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조회수 2023. 2.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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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가 공유되는 채널로서 일상에 여러 편익을 제공한다. 동시에 일각에선 과하게 사용되는 이른바 'SNS 중독'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SNS를 통해 타인의 삶과 자신을 비교하거나 거짓 정보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SNS 중독에 빠지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의 예방책이 될 수 있다. HBR 2022.11-12월호에 실린 HBR의 독자 참여 시니어 어소시에이트 에디터 켈시 그린펜스트로의 기고문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페이스북이 처음 유행했을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페이스북에서 공개된 대화를 나누던 그때는 2000년대 중반이었고, 하루 종일 놀고 나면 친구들과 찍은 수십 장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그냥 올리곤 했다.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했던 청소년기의 나는 페이스북에서 자유롭게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대사와 노래를 설정해서 나만의 프로필을 만들었다. 최소한 디지털 세상에서는 좀 더 개방적이고 솔직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는 말도 붙이지 못했을 사람들과도 친해졌고, 학교에 대한 불만도 자유롭게 늘어놓곤 했다.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이 나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오래지나지 않아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지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숙제를 하면서도 계속 페이스북을 확인했고,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급기야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SNS를 하고 싶은 유혹을 차단하려고 임시로 계정을 정지해야 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자마자 다시 페이스북에 매달렸다. 그해 여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 일주일 사이에 컴퓨터에 접속할 수 없었고(스마트폰 시대 이전의 이야기다), ‘빨리 집에 가서 페북을 확인하고 싶다’ ‘이렇게 오래 메시지 확인을 안 했으니 댓글이 쌓였겠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막상 내가 받은 알림은 피상적인 댓글이나 아무 의미 없는 ‘좋아요’ 정도였지만 참기가 힘들었다.

소셜미디어 대신 독서를 하거나 뭔가 더 나은 취미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래서 스스로를 탓했다. 이렇게밖에 시간 활용을 못 하다니.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원래 중독성 있게 만들어졌다. 소셜미디어의 알림 시스템은 마약이나 도박처럼 뇌의 도파민 분비를 유발한다. 소셜미디어 중독은 내 잘못이 아니었다.

출처 : HBR

뉴욕타임스 기자 맥스 피셔가 신간 에서 설명하듯, “도파민은 분비를 촉진하는 어떤 것과도 긍정적인 연상 작용을 만들어내고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훈련시킨다. 도파민 보상 시스템에 장악되면 강제로 자기 파괴적 행동을 하게 된다. 판돈을 한 번 더 걸거나 폭음을 하거나 아니면 불행하다고 느끼면서도 온라인에서 몇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피셔는 알림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좋아요, 팔로우, 친구의 업데이트, 가족이나 동물, 음식, 아름다운 풍경 사진 등 긍정적 요소와 알림을 묶으면서 문제가 된다.​

다른 신간 에서 심리학자 니컬러스 카다라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이 어마어마한 중독성을 띠도록 이 플랫폼을 설계했을 뿐 아니라 소셜미디어 과용이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끔찍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방식을 고수했다고 말한다.(트위터, 유튜브, 틱톡, 다른 소셜미디어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카다라스가 인용한 연구 중 하나를 보면 소셜미디어를 하루 3시간 이상 사용하는 대학생들이 수면장애를 겪고 성적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우울증, 약물 남용, 스트레스, 자살하는 비율도 훨씬 높았다. 왜 그럴까? 실체도 없는 사회적 비교를 지나치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게시글, 사진, 영상에서는 남의 떡이 언제나 더 크고 좋아 보인다.

카다라스의 글을 보자. “상상해 보자. 최근에 이혼해 혼자 지내는 사람이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행복한 가족 휴가를 보내는 친구들의 사진을 보고 또 본다면? 공허와 절망의 감정이 얼마나 심해질지 눈에 선하다. 나는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은(고등학교 시절의 나처럼) 중독에 특히 취약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틱톡을 비롯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명성을 얻은 의사인 브라이언 박서 와클러는 에서 이 문제를 파헤친다. 그는 도파민을 유발하는 활동을 추구하는 사람의 도파민 자극 수준을 의미하는 ‘도파민 행동 균형(dopamine behavior balance) 또는 'DBB'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와클러는 젊은 사람들이 DBB를 유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의존하는 데 익숙해졌으며 이것이 뇌 활동에 반영된다고 주장한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연구에서 인스타그램 ‘좋아요’에 반응하는 10대들의 뇌 혈류를 측정한 MRI 스캔은 중격의지핵, 또는 보상중추가 이 활동으로 활성화됐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MRI 연구를 보면 청소년은 이미 많은 ‘좋아요’를 얻은 사진에 ‘좋아요’를 누를 확률이 높다. 인기 사진을 볼 때 자극되는 뇌의 부분은 인기가 덜한 사진으로 자극되는 부분과 완전히 다르다.

와클러는 카다라스처럼 독자들의 상상을 유도한다. “아직 뇌가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관리 감독도 없이 몇 시간이나 계속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소셜미디어의 영향에 노출돼 있다고 생각해 보라.” 그들은 숙제나 공부를 하면서 전자기기로 멀티태스킹을 하면 전대상피질의 회백질 밀도가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가 실제로 뇌를 변화시킨다는 근거다.

와클러는 또한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또래 그룹이나 인플루언서의 의견에 민감하다고 말한다. 아직 뇌가 발달 중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소위 셀럽들을 비롯해 팔로한 사람에게 ‘직접성, 연결성, 친밀성’을 느낄 확률이 더 높으며 전적으로 일방적인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인지할 사고력이 부족하다.

나는 결국 페이스북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은 아무리 여유시간이 있어도 절대 소셜미디어를 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사람을 중독시키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형성된 사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동화 프로그램을 통해 선거에까지 불공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짜 뉴스를 심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시에 내 정규 업무 중 하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HBR이 어떻게 비치는지 관리하는 것이다. 담론을 위한 안전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개인과 조직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는 다른 기업들과 플랫폼을 창조하고 유지하는 회사들이 사용자를 착취하는 대신 풍요롭게 만드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22년 11-12월 호
필자 켈시 그리펜스트로
번역/에디팅 석혜미/김정원
정리 인터비즈 이한규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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