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열린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상품을 출시했다. 선점 효과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투자자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제는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IMA의 탄생 취지에 맞춰 뚜렷한 자금 운용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처음 출시한 IMA 상품으로 1조590억원을 조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6일부터 21일까지 두 번째 IMA 상품을 출시하고 약 1조원 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 상품은 2년3개월 만기 폐쇄형, 목표 수익률 연 4%로 설계됐다.
원칙적으로 증권사는 은행처럼 고객의 자금을 예치·운용할 수 없다. 그러나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모아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하고 그 성과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형태다.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닌 한계가 있지만 '증권사판 예금'으로 불리며 이목을 끌었다.
증권사가 예외적으로 고객 예탁금을 모을 수 있게 된 계기는 모험자본 공급 확대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IMA는 자본시장에서 비교적 주목받지 못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중견·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흐름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됐다.
금융위원회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대출,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A등급 이하 채권, 벤처투자조합 출자 등 모험자본 공급을 의무화하고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에게 IMA 업무를 허가했다. IMA 출시를 허가받은 한국투자증권은 새로운 시장 개척 기회를 얻으면서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지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IMA 상품으로 확보하는 자금 중 모험자본 투자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의 IMA 정책 규정을 통해 최소 비중은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기준 IMA 조달액 중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중은 10%다. 이는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동시에 조달액 중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비중은 30%로 제한된다.
이번 한국투자증권 IMA 상품의 주요 투자 영역은 국내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등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정한 규정에 맞춰 IMA 조달액을 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올해 분기마다 증권사의 IMA 운용 현황을 확인해 모험자본 공급 확대 등 IMA 도입 취지를 실현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제도 도입 초기이고 고객의 예탁금을 모아 운용하는 점을 고려해 조달액 중 모험자본 공급 비중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증권은 IMA 취지 실현을 위해 코스닥 시장 기업분석 정보 제공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위는 IMA 업무 자격을 인가하며 코스닥 상장기업에 관한 리서치 보고서 작성 전담 부서를 확대·운영하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중소·중견 기업 리서치 보고서 작성 부서 확대 계획을 수립 중이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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