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고려아연, 승자없는 1라운드 후 2라운드 목전…주가 쏙

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2024. 10. 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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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이사회 재구성.정관 변경 결의위한 임시주총 소집 요구
공개매수 끝나고 표대결 수순…양쪽 모두 모두 과반 확보 못해 결과 안개 속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앞. 연합뉴스


경영권을 두고 분쟁중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공개매수 후에도 승패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주주총회 표 대결을 벌이며 '2라운드'에 들어간다.

양측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힘 겨루기가 장기화되는 모양새인데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영풍·MBK "이사회 재구성 필요…주주, 경영 물러나 이사회만 참여해야"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하는 MBK파트너스. 연합뉴스

영풍·MBK는 28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 기능을 상실한 기존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며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후보로 추천된 신규 이사는 사외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등이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수진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전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김재섭 DN솔루션즈 부회장 △변현철 변호사(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금속공학)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 원장 △이득홍 변호사(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천준범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홍익태 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 본부장(가나다순) 등이 추천됐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는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영풍·MBK는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안건으로 올렸다. 집행임원제를 도입한 회사의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집행임원은 실질적인 집행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업무집행의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현 지배구조에서는 경영진이 이사를 겸하고 있거나 특정 이사(최윤범 회장)의 대리인에 불과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감사하기는 어렵다"며 "여기에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고 있어 최 회장의 경영권 사유화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과 최 회장을 포함한 주주들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까지만 참여하고, 회사의 경영은 집행임원들이 실행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공개매수 끝 표 대결 수순…접전 예상에 주가 130만원 돌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풍·MBK가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하면서 공개매수를 통해 시작된 양측의 대결은 주총 의결권 대결로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날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마감한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우군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총 주식의 11.26%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는데 소각 방침인 고려아연의 자사주를 제외하고 최 회장 측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35.4%다. 영풍·MBK가 공개매수로 확보한 지분은 전체의 38.47%로 양측의 지분 차이는 3%포인트인 것이다.

다만 이날 영풍·MBK가 청구한 임시주총은 최 회장 측의 동의가 없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실제 표 대결은 내년 초나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서는 올해 6월 말 기준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국민연금공단 김태현 이사장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한 의결권 행사에 대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측의 장외 여론전과 법정 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를 주가조작과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금감원에 진정한 데 이어, 검찰 고발 등도 검토하고 있다.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대결이 장기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최 회창 측의 자사주 매입 마감일인 지난 23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올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130만원을 넘어섰다. 주가는 장중 15%포인트가 넘는 큰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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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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