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원내지도부 ‘135분 맥주 만찬’···한동훈 없이 더 길게 봤다
한동훈 참석한 지난달 만찬보다 45분 길어
윤 대통령 “일당백의 생산적인 국감 바란다”
추 원내대표 “정치공방에 단호히 맞서겠다”
신동욱 “한동훈 ‘좋은 시간 되길’ 취지 전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은 2일 만찬에서 건배사로 “정부·여당이 하나로 뭉쳐서 국가와 국민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국정감사를 만들자”고 외쳤다. 이날 회동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과 김 여사가 야당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는 국정감사에 앞서 단일대오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과 만찬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만찬은 오후 6시35분 시작해 2시간15분 동안 진행됐다. 지난달 24일 한동훈 대표가 참석한 만찬 1시간30분 보다 길었다. 오미자차만 있었던 지난 만찬 때와 달리 이번에는 맥주도 제공됐다.
신 대변인은 만찬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감을 앞두고 어려운 여건에서 준비하는 우리 의원들을 격려하고 국감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추경호 원내대표의 제의를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용해서 만들어진 자리”라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만찬을 통보하기 전에 한동훈 대표에게 정무수석실과 원내대표실에서 연락해서 이런 행사가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며 “한동훈 대표도 흔쾌히 ‘좋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만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소위 ‘한동훈 패싱’ 아니냐는 해석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정쟁하고, 야당과 싸우는 국감이 아닌 국익 우선의 민생 국감이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숫자가 적지만 일당백의 생산적인 국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야당의 가짜뉴스라든지 정치 공방에 대해선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며 “상임위원장, 간사단이 똘똘 뭉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체코 원전이 2기에 24조원(성과)인데 이걸 덤핑수주라고 공격하는 건 너무나 부당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변인은 “(대통령이) 사실 억울해 하는 것 같다”며 “우리 원전이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1기에 12조라고 하면 굉장히 경제성 인정받은 수출인데 이게 왜 ‘덤핑이다, 저가다’라는 말이 나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에 대해서는 “의료개혁이란 것이 지금 고령화 사회라든지, 필수의료 지역의료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의료개혁이 의사집단을 대척점에 두고 추진하는 게 아니라 우리 국민이 꼭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분야에 있어서 상응하는 보상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의료개혁은 반드시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 대변인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군의날 행사에 대해서는 “일부 야당에서 시가 퍼레이드에 비판 의견을 내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방위산업, K-방산의 아주 중요한 홍보수단이기도 하고 연간 60조원의 국민 세금이 쓰이는 국방비 지출에 대해 국민들에게 국방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잘 보일 수 있는 행사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감 증인으로 김건희 여사 등이 신청된 것에 대해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신 대변인은 “참석하신 분들이 증인 신청, 정책이슈에 대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증인신청 처리하고 이런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며 “포괄적으로 거기에 굴하지 않고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국감에 임하겠단 정도의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을 두고 오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재표결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표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신 대변인은 “(특검법 등은) 일절 얘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사과 등 현안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밝혔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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