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구조의 색다른 좀비 익스트랙션 '미드나잇 워커스'
매드엔진의 개발 자회사 원웨이티켓 스튜디오가 B2B 경기도관에서 개발 중인 신작 익스트랙션 '미드나잇 워커스'를 시연하는 시간을 가졌다. 택티컬 FPS를 기반으로 한 타르코프, 그리고 판타지 던전 크롤러를 기반으로 한 다크앤다커와 달리 '미드나잇 워커스'는 현대, 그것도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게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맵 구조 역시 색다르다. 장르를 떠나 대부분 수평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데에 반해 '미드나잇 워커스'는 리버티 그랜드 센터라는 거대한 빌딩을 무대로 수직 구조라는 독특한 형태를 보여준다. '미드나잇 워커스'는 이를 통해 기존의 익스트랙션 장르와는 색다른 플레이 감각을 선사할 예정이다.
4월 프리 알파 테스트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그 사이 '미드나잇 워커스'는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그리고 얼리액세스, 정식 출시까지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 게임스컴 현장에서 원웨이티켓 스튜디오의 송광호 대표/PD를 만나 게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Q. 지난 4월 프리 알파 테스트를 실시했다. 게임의 방향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테스트였을 텐데 어떤 피드백이 있었는지, 그리고 만족스러웠는지 듣고 싶다.
= 일단은 저희가 처음에 방향을 잡은 게임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 테스트였는데 유저들의 피드백을 들어보니 다행스럽게도 유저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재미있게 느껴준 것 같다. 현재는 방향성 검증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제는 당시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 중이다.
다양한 피드백 가운데 특히 많았던 부분은 파밍 경험에 대한 부분이 많았다. 득템의 기쁨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다. 그 외에는 아마 프리 알파 테스트를 해봤다면 알겠지만, 좀비가 너무 강하다는 그런 부분에 대한 피드백도 적지 않았다. 개발팀 내부에서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던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어서 그 부분을 강화해 이번 게임스컴 시연 빌드를 만들었다.
여담이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2차 테크니컬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대체로 더 좋아졌다거나 콘텐츠가 풍성해졌다는 의견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런 유저들의 의견이 개발자 입장에서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더욱 완성도를 높여서 얼리액세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Q. 안 그래도 그 질문을 하고 싶었다.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는 좀비가 너무 강했다. 일부러 이렇게 했나 싶었는데 의도한 부분인 건가.
= 당시에는 좀비에 다양한 모션이나 패턴을 넣기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어서 그냥 세게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의 맵기를 유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보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밸런스를 가다듬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 반, 그리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 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다양한 모션을 만들어서 좀비 타입에 따라 제각각 다른 모션을 하도록 한 상태다. 러너는 단순히 빠르게 달려오는 게 아니라 기민하게, 때로는 예측하지 못한 공격을 하는 식으로, 워커는 느리지만, 플레이어를 발견하면 서서히 목을 죄어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접근하면 붙잡아서 성가시게 한다든가 하는 식이다.
이번 2차 테크니컬 테스트에서는 좀비마다 다른 액션을 유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단순히 강했던 부분은 여러모로 완화해서 불합리할 정도로 강하게 느껴지는, 그런 건 없으리라 생각한다.
Q. 최근 출시한 익스트랙션 장르 신작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하는 걸 볼 수 있다. 던전본의 경우 호쾌한 액션을 추구함으로써 묵직한 액션에 피로를 느낀 유저들이 호평한 경우가 있는데 '미드나잇 워커스' 역시 묵직한 액션을 추구하지 않나. 앞서 언급한 예상보다 강력한 좀비의 경우처럼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생각인가.
= 액션이 무조건 묵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부분은 속도감이 다른 다양한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유저들이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찾도록 할 생각이다. 슬레지 해머를 예로 들자면 우리 게임에서 가장 느린 무기에 속하지만, 문을 부술 수 있다거나 적을 빨리 그로기 상태로 만드는 등 속도가 느린 대신 공격력이나 다른 부분에서 이점을 주고 있다.
