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뺄셈의 미학" 아이들의 'Mono', 아이돌의 금기를 깨다 [M-뮤직관]
-화려함 덜어낸 흑백의 미학
-"Straight or Gay" 파격 가사 눈길

(MHN 홍동희 선임기자) 세상은 점점 시끄러워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켜면 쏟아지는 수천 개의 알림, SNS를 뒤덮는 타인들의 화려한 삶, 그리고 끊임없이 '너는 이래야 한다'고 규정짓는 사회의 목소리들. 우리는 스테레오처럼 양쪽 귀를 쉴 새 없이 때리는 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소리, '나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리곤 한다.
지난 1월 27일, 데뷔 8주년을 맞이한 그룹 '아이들(I-DLE)'이 디지털 싱글 'Mono (Feat. skaiwater)'를 들고 돌아왔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웅장한 고음이나 화려한 핑크빛 비주얼은 없다. 대신 이들이 선택한 건 흑백(Mono)의 화면과 심장을 두드리는 단순한 비트다. 이번 신곡은 화려한 덧셈으로 점철된 케이팝 시장에 던지는 과감한 '뺄셈의 미학'이자, 소음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고요하고도 급진적인 선언처럼 들린다.

음악적으로 'Mono'는 아이들의 과감한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이들은 그룹 역사상 최초로 외부 아티스트인 영국의 래퍼이자 프로듀서 스카이워터(Skaiwater)를 피처링으로 기용했다. 젠지(Gen-Z) 세대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스카이워터는 저지 클럽 장르 특유의 빠르고 쪼개지는 킥 드럼 비트 위에 몽환적인 텍스처를 입혀 곡의 세련됨을 더했다.
130~140 BPM으로 몰아치는 비트는 마치 격렬하게 뛰는 심장 박동 소리를 연상시킨다. 이는 "이제는 머린 뮤트해 심장 박동 노래해"라는 가사와 완벽하게 맞물리며 청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복잡한 악기 구성이나 화려한 이펙트 대신 드라이한 보컬과 비트만을 전면에 내세운 사운드 디자인은 'Mono'라는 제목처럼 군더더기 없이 직관적이다. 리더 소연은 "화려한 꼼수 대신 본질적인 소리에 집중하고 싶었다"는 앨범 소개글처럼, 청자들을 오로지 음악과 리듬 그 자체로 초대한다.

이번 싱글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단연 가사다. 리더 소연과 작곡가 icebluerabbit 등이 참여한 이번 가사는 기존 아이돌 음악의 금기를 보란 듯이 깨부순다.
"You're from the right, or from the left / Whether East or West, whether straight or gay"
우파와 좌파, 동양과 서양, 이성애(Straight)와 동성애(Gay). 곡은 이분법으로 나뉜 세상의 모든 경계를 가사 한 줄로 허물어버린다. 메이저 케이팝 걸그룹이 가사에서 성적 지향을 이토록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포용의 메시지를 던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어지는 브릿지 파트의 대화(Skit) 역시 인상적이다. "I identify as she/her", "I identify as he/him"이라며 자신의 대명사를 밝히는 요즘 세대의 화법을 차용하면서도, 결국 "Cool, Just be yourself(멋지네, 그냥 너 자신으로 있어)"라고 답하는 대목은 이 곡의 백미다. 복잡한 정체성 논쟁조차 뛰어넘어, 존재 그 자체를 긍정하는 이들의 태도는 8년 차 아티스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성숙한 휴머니즘이다.
국내외 반응은 뜨겁다. 한 대중음악 평론가는 "서로 간의 급 나누기와 혐오가 팽배한 2026년의 한국 사회에 시의적절한 울림을 주는 곡"이라고 호평했다. 해외 케이팝 포럼에서도 "가사가 멜로디의 흐름을 깬다"는 일부 의견과 "이토록 직설적이고 용기 있는 케이팝은 처음"이라는 찬사가 엇갈리며 건강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이러한 곡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화면은 시종일관 모노톤(흑백)을 유지하며, 멤버들의 화려한 의상이나 메이크업 대신 표정과 춤선에 집중하게 만든다. 민니의 과감한 투톤 헤어와 슈화의 금발 스타일링은 색이 제거된 화면 속에서도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후반부, 멤버들이 수많은 댄서들과 뒤섞여 거대한 파동을 만들어내는 장면이다. 인종, 성별, 체형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음악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은 가사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시각화한다. 화려한 CG나 세트 대신 사람들의 움직임만으로 채워진 화면은 역설적으로 그 어떤 뮤직비디오보다 꽉 찬 밀도감을 선사한다.

아이들의 'Mono'는 차트 1위를 위한 안전한 선택지는 아닐지 모른다. 대중적인 멜로디보다는 낯선 장르를 택했고, 은유적인 사랑 노래 대신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들을 '아이돌'을 넘어선 '아티스트'로 부르게 만든다.

복잡한 세상의 소음(Noise)을 끄고, 타인의 시선이라는 이펙트(Effect)를 걷어낸 뒤, 오롯이 자신의 심장 박동에 귀 기울이는 것. 데뷔 8주년을 맞이한 아이들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신곡이 아니라, 소음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삶의 태도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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