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 그랜저급 실내 자랑하는 현대 신형 SUV, 한국은 외면했다

현대 베뉴 2세대 신형 외관

현대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소형 SUV 2세대 베뉴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정작 한국 소비자들은 이 차를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커뮤니티가 들썩이고 있다. ‘작은 팰리세이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상위급 모델 못지않은 고급스러움을 자랑하지만,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에만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25년 11월 4일 인도에서 먼저 공개될 2세대 베뉴(코드명 QU2i)는 기존의 귀여운 도심형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대형 수평 그릴과 수직형 LED 주간주행등을 적용해 싼타페나 팰리세이드를 연상시키는 강인한 SUV 비율로 재탄생했다. 전고가 높아지고 차체 비율도 각이 잡히면서 ‘소형 SUV’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현대 베뉴 2세대 실내 디스플레이
그랜저급 실내, 소형 SUV의 격을 완전히 바꾸다

신형 베뉴의 가장 큰 화제는 바로 실내다. 10.25인치 듀얼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을 감싸며, 그랜저나 싼타페에서나 볼 수 있던 프리미엄 구성을 그대로 적용했다. 여기에 듀얼존 자동 에어컨, 통풍시트, 360도 서라운드 뷰, 앰비언트 라이트,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탑재될 전망이다.

소형 SUV에서는 보기 힘든 이런 고급 편의사양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정조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베뉴가 ‘실속형 엔트리 SUV’였다면, 신형은 사실상 ‘소형 플래그십 SUV’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 베뉴 2세대 측면 디자인
하이브리드까지 탑재? 니로 위협하는 파워트레인

파워트레인은 1.2리터 가솔린, 1.0리터 터보, 1.5리터 디젤이 기본이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탑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하이브리드 버전이 현실화된다면, 기아 니로가 독점하고 있는 소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2세대 베뉴를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 사이 글로벌 시장에 본격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미 코나와 셀토스가 포진해 있어 라인업 간섭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국내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왜 이런 차는 해외에서만 파느냐” 역차별 논란 재점화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랜저급 실내를 품은 베뉴”라는 문구가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며, ‘역차별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최근 몇 년간 인도 시장에 디자인과 사양 면에서 우위인 전략형 모델을 집중 투입해왔다.

현대 베뉴 2세대 후면 디자인

업계 관계자는 “인도형 모델은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현지 맞춤형 플랫폼을 적용한 만큼, 동일 사양으로 국내 출시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렇다면 한국형으로 별도 개발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2025년 8월까지 기존 베뉴는 국내에서 7,062대가 판매되며 전년도 실적을 넘어섰다. 특히 ‘국민 경차’로 알려진 캐스퍼의 가격이 옵션 추가 시 2,000만 원에 육박하면서, 베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시장 공략 강화,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

현대차그룹은 다음 달부터 인도 시장에 2세대 베뉴를 본격 투입하기 위해 현지 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했다. 인도에서만 이미 70만 대 가까이 판매되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베뉴는 현대차의 인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핵심 전략 모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세대 베뉴를 시작으로 ‘기회의 땅’인 인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일본 기업이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해온 인도 소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형 베뉴는 소형 SUV의 한계를 넘어선 고급감, 중형차급 편의사양, 그리고 ‘작은 팰리세이드’라 불릴 만큼의 존재감이 결합된 모델이다. 다만 그 변신을 한국 도로 위에서 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결국 이 차의 진짜 경쟁력은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와 현대차의 전략이 언제 교차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장의 기대가 커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