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 배달이 콜 싹쓸이"... 정부·플랫폼 뒷짐에 배달업계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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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배달업을 하는 김지원(41·대전)씨는 최근 '외국인 배달원 단속반'을 자처한다.
악화일로에 김씨처럼 배달원들이 외국인 불법 배달 신고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10년 차 배달원 김모(47·서울 영등포구)씨는 "이륜차끼리 부딪치는 사고가 많은데, 상대가 보험이 없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불법 취업한 기사들은 대부분 사고를 내고 달아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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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7명 올해 10월까지 399명
사고 위험·단가 하락에 기사들 신고
불법 배달 증거 캐다가 기사 간 충돌도
"운전자 인증 및 도용 제재 강화해야"

13년째 배달업을 하는 김지원(41·대전)씨는 최근 '외국인 배달원 단속반'을 자처한다. 일하다가 두건 등으로 얼굴을 가린 기사가 보이면 뒤따라가 카드 단말기 명의를 확인한다. 한국인 이름이 등록됐어도, 서툰 한국말로 얼버무리다 자리를 뜨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본다고 했다. 김씨는 "그들은 대부분 자격 없는 외국인 기사"라며 "불법 배달이 판친다"고 했다.
외국인의 불법 배달이 급증하면서 배달업계의 갈등과 혼란이 심해지고 있다. 국내 배달원들은 이로 인해 배달 호출(콜)이 급감하고, 배달료 단가도 낮아져 생계 위협을 겪는다고 호소한다. 악화일로에 김씨처럼 배달원들이 외국인 불법 배달 신고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정부와 배달 플랫폼은 모르쇠로 일관해 배달 생태계가 엉망"이라면서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택배·배달직종 불법 취업 외국인 적발은 처음 집계된 2023년 117명에서 지난해 313명으로 2.7배 급증했다. 올해는 10월까지 이미 400명에 육박(399명)했다. 외국인이 배달업종에 종사하려면 △거주(F-2) △영주(F-5) △결혼이민(F-6) 등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이용자 주소와 연락처 등 개인정보도 다루기에 법령상으론 배달원 자격 문턱이 있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유학생 비자 등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이 배달대행업체를 끼고 한국인 명의를 빌려 배달하는 불법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

"불법 배달이 남는 장사"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이 직접 고용 대신 대행사에 맡기는 운영 방식이 불법 배달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배달대행사 관계자는 "대행사는 인력이 많을수록 배달 물량을 빨리 소화해 인센티브를 받고, 외국인에게는 더 높은 배달 수수료도 떼 차익이 크다"며 "외국인 (불법) 배달이 남는 장사"라고 귀띔했다.
수입이 줄어든 한국인 배달원들은 불법 배달 적발에 직접 나서고 있다. 서울 구로구 일대에서 배달하는 신호균(47)씨는 "외국인만 뽑는 배달 대행업체까지 줄줄이 생긴 탓에 국내 기사들은 콜(호출)이 줄고 배달료 단가도 떨어져 타격이 크다"며 "너도나도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배달 커뮤니티에는 최근 '불법 외국인 노동자 신고' 게시판까지 생겼다. 외국인 기사가 많은 지역과 신고 시 필요한 증거 확보 방법 등이 공유된다.
신고 과정에 기사들 간 충돌도 벌어진다. 배달원 김지원씨는 "외국인 기사를 잡으면 말다툼은 예사고, 몸싸움까지 생긴다"며 "비자 확인을 요구받은 외국인이 길바닥에 눕더니 도리어 폭행죄로 고소한 적도 있다"고 했다.
사고 보상 공백도... "관리 강화 협업을"

관계 부처들은 적시에 유기적 합동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법 취업 단속은 법무부, 교통 단속은 경찰, 근로 감독은 고용노동부 소관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플랫폼별로 주기적 본인 인증만 도입해도 상당 부분 걸러낼 텐데 (정부와 배달 플랫폼이) 사실상 손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국인 배달원은 유상운송보험에 들지 않아 사고 시 보상 공백이 생길 공산도 크다. 무면허 운전 기사도 늘면서 한국인 기사들은 사고 위험에 속수무책이라 토로한다. 10년 차 배달원 김모(47·서울 영등포구)씨는 "이륜차끼리 부딪치는 사고가 많은데, 상대가 보험이 없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불법 취업한 기사들은 대부분 사고를 내고 달아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의 관리 강화 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얼굴 인식 기반의 운전자 인증 체계 도입, 계정 도용 제재 강화를 포함해 정부·플랫폼 공동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전예현 기자 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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