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는 이태원 유가족 조롱… 4개 종단 “尹, 만나달라” [김기자의 현장+]

김경호 2023. 3. 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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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종단 단체와 기자회견…대통령실 앞에서 유가족·대통령 면담 촉구
보수 유튜버 ‘2차 가해’ 이어져…유가족에 욕설·도발
4개 종단 단체 “간곡하게 호소. 희생자 가족을 만나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려달라”
1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10.29 이태원참사 4개 종단(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기도회 및 입장발표 시작 전 보수 유튜버와 이태원 유가족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경호 기자
 
14일 오전 10시40분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 기도회에서 시작되기 전 보수 유튜버와 이태원 유가족이 충돌이 빚어졌다.

현장에서 대기 중이던 한 보수 유튜버가 이태원 유가족을 향해 삿대질로 “저 시체팔이” “뭐하는 짓들이야” 발언을 하며 달려들자 유가족들은 “니들이 인간이냐.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큰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유가족은 떨리는 손을 잡고 흐느끼는 목소리고 “그러지 마시라”며 애써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경찰 중재에도 삿대질과 욕설로 대치가 계속되자 경찰은 인근에 준비돼 있던 바리게이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11시쯤이 되자 기도회가 시작 되었다. 이날 기도회는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4개 종단 관계자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 50여명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진상규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약 50분 동안 진행되는 동안, 일부 유가족은 흐느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10.29 이태원참사 4개 종단(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기도회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김경호 기자
 
4개 종단은 차례대로 “대통령실, 행정안전부, 서울시, 용산구청, 경찰청은 입을 꾹 다물고 귀를 막고 있다”며 “그렇게 한다고 책임이 사라지고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곡하게 호소한다. 희생자 가족을 만나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려달라”며 “대통령의 자리는 무한하지 않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회피와 무책임한 태도는 업보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고(故) 박가영씨 어머니 최선미씨는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찾아야만 하는 과업이 생겼다. 왜 희생자 확인이 12시간 걸렸는지, 왜 매년 하던 인파와 교통 관리를 하지 않았는지, 왜 친구가 있었는데도 변사로 처리했는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고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돌아온 아이는 부모의 허락도 없이 나체 상태로 검안·검시 흔적이 있었고, 왜 부검 의향을 물었는지, 수사 종료 보고서에는 변사자로 되어 있는가 의문에 대해 답을 찾아야만 한다”며 “그들이 희생자를 변사자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마약범죄수사대가 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간 이유가 무엇일까요”라고도 했다.

이어 최선미씨 “왜 아이들 소지품을 마약 검사를 했을까요? 이것은 희생자들을 변사자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며 “변사자로 만들어야 자신들의 과오를 덮을 수 있기 때문이고 책임을 피하고 정권을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참사를 보면서 한동훈 장관이 보면서 인간인가 싶었다. 전대미문 참사 앞에서 쓰러져갔는데 자신들의 검찰 수가 복원과 야욕과 조직적 이익을 위해 순간순간 정치적으로만 이용하려는 행태와 아직도 한동훈 장관의 치적을 위해 아이들 뒷조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진심 어린 사과는 참사를 예방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로부터 나의 아이 존엄과 명예와 산산이 조각나버린 나와 유가족의 존엄을 되찾고자 한다. 그래야만 원점이고 시작이다. 5년밖에 안 되는 권력 갖고 의기양양해지고 있다. 국민이 주인인 것을 여전히 모르고 있다”며 “정부는 특별법을 통한 진상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재발 방지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4개 종단도 입장문을 통해 “유가족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참사의 원인과 구조 실패 이유를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상처 입은 유가족과 만나 사과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국회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10.29 이태원참사 4개 종단(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기도회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유족들과 종단 관계자들이 대통령 면담과 공식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기도회가 끝나고 난 뒤 대통령실 관계자가 입장문을 수령하러 전쟁기념관 앞으로 찾아왔지만, 유가족 측은 면담 요청에 대한 답을 달라며 대통령실로 행진에 나섰다.

유가족 측은 “두 번이나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지만, 행정관이 와서 받아 가기만 했다. 두 번이나 보내드렸다”며 “오늘은 이렇게 전달할 수 없다. (대통령실로) 같이 가자. 여기서 죽을 것"이라고 외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입장문을 받아서 절차대로 전달하도록 하겠다“는 대답만 했다.

유가족과 종교인들은 행진을 막는 경찰 30여명과 대치했고, 이 과정에서 펜스를 잡고 넘어뜨리거나 몸싸움하는 등 충돌이 발생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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