카타나는 슬레지 해머와 정반대에 위치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데 찌르거나 빠르게 베는 등 호쾌한 모션을 보여준다. 정리하자면 '미드나잇 워커스'에서는 어떤 무기를 쓰는지, 그리고 어떤 빌드를 구축하는지에 따라 속도감이 달라질 것 같다.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되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느껴지는 그런 건 배제하려고 한다.
묵직하면 묵직한 대로 강력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호쾌하면 호쾌한 대로 시원한 느낌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Q. 피드백이 한둘이 아니었을 텐데 프리 알파 테스트 이후 어떤 점들이 바뀌었는지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 프리 알파 테스트를 해본 유저들은 알겠지만, 당시에는 몇몇 층의 텍스쳐가 전혀 입히지 않은 미완성인 게 있었다. 내부에서는 괜히 유저들에게 미완성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숨길 것 없이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솔직한 의견을 듣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서 넣은 기억이 있다. 그랬던 부분이 지금은 텍스쳐가 다 들어가서 이제는 그런 미완성된 느낌을 주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에 새로운 층으로 지하 주차장과 라운지 펍이 추가됐으며, 캐릭터 외형이 방어궁에 따라 바뀐다든가 하는 식으로 파밍 경험도 많이 개선했다. 아이템의 획득처 역시 다양해졌으며, 궁극적으로는 상자를 열었을 때 어떤 아이템인지 어떤 등급인지 잠시 서칭하는 시간을 적용함으로써 아이템 서칭이 오래 걸릴수록 좋은 아이템인 만큼, 기대감이 들도록 만들었다. 궁극적으로는 도파민을 터트릴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끝으로 프로토타입이지만, 거래소도 구현하는 등 넣어야 할 건 다 넣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Q. 안 그래도 그걸 묻고 싶었다. 아이템 서칭 시간을 넣음으로써 파밍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졌는데 오히려 파밍 경험을 떨어뜨릴 것 같다.
=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익스트랙션 장르에서 제일 중요한 건 긴장감을 도파민으로 승화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서칭 시간은 지루하게 하기보다는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파밍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고 했는데 그렇지는 않다. 이전 테스트와 비교했을 때 상자를 열고 파밍 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자체는 거의 같다. 대신 전에는 상자를 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지금은 상자는 금방 여는 데 검색하는 시간이 걸리는 식이다. 높은 등급일수록 서칭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이 부분에서 기대감을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사망 시 모든 걸 잃는다는 건 익스트랙션 장르의 핵심 시스템이지만, 한편으로는 진입장벽이자 스트레스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후원 시스템이라거나 해서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하는 식의 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미드나잇 워커스'는 어떤가.
= 기본적으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이번에 컨테이너라고 하는 요소를 넣었다. 기본적인 인벤토리에서 분리된 인벤토리로 여기에 보관하면 죽어도 그것만은 가져올 수 있다. 좋은 아이템은 컨테이너에 넣음으로써 최소한 죽더라도, 모든 걸 다 잃더라도 그것만은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UX를 가다듬는 등 편의성 역시 계속해서 업데이트할 생각이다.
이 외에도 인게임 난이도와 직결되지 않는 부분에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금도 고민 중이다. 다만, 익스트랙션 장르 자체가 매니악하다면 한없이 매니악한 장르인 만큼, 장르의 핵심을 해치지 않는 식이 될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후원 시스템은 분명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미드나잇 워커스'에 어울릴지는 모르기에 어떻게 풀지 지금도 고민 중이다.
Q. 다른 익스트랙션 게임과 비교하면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콘셉트와 수직 구조는 여러모로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까 보니 다른 게임사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것 같던데 어떻던가.
= 일단 세계관이나 콘셉트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게 있는 것 같다. 수직 구조 역시 마찬가지다. 수직으로 좁혀지는 상황에서 오는 다양한 게임 플레이, 변수에 대해서 좋게 봐주는 것 같다. 이 외에도 수평적 구조의 맵이라면 아무래도 맵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할 수밖에 없는데 '미드나잇 워커스'는 층마다 마치 전혀 다른 맵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에 대해서도 좋게 봐주는 것 같았다.
