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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그랜드 체로키 4xe, 전동화 시대 ‘인생 단짝 찾아 떠난다’

조회수 2023. 1. 1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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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스펜션에 콰드라트랙 사륜 시스템으로 험로와 눈길에서도 편안
가격 8500만원대부터 시작 최고 1억2100만원대, PHEV 선택지 고민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앞), 그랜드 체로키(뒤).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올 들어 눈이 가장 많이 오던 날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 4xe의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쏟아지는 눈에 운전이 걱정됐지만 의외로 행사 관계자들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그만큼 지프가 험로에 강한 차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패밀리 SUV다. 과거 포드 브롱코를 견제하기 위해 탄생한 체로키의 파생형 상위 버전이다. 랭글러처럼 오프로드를 추구했다기보다 실생활 활용성에 더 초점을 맞춰 설계된 차다. 처음에는 왜건형에 가까웠지만, 현재로서는 다재다능 MPV의 역할에도 충실한 모습이다.

그랜드 체로키 4xe(포바이이)는 2.0리터 듀얼 인젝션 터보 엔진에 배터리와 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라인업에 새롭게 합류한 모델이다. 그리고 3열을 제공하는 ‘L’ 버전이 있다. L의 오버랜드는 3열 7인승, 서밋 리저브는 3열 6인승 레이아웃 구조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해 L 모델이 먼저 나왔었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는 모든 모델이 뛰어난 험로 주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랜드 체로키는 편안한 도심 주행까지도 책임진다. 준비된 시승차는 일반형 모델, 롱 휠베이스 모델 L, 그리고 전동화가 들어간 4xe가 골고루 섞여 있었다. 여러 가지 편의 사양의 차이, 실내 시트 구조와 실용성, 전기 동력 주행의 효율성을 살펴보는 게 주요 포인트다.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는 실제 운전에서도 편안한 느낌이다. 애초에 편안함과는 거리가 있는 디자인이지만, 눈길, 빗길, 험로에서의 안정감 덕분에 승차감이 덩달아 좋아졌다. 지프의 안정적인 콰드라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가속도 정지도 걱정이 없다. 수동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는 에어서스펜션(옵션 제공)이 승차감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다.

차체의 무게감은 지난해 탔던 그랜드 체로키 L보다는 확실히 한층 가벼워진 움직임이다. 노면을 잘 부여잡으면서도 민첩하게 움직이는 게 차체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코너에서도 쏠림이 적은 편이다. 시트는 그냥 평범한 가죽 시트다. 고급스러워 보이긴 하나 특별해 보이진 않는다.

다만, 4xe 모델과 비교해 보면 출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V6 3.6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286마력, 35.1kg·m의 최대토크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갖췄지만 상대적으로 4xe 모델의 출력이 더 높아 오히려 비교가 된다. 4xe는 2.0 가솔린 엔진으로만 272마력의 최고출력,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모터의 힘을 더하면 출력은 380마력대를 훌쩍 넘어선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4xe는 배터리의 무게가 아래로 쏠려 있어 승차감도 더 좋은 편이다. 하지만 단순히 승차감이 조금 더 좋다, 출력이 조금 더 높다는 이유로 PHEV를 고르기에는 망설임이 있다.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라 이 차의 주요 소비자층이 어디냐, 어떤 용도로 쓸 것이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시승차의 가격을 살펴보면 8550만원에서 시작해 최고 1억2120만원까지다. 기본 5인승에서 시작해 6인승·7인승을 고를 수 있지만, 레이아웃보다는 파워트레인의 가격차가 더 심한 편이다. 최고가를 기록한 모델은 서밋 리저브 4xe AWD 모델이다. PHEV는 일단 1억원이 넘는 가격을 호가한다. 21인치 휠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 장비를 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역할은 다소 제한적이다. 공식적으로는 33km를 전기로만 달릴 수 있다고 하지만(비공식적으로 길게 잡으면 최장 40km 정도는 거뜬할 거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충전 시간은 문제다. 안전을 위해 급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데 이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물론 현행 PHEV들 대부분이 급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출력에 힘을 보태고 승차감을 높여주지만,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지 않는다면, 무게만 늘릴 뿐 효율성에는 단점이 된다.

따라서 개인 충전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매우 훌륭한 선택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3.6 가솔린, 흔치 않은 자연흡기 엔진을 맛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지프의 PHEV는 무척 훌륭하지만, 따라붙는 조건들이 너무 많다. 만약 모든 조건이 딱 들어맞는다면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처럼 당신의 인생 단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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