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 공동성명 발표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오늘 저와 마르코스 대통령님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여 한국과 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말라카냥 궁에서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은 75년 전, 동남아 국가 중에서 최초로 대한민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나라이며, 6·25 전쟁 때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병력을 파견해준 대한민국의 고마운 친구의 나라"라고 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과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필리핀은 우리 정부의 한-아세안 연대구상과 인태전략 이행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협력 대상국"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오늘 필리핀과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계속 복잡해지는 지정학적, 경제적 환경 속에서 양국관계를 보다 강화하고 심화시켜나갈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개발과 무모한 도발, 그리고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마르코스 대통령께서는 우리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셨으며,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한반도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리라는 점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두 정상은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 안정,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방산·무역·에너지·인적교류 등 경제 분야 실질 협력 강화도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나가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또 '해양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해상 초국가 범죄 대응, 정보 교환, 수색구조 등 해양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작년 9월 서명된 '한-필리핀 FTA(자유무역협정)'를 조속히 발효시켜 양국의 무역과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국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이를 각각 10억 달러 상당의 한국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에너지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우리 두 정상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이번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간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원자력 분야 한국의 성공담에 기초하여 바탄 원전 재개를 위한 타당성 조사 관련 양해각서에 서명했다"며 "면밀한 타당성 조사를 시행해 필리핀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인적 교류 확대에 대해서는 "지난해 필리핀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한국인으로 145만명이 찾았고, 2004년부터 지금까지 총 9만7000여명의 필리핀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근무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와 같은 양 국민 간 상호 교류가 양국 우호 협력의 든든한 기반이라는 데 공감하고,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는 한편 양국 국민들의 권익과 안전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