 전기차 시장이 둔화되면서 2024년 이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의 수혜 규모가 커지고 9월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 조기 종료 이전 선구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이 종료된 이후 급격한 수요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매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4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3.6% 감소했고 포드와 맺은 9조6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계약이 해지되는 등 어려움이 가시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의 배터리셀 업체 중 미국 내 생산능력이 가장 크고 ESS용 배터리로의 전환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5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면서 ESS 매출 성장과 비중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부문은 공급 과잉에 따라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025년 약 3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올레핀계 범용제품의 스프레드가 부진했던 영향으로 NCC 비중이 큰 LG화학의 실적이 크게 저하됐다. LG화학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부담을 관리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주가수익스와프(PRS)와 수처리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약 3조4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배터리와 석유화학은 업황이 나빠져 재무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배터리 부문은 이익창출력 대비 과중한 수준의 투자 부담이 이어지며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다. 2025년 배터리 부문의 CAPEX 규모는 10조9000억원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4조4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석유화학 부문은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수준의 차입금 감축이 어려울 전망이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재무 부담 관리모드

LG그룹은 재무 부담을 통제하는 기조 속에 5대 그룹 중 자산 성장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25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186조2790억원으로 전년대비 0.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자산에서 자본이 증가하고 부채는 감소하며 질이 높아졌다. 지난해 자본총액은 90조3960억원으로 전년대비 4.80% 증가했고 부채총액은 95조8820억원으로 3.94% 감소했다.

투자 속도 조절과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을 줄이고 자본을 확충했다. LG그룹의 순차입금은 2018~2024년 연평균 20%씩 증가해 왔으나 2025년부터 증가세가 둔화했다. 앞으로도 투자 속도를 조정하고 자산을 매각할 계획임을 고려하면 외부 차입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요 사업의 업황 악화로 이익창출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차입금 감축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석유화학과 배터리 부문은 저조한 업황 아래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예상되며 디스플레이와 전자 부문 역시 글로벌 소비심리 회복 지연과 부정적인 통상 환경 등을 볼 때 큰 폭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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