Q. 새로운 클래스로 바텐더가 추가 예정이던데 어떤 클래스인지 역할군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 간단히 말하자면 서포터에 가깝다. 바텐더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항상 쉐이커를 들고 다니면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는 건데 허브를 어떤 순서로 조합하는지에 따라 만드는 칵테일(포션)이 달라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1번은 레드 허브, 2번은 블루 허브, 3편은 그린 허브라고 했을 때 123 순서로 만들면 힐링 칵테일을 213으로 만들면 에너지 음료 칵테일을 만들어서 그걸 마시면 공격력이나 속도가 빨라지는 식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조합을 하는 재미를 선사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바텐더는 '미드나잇 워커스'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클래스라고 생각한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앞에서 남들이 한창 전투 중인데 뒤에서 아군에게 줄 칵테일을 만드는 그런 상황이 뭔가 되게 웃길 것 같다. 그러면서 한창 싸우는데 '야야, 일단 이 칵테일 마시고 해'하면서 칵테일을 건네주려고 하는 그런 모습에서 뭔가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위트있는 분위기를 선사하지 않을까 싶다.
칵테일을 건네주는 건 아군만이 아니라 적에게 줄 수도 있는데 이를 통해 아군이 죽은 상황에서 살려달라고 칵테일을 조공하면서 봐달라고 하는 그런 웃긴 상황도 나오길 바라고 있다. 한편, 회복이나 버프용 칵테일 말고 독약도 만들 수 있는데 최후의 발악으로 비굴하게 칵테일을 바치는 척하면서 독약을 만들어서 죽일 수도 있다. 독약은 얼핏 일반 칵테일과 큰 차이가 없지만, 눈여겨보면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짧은 순간에도 방심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물론 혼자서 버프 칵테일을 왕창 만들고 마셔서 도핑을 해서 싸우는 것도 가능하다. 솔로 플레이를 하든 파티 플레이를 하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클래스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건네주는 걸 받아서 마시면 효능을 100% 받는데 한창 싸우는 상황에서는 일일이 건네받을 수 없지 않나. 이럴 때는 바텐더가 칵테일을 던져서 건네받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대신 이럴 때는 효능의 75%만 받는 등 약간의 제약 사항이 있으며, 적에게 날아가면 적을 회복시킬 수도 있는 등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여러모로 위트 있는 플레이를 보여줌으로써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큰 게임인데 웃음을 선사했으면 좋겠다.
Q. 다른 게임의 바드 같은 느낌이다.
= 영감을 받은 부분이 어느 정도는 있다. 다만,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뒤에서 음악을 들려준다고 버프를 받는 건 뭔가 너무 판타지 같지 않을까 해서 최대한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다 보니 바텐더라는 클래스가 나오게 됐다.
Q. B2B 경기도관을 통해서라지만, 이렇게 게임스컴에 출품했다는 건 그래도 게임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의미 같은데 현재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인가. 그리고 다음 테스트 계획은 언제쯤인지도 듣고 싶다.
= 현재 완성도는 50% 정도이며, 10월에 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출품하는 걸 목표로 개발팀 모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안정적으로 서비스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11월 파이널 테스트를 통해 최종 점검을 끝마치고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얼리액세스에 돌입할 생각이다. 유저와의 소통은 계속할 생각이며, 이를 통해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정식 출시하는 게 목표다.
Q. 익스트랙션 장르의 최근 흐름을 보면 타르코프를 기반으로 한 슈터 스타일과 다크앤다커를 기반으로 한 던전 크롤러 스타일 2개로 나뉘는데 '미드나잇 워커스'는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느낌이다. 신선하면서도 쉽지 않은 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 실제로 타르코프나 다크앤다커 어느 쪽도 우리 게임의 경쟁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게임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거나 하는 그런 얘기가 아니다. 장르적으로는 당연히 경쟁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게임의 결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딱히 어느 게임을 경쟁작으로 신경 쓰면서 쫓아가려고 한다든가 격차를 벌리려고 계속 의식하기보다 그냥 우리가 생각한 우리의 길을 유저와 함께 소통하면서 묵묵히 걸어가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건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Q. 사운드 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이다. 위에 누가 있는지 소리로 알 수 있는데 층을 이동할 방법이 계단과 엘리베이터뿐이라 다른 익스트랙션과 달리 소리를 듣고 바로 기습하는 그런 건 힘들 것 같다.
