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카이빙 브리뷰
• <하우스 오브 카드> (13부작 6시즌)|지금의 넷플릭스를 만든 오리지널 시리즈의 근본
• ♟ <퀸스 갬빗> (7부작 리미티드)|넷플릭스가 불러온 체스 열풍의 시작
• <조용한 희망> (10부작 리미티드)|평단이 먼저 알아본 웰메이드 휴먼 드라마
• ⚖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10부작 4시즌 -ing)|넷플릭스가 재해석한'미키 할러'
• <성난 사람들> (10부작/8부작 2시즌)|결핍과 분노에서 길어 올린 한 줄기 빛
지금의 넷플릭스를 만든 넷플 오리지널 시리즈의 근본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

<하우스 오브 카드>는 1989년 마이클 돕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정치드라마로 야심 많은 정치가 '프랭크 언더우드'가 정계의 권력을 얻기 위해 벌이는 암투와 계략을 그렸다. 넷플릭스 버전은 먼저 제작된 적 있는 BBC 드라마 버전과 소설을 모티브 삼아 만들었다고 한다. 2013년 첫 시즌이 공개되어 2018년까지 6개의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렸는데 명실상부 지금의 넷플릭스를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에미상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감독상, 촬영상, 캐스팅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골든 글로브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넷플릭스가 지금의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정주행 몰아보기’라는 시청 형태를 만들어낸 작품으로 넷플릭스는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전략을 통해 가입자 수를 대폭 늘렸다고 한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서의 의의와 별개로 작품성만 놓고 봐도 정치 드라마로서의 생생함을 잘 살린 작품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음모와 계략, 배신, 권력 다툼이 난무하는 정글 같은 정치 세계’를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그려내 화제를 불러 모았는데 그 중심의 선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는 시즌 내내 언론을 교묘히 이용하거나 비밀을 지닌 인사들을 협박해 자신의 권력을 확장해 나가며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한 암투가 극에 달하고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반전이 이어지는데 현실이 정말 드라마와 같다면 차라리 모르는 것이 더 낫다 싶을 만큼😢 권력과 권력을 탐하는 자들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조명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불러온 체스 열풍의 시작
퀸스 갬빗(The Queen’s Gambit)

<퀸스 갬빗>은 월터 테비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어린 시절을 고아원에서 보내며 건물 관리인에게 체스를 배워 체스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되는 ‘엘리자베스 하먼’의 성장과 자기 극복 과정을 그렸습니다. 코로나가 절정이었던 2020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어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적인 체스 열풍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무려 63개국 시청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원작 소설은 출간 37년 만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체스의 오프닝을 여는 방식 중 하나를 뜻하는 제목을 비롯해 시리즈 내내 등장하는 체스 게임과 포지션 등 체스를 소재로 한 드라마 중에서도 고증이 잘 된 작품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작품이 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체스의 세계를 다루지만 체스에 대해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을 만큼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 감각적인 연출,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전개, 매력적인 주인공까지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작품의 흥행을 이끌었다.
<퀸스 갬빗>이 재미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주인공의 ‘천재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약물과 술에 의존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의 지지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통해 결핍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기 때문이다. 감독 역시 이야기의 중요한 지점으로 베스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의 존재를 밝히기도 했을 만큼 “주인공이 자신의 인간성을 되찾고 스스로 결핍에서 벗어나며 편안한 상태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은 원동력이 아닐까. 작품이 흥행한 만큼 지금도 시즌2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미티드 시리즈로서 서사를 차분히 풀어나가며 짙은 여운은 남기되 꽉 닫힌 결말을 선보인 방식 역시 인상적이었다.
평단이 먼저 알아본 웰메이드 휴먼 드라마
<조용한 희망 (Maid)>

