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재능기부로 빚은 김해 첫 독립운동기념음악회 '빛났다'

김해독립운동기념사업회(회장 김광호)가 주최하고 김해근대역사위원회(위원장 이헌동)가 주관한 광복 79주년 김해독립운동 기념음악회가 지난 14일 김해서부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수경 기자

김해에서 처음 열린 김해독립운동 기념음악회가 '1945년 8.15광복'만큼 빛났다. 김해시민들 재능기부로 빚어낸 공연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아마추어 공연자들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김해독립운동기념사업회(회장 김광호)가 주최하고 김해근대역사위원회(위원장 이헌동)가 주관한 광복 79주년 김해독립운동 기념음악회가 지난 14일 김해서부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주제는 '나의 조국 나의 김해'다.

공연은 여채원(낭독 봉사 몫소리 대표) 씨 사회로 '할 수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해야 해서 하는 것이다'라는 김해 독립운동가들 각오와 이름을 되새기는 영상을 선보이며 시작됐다. 배동석, 김승태, 김종훤, 김정태, 김용환, 김우현, 김성도, 배치문, 이윤재 등 김해 출신 독립운동가 얼굴과 이름이 화면에 각인됐다.

김해시민들로 구성된 김해시민오케스트라(지휘 박진승)가 뮤지컬 <붉은 달>의 'Overture 대한독립만세', 드라마 <The Pacific> OST 'Honor'로 음악회 막을 올렸다.

청소년 연합댄스팀 그라운디. /이수경 기자

가장 먼저 등장한 댄스팀 그라운디(안무 최하니)는 래퍼 비와이가 작사·작곡한 '나의 땅'을 배경음악으로 '나의 8.15'라는 춤을 보여줬다. 그라운디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당시 청년들 복장을 하고 독립을 염원하며 고뇌하던 청년들 모습을 단체 무용으로 강렬하게 묘사해 갈채를 받았다. 그라우디는 김해를 중심으로 춤을 사랑하는 영남권 중고등학생들로 이뤄진 청소년 연합 댄스팀이다.

김해여자중학교 아젤리아합창단(지휘 이혜진, 반주 강보현)은 흰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무용과 함께 '아리랑'과 '그 날을 기약하며'(안무 김새봄)를 불러 인기를 모았다. 아젤리아합창단은 수십년간 경남과 전국 단위 합창제 수상 경력을 갖고 있으며, 올해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 쇼콰이어 합창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이다.

김해여성합창단과 5060라온합창단(지휘 김은순, 반주 이세나)은 시 낭송(최선화)과 더불어 위안부 할머님께 드리는 노래 '못 다 핀 꽃'을 들려줬는데, 관객석 곳곳에서 훌쩍임이 커졌고 일제강점기 핍박받고 현재까지 일본 사과를 받지 못한 할머니들을 기억하며 회한하는 시간이 됐다. 두 합창단은 힘든 역경 속에서도 지치지 않으려 독립운동가들이 불렀던 '광복군 제2지대가'와 '압록강 행진곡'도 선사했다.

김해여성합창단은 2003년 창단된 김해 대표 여성 민간합창단이며, 5060라온합창단은 2013년 김해시자원봉사센터에서 발대한 50~60대 재능나눔 합창 공연 봉사단이다.

이어 김해시민오케스트라 연주와 이원상(김해 주촌초교 교사) 내레이션으로 뮤지컬 배우 박완이 '영웅'(뮤지컬 <영웅> 주제곡)을 불러 음악회를 클라이막스로 치닫게 했다. 또 뮤지컬 앙상블 브로디안은 '누가 죄인인가'(뮤지컬 <영웅>), '대한이 살았다'(작곡 정재일, 편곡 김지연)로 험난했지만 정의로웠던 독립운동가들 의지와 광복 기쁨 등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투영시켰다.

김해시민오케스트라. /김해시

김광호 회장은 "김해에서 처음 독립운동 기념음악회를 개최한다고 하니까 부산 사람들이 다 놀란다. 광복절 기념행사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참신한 기획으로 독립정신을 음악으로 추념하는 새 장을 연 김해가 멋지고 최고"라고 찬사했다.

이헌동 위원장은 "김해시민오케스트라 단장인 박경원 김해근대역사위원회 사무국장 주도로 약 200여 명이 출연해 독립정신을 승화하는 음악회가 이뤄졌다.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삶을 음악을 통해 감동을 선물해준 재능 기부 출연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는 출연자 지원 방안을 김해시가 검토해주면 미래 세대에게 독립정신 계승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시민오케스트라는 2020년 10월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사업'의 하나로 창단됐다. 전문예술기업 마르떼를 주축으로 자리 잡아 주민 화합과 지역공동체 의식을 함양시켜 건강한 사회변화를 추구하고 성장하도록 노력하는 단체다.

이날 음악회에는 홍태용 김해시장을 대신해 부인 김민서 여사가 참석했으며, 박병영 경남도의원과 시의원들이 자리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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