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업계 행사로 꼽히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인수합병(M&A)과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청사진으로 첫날을 밝혔다.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보유한 MSD가 종양 파이프라인을 다각화 시킨 가운데, 존슨앤드존슨(J&J)이 20억달러 규모의 M&A 빅딜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체질 개선에 나선 노바티스 또한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으며, BMS, 모더나 등의 기업이 치료제 매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국내에 진출할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제42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이하 JPMHC)는 8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올해 42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국내는 물론 대형 글로벌 제약사 약 500개가 참여해 신규 연구개발(R&D) 성과와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제약‧바이오 업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MSD‧J&J‧ 인수합병 발표…포트폴리오 다각화 후속 거래 언급
JPMHC의 첫날 포문을 연 건 MSD다.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면역항암제 개발사인 하푼테라퓨틱스(Harpoon Therapeutics, 이하 하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하푼은 삼중 특이적 T세포 활성화 구조체(TriTAC) 플랫폼과 ProTriTAC 플랫폼을 사용해 새로운 T세포 인게이저(T-cell engager) 포트폴리오를 개발하는 회사다.
MSD는 자회사를 통해 하푼을 주당 현금 23달러, 총 지분가치 약 6억8000만달러(약 8962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서 단기적으로 MSD가 기대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은 하푼의 선도 후보물질인 HPN328이다.
해당 물질은 치료가 어려운 폐암인 소세포폐암(SCLC) 및 신경내분비 종양에서 높은 수치로 발현되는 델타-유사 리간드 3(DLL3)를 표적으로 작용하며 현재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을 평가하는 임상 1/2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특히, 롭 데이비스(Rob Davis) MSD 최고경영자(CEO)는 "대규모 혹은 비싼 비용의 인수로 회사가 인력을 통합해야 하는 상황을 제외한 어떤 규모에도 거래가 열려있다"고 말해 추가 M&A에 길이 열려있는 상태다.

MSD가 M&A의 포문을 열었다면 첫날 M&A 최고 금액은 J&J가 기록했다. 회사는 최근 글로벌 트렌드 중인 하나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을 개발하는 미국 소재 앰브렉스 바이오파마(Ambrx Biopharma)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예상 인수 규모는 지분가치 약 20억 달러(2조 6350억원)으로, J&J는 앰브렉스의 독점 ADC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앰브렉스의 포트폴리오에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에 대한 PSMA(전립선특이막항원) 표적 ADC인 ARX517 전이성 HER2(사람표피성장인자수용체2) 양성 유방암에 대한 HER2 표적 ADC인 ARX788 신세포암에 대한 CD-70 표적 ADC인 ARX305가 포함된다.
또 J&J는 인수합병을 통한 파이프라인 강화 이외에도 다발골수종 치료제의 매출 성장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J&J는 카빅티(실타캅타젠오토류셀)와 텍베일리(테글리스타맙), 탈베이(탈쿠에타맙)와 같은 다발골수종 신약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호아킨 두아토 J&J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는 텍베일리와 탈베이의 2027년 예상 판매 금액이 시장이 전망한 수치 대비 각각 25%, 200% 이상이라고 언급했다. 연간 최대 판매액도 50억달러(6조5850억원) 이상으로 설정한 상태다.
호아킨 두아토 CEO는 "궁극적으로 2명 중 1명의 환자가 J&J의 다발골수종 치료제를 사용해 다발골수종 포트폴리오가 250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믿는다"며 "2025년까지 제약부문에서 570억 달러의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체질 개선 노리는 노바티스…"20억 달러 미만 M&A 계속 추진"
글로벌 차원의 파이프라인 재정립에 나선 노바티스의 경우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칼립소 바이오테크(Calypso Biotech)를 2억5000만달러(약 3291억원)의 선급금을 지급하며, 추후 1억7500만달러(약 2356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칼립소는 CALY-002 IL-15를 중화시키는 항체를 개발하는 회사로, CALY-002는 면역 활동을 억제해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도록 설계돼있다.
칼립소는 이미 셀리악병과 호산구성 식도염에 대한 1b상 시험이 진행 중으로, 노바티스는 높은 의료수요가 있는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바스 나라시만 노바티스 CEO는 이날 "노바티스는 지난해 약 60억달러(7조9000억원)에 달하는 15개의 전략적 거래를 진행했다"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20억 달러 미만의 M&A는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BMS의 경우 지난 2022년 회사 매출의 65%를 차지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레블리미드, 엘리퀴스, 옵디보의 특허 만료 등의 영향에도 신규 파이프라인을 통한 매출 성장을 자신했다.
BMS는 지난해 10월 미라티 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를 최대 58억 달러(한화 약 7조8000억 원) 그리고 지난해 12월 카루나 테라퓨틱스를 최대 140억달러(약 18조1846억원)에 인수하는 등 가장 활발하게 M&A를 실시하는 기업 중 하나다.
크리스 보어너(Chris Boerner) BMS CEO는 "2030년까지 16개 이상의 신약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회사가 중요한 전환기에 접어들었지만 최고 수준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코로나19 백신 이후 파이프라인 개발에 나선 모더나는 9개의 후기 파이프라인 프로그램, 전체적으로 45개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 백신의 수익이 감소했지만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RSV 백신의 출시를 바탕으로 성장 폭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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