= 의도한 부분이다. 아무래도 기습이라는 게 내 장비와 지금까지 모은 것들을 판돈 삼아 하는 행위이지 않나. 그런데 기습을 자주 할 수 있게 되면 유저가 느끼는 피로도가 클거라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어느 정도 파밍한 상태에서 전투에 돌입하도록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아래에서 위에 누가 지나다니는 소리를 듣고 바로 기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부분은 뺐다.
'미드나잇 워커스'의 사운드 플레이는 위에 누가 있다면 엘리베이터를 보낸 후 계단으로 올라가서 낚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기습보다는 전략적으로 쓰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Q. 좀비 영화를 보면 소리를 내서 좀비를 유인하는 그런 장면이 있지 않나. 위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좀비가 반응하기도 한다.
= 좀비가 반응하는 건 같은 층에서 들리는 소리뿐이다.
Q. 액션 영화에서는 엘리베이터 위에 숨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적을 낚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미드나잇 워커스'는 어떨까.
= 불가능하다. 앞선 질문과 마찬가지로 그런 건 유저가 전혀 대비할 수 없는 플레이다 보니 그런 건 최대한 배제하려고 하고 있다.
Q. 그러고 보니 방금 시연을 보니 좀비 모션이 상당히 좋아진 것 같다.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개발팀이 다듬은 건가.
=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개발팀이 모션을 한땀한땀 만들려고 하니 작업량이 상상을 초월했다. 차라리 모션 캡처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좀비 영화에서 좀비 연기를 전문으로 한 연기자를 섭외하고 모션 캡처를 해서 실감 나는 좀비 모션을 만들었다. 여담이지만, 부산행 등에서 좀비 연기를 한 분이다.
Q.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는 랜덤으로 활성화되는 탈출포드를 찾아서 탈출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기계로 위치를 탐지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렇게 한 이유가 뭔가.
= 바뀌었다기보다 이게 원래 계획했던 방식이다. 탐지기를 꺼내 들면 탈출포드가 어디에 있는지 볼 수 있는데 다른 층이라면 전혀 탐지되지 않다가 같은 층에 있으면 탐지가 되는 식이다. 멀 때는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정도만 알려주다가 가까워질수록 범위가 좁아진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탐지기를 꺼내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1층에서 5층으로 올라갈 때 탐지기를 꺼내 들고 몇 층에 탈출포드가 있는지 찾을 수 있다.
Q. 그러고 보니 바로 나가지 않고 탐지기로 코드라는 걸 추출하던데 뭔가. 탈출포드가 사라지던데.
= 탈출포드를 발견했다고 하지만 아직 파밍이 부족하다든가 아쉬운 그런 경우가 생기지 않나. 혹은 파티와 함께하는데 내 탈출포드만 발견했다고 했을 때 일단 코드를 추출해서 탈출포드를 호출하는 기회를 쟁여둘 수 있다. 이후 다른 층을 탐색하다가 파밍이 완료됐다거나 탈출포드를 또 발견해서 파티가 탈출했을 때 코드를 이용해 탈출포드를 인위적으로 호출해 탈출할 수 있다. 좀 더 능동적으로 파밍, 탈출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Q. 탐지기 디자인이 게임보이더라.
= 게임보이가 단순해서 그런지 온갖 재난 상황에서도 잘 작동한다고 하더라.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 어울릴 것 같아서 넣게 됐다. 여담이지만, 게임보이와 디자인이 살짝 다르다(웃음).
Q.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는 동서남북 4방향의 계단을 모두 이용할 수 있던데 방금 시연을 보니 몇몇 계단은 장애물로 막혀있더라. 이렇게 한 이유가 궁금하다.