<조용한 희망>은 스테파니 랜드가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수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싱글맘이자 정서적 가정 학대 피해자인 주인공이 6년 동안 출장 청소부로 일하며 딸의 양육권을 지켜내고 마침내 작가의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남편의 정서적 학대를 피해 딸의 양육권을 지키고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주인공 '알렉스' 역은 <서브스턴스>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마가렛 퀄리'가 맡아 180도 다른 이미지로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엄마 '폴라' 역은 '앤디 맥도웰'이 맡았는데 참고로 두 사람은 실제 부녀지간으로 마가렛이 폴라 역에 자신의 엄마를 요청하면서 실제 모녀가 작품에서도 모녀로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보통 작품의 성공과 함께 추가 시즌 제작이 이어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서도 드물게 리미티드 시리즈로 제작되어 10부작으로 깔끔하게 끝맺었다. <조용한 희망>은 개인적으로 마가렛 퀄리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배우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는데 기존의 외적인 부분이 부각되는 이미지와 반대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정제된 연기는 자칫 흔한 성장 서사로 남을 뻔한 작품에 깊이를 더했다.
원작 소설과 영화에 이어 넷플릭가 재해석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The Lincoln Lawyer)>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마이클 코넬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형사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다 불의의 사고로 자취를 감췄던 주인공 '미키 할러'가 갑자기 사망한 동료 변호사의 유언으로 사무실을 물려받으며 변호사로 복귀하게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 소설은 2011년 매튜 매커너히 주연의 영화로 한 차례 제작된 적이 있는데 영화가 소설의 1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넷플릭스 시리즈는 2편을 바탕으로 시리즈의 포문을 열어 현재 시즌 4까지 공개되었으며, 시즌5가 최종 시즌으로 제작이 확정되었다.
시리즈의 경우 새로운 시즌이 공개될 때마다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는데 개인적으로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했던 입장에서 긴 호흡이 필요한 시리즈가 영화만큼의 강렬함과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시즌마다 서사의 큰 축이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니 영화와는 또 다른 느낌의 새로운 작품처럼 느껴져 흥미로웠는데 영화를 이미 봤다면 시리즈와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결핍과 분노에서 길어 올린 한 줄기 빛
<성난 사람들 (Beef)>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재미교포 2세 도급업자와 삶이 불만족스러운 성공한 사업가가 난폭 운전 사건으로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리즈는 ‘난폭 운전’을 매개로 ‘분노’에 집중하며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분노로 얽혀 서로에게 복수의 칼날을 주고받던 주인공들이 종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목적의식을 되찾게 되는 과정을 감각적인 연출과 날것 그대로가 돋보이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통해 완성해 호평받았다. 2023년 공개와 함께 화제를 불러모았는데 당시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서도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던 작품으로 2026년 시즌 2가 공개되었다. 시리즈는 이성진 감독이 직접 경험한 로드 레이지에서 착안했는데 LA 중심가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자마자 뒤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욕설을 퍼붓고 지나가자 충동적으로 차량을 뒤쫓아 달리다 집으로 돌아온 불쾌한 경험을 발전시켜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한다.
시리즈는 사람들이 감추고 묻어두고 싶어 하는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불안, 분노, 죄책감)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종국에는 우리 모두 결점을 가진 존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공감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감독은 시리즈를 기획할 당시 심리학자 칼 융의 “인간은 빛의 형상을 상상함으로써 깨닫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의식함으로써 깨달음을 얻는다”라는 말을 떠올리고 “대니와 에이미 두 사람이 가진 내면의 어둡고 추악한 면을 많이 드러내는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이 서로 닮아 있음을 깨닫게 하고자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감독의 말처럼 <성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분노의 칼날을 꽂던 대니와 에이미가 어느 순간 상대방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마지막에는 곁에서 서로를 보듬어주는 결말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밝힌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한 행동은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곁에 머무는 것이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결점’을 ‘인생에 닥친 비극이나 어두운 순간’으로 치환해서 바라본다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연대의식’이라는 메시지에 공감하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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