= 이 역시 새롭게 추가했다기보다 원래 계획했던 걸 구현한 부분이다. 아무래도 동서남북 모든 계단을 이용할 수 있다면 유저들이 만날 기회가 너무 적어지지 않겠나. 어느 정도는 유저들이 서로 마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랜덤하게 일부 계단이 막히도록 만들었다. 이 외에도 엘리베이터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에 막은 것도 있다. 한편, 좀비를 배치하고 파밍을 하기 수월하게 만든 것도 있는데 사방이 뚫려 있다면 소위 말하는 보스 몬스터를 잡아서 파밍을 하는 데 있어서 리스크가 너무 크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그렇게 막힌 곳에 보스급 좀비를 넣음으로써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내하고 잡을지 말지 고민하도록 한 것도 있다.
Q. 유저끼리 서로 노리는 것도 익스트랙션 장르의 재미지만,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파티와 함께 잡아서 득템하는 재미 역시 무시할 수 없는데 언제쯤 등장할까.
= 보스전은 얼리엑세스를 하면서 넣을 예정이다. 보스 좀비를 잡기 위해선 나름 여러 준비를 해야 한다. 파밍이나 세팅이 어느 정도 된 상태인 건 물론이고 만나기 위해선 키카드라는 걸 획득해서 도전해야 한다. 이 키카드는 로비에서 거래소를 통해 사고팔 수 있는데 자신이 없다면 파는 것도 가능하다. 보스 좀비는 신체 변이가 많이 일어난 좀비로 위압감부터 잡았을 때의 쾌감에 이르기까지 상당하리라 생각한다. 당연히 보상 역시 확실하다.
Q. 익스트랙션 장르를 떠나서 수직 구조라는 게 흔한 형태는 아니지 않나. 이에 대한 반응은 어떻던가.
= 긴장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밖에 누가 있지는 않을까 긴장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부분이 좋았다고 하더라. 아, 그러고 보니 이와 관련해서 웃긴 장면을 봤는데 이번 테스트를 스트리밍하는 거였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덩치 큰 좀비가 죽은 유저와 함께 있는 장면이 있었다. 스트리머가 그걸 보고 웃으면서 좀비를 잡고 시체까지 파밍 하던데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Q. 익스트랙션 장르인 이상, 죽음에 대한 리스크가 항상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죽어도 장비가 유지되는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PvE 전용 모드를 넣는다거나 할 생각은 없나.
= 그런 식의 PvE 모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고민 중이다. 일단 고티어의 장비를 그대로 가져가는 그런 형태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어디까지나 가볍게 즐기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굳이 말하자면 PvE 모드를 통해 게임에 대해, 좀비들의 특징이나 모션을 익히고 PvPvE 모드를 통해 제대로 즐기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콘텐츠가 될 것 같다. 그런 말이 있지 않나.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하다가는 되려 누구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익스트랙션 장르가 매니악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억지로 쉽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만들기보다 게임에 대해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Q.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익스트랙션 장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런 상황이 걱정되지는 않나.
= 딱히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너도나도 익스트랙션 장르를 만들면 경쟁이 과열되서 힘들 것 같은데 지금은 다들 비슷한 상황이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을 출시했다고 했을 때 가장 좋은 건 처음부터 수십만 명이 즐기는 등 대박이 나는 건데 사실 그렇지 않은 게임이 더 많지 않나. 그렇기에 초반 대박을 기대하진 않는다. 진심을 다해서 만들고 있는 만큼, 초반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더라도 꾸준히 갈고닦음으로써 오래도록 사랑받는 그런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Q. 그러고 보니 이전 인터뷰에서 반좀비 클래스에 대한 얘기도 했었는데 최종적으로 몇 종의 클래스가 나올까.
= 얼리액세스 시점에서는 5~6종이 될 것 같다. 이후에도 뭔가 이런 클래스를 넣으면 재미있는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 싶으면 더 추가하는 식이 될 것 같다.
Q. 10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까지 이제 한 달 정도 남은 상황인데, 한국 유저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한다.
= 관심 덕분에 이렇게 계속 게임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만든다는 느낌으로 개발하고 있다. 유저들의 의견이 개발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오랜 기간 서비스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 예정이니 앞으로도 많은 의견 부탁한다. 그리고 10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미드나잇 워커스'를 해보고 다양한 피드백을 주면 성심성의껏 읽도록 하겠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