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새로 발표한 ST1이 다양한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상용은 물론이고 캠핑카 같은 특수한 시장까지 ST1의 공식 발표이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일단 시승 전에 이름부터 정리를 좀 해볼 필요가 있다. ST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뜻하고 숫자 1은 그 중 첫 번째 모델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ST2, ST3 이름의 후발 모델들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인데, 현대차의 ST1을 보면서 먼저 발표된 기아의 PV5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차이점도 물론 있지만 개념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는데 기아는 PV1, PV5, PV7 뭐 이런 식으로 발표를 했는데 현대는 ST1 뒤에 숫자를 어떻게 붙여 네이밍을 할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우선 디자인은 런칭 행사장에서도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처럼 앞은 스타리아 뒤에는 박스형 탑차 스타일의 디자인이다. 이게 실제로 보면 전혀 새로운 느낌이 나는데, 기존의 화물차 즉 상용차가 전해주던 느낌 별로 나지 않는다. 그냥 새로운 차원의 차량이라고나 할까. 앞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스타리아와 똑같으니까 그래도 좀 익숙하긴 한데 뒤에서 보면 해외에서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차량들, 예를 들면 방탄 되는 현금 운송차량이라던지 영화 같은데 나오는 컴퓨터 같은 최첨단 장비들이 설치되어 있는 그런 특수한 차량 같은 느낌이든다. 뒤 쪽으로 문이나 로고 등을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 해놔서 외형만 놓고 보면 기존의 상용차라는 느낌이 별로 안드는데, 세련되고 또 특별한 디자인이다.

장르를 구분 짓기도 참 그렇긴 한데 현대차는 ST1을 전동화 비즈니스 플랫폼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 말을 들으면 ST1의 발표 행사장에서 현대차가 준비했던 다양한 차량용 샘플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경찰차부터 응급차, 전기자전거 충전차량을 비롯해 다양한 상업시설로 꾸민 차량들 까지 다양한 차량들이 전시가 됐었는데 일단 현대차는 ST1으로 이렇게 다양한 차량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 전시를 했었던 것이다.

뒷문을 열어 짐칸인 공간을 보면 말 그대로 탑차의 공간이 나온다. 전달받은 시승차는 일반 카고 탑차와 냉동 탑차 중에서 일반 카고 모델이었고 말 그대로 뒤에 공간만 있는 모델이다. 일단 현대차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전용설계를 통해 높이가 1700으로 일반적인 지하주차장의 출입제한 높이인 2300mm에 걸리지 않아 지하주차장 통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키가 172인 기자가 뒷 공간에 서 보면 머리가 딱 닿는 높이인데 이 정도면 짐을 싣고 내리는데 정말 편한 높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빈 공간을 보면서 그냥 흰색 스케치북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현대차가 이런 빈 캔버스를 업체들에게 제공을 하고 “자 이제 이걸 어떻게 꾸며서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고민해 보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사실 이 차를 보면서 여기다가 책상 하나 놓고 모니터 놓고 컴퓨터도 놓고 해서 야외에서 취재를 하고 바로 영상 촬영 및 편집을 할 수 있는 업무용 차량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간 안에 테이블을 넣고 모니터를 넣고 노트북을 세팅하고 모양을 잡아 봤다. 물론 전원은 v2l로 전원을 연결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전원은 앞에도 있고 실내에도 있다. 앞에서 외부용으로 연결할라면 전용 커넥터가 필요한데 실내에서 끌어오면 그냥 콘센트를 꼽기만 하면 돼서 매우 편하다. 간단히 책상하고 의자, 그리고 컴퓨터만 간단하게 세팅 했는데도 꽤 그럴 듯한 업무 공간이 만들어졌다.

물론 현대차에서는 이미 그런 용도로 사용하라고 포터 시티밴이라는 이름의 워크스루밴이 존재를 한다. 직접 타보기도 했고 운전해 보기도 했는데 시티밴을 가지고도 앞에서 말한 것처럼 쉽게 꾸밀 수 있다. 근데 기억을 더듬어보면 사실 워크스루밴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뭔가 조금 아쉽고 또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는데 ST1을 보면서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워크스루밴을 멋지게 꾸며 놓으면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노멀 상태의 워크스루밴과 ST1은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말 그대로 다른 차다.

물론 직접 하고 있는 일이 그런거니까 야외에서 촬영하고 편집하는 업무용 차량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저마다 하고 있는 일에 따라 이 빈 캔버스를 보면서 생각하는게 서로 다르지 않을까? 런칭 행사장에서 이동식 스마트팜, 애완동물 케어숍 같은 걸로 꾸며놓은 ST1이 있었는데 다들 자기가 하는 일에 맞춰 이 차량을 어떻게 꾸며서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될 것 같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캔버스에 맞춰서 말이죠. 행사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이걸로 캠핑카 만들면 정말 대박이겠다 같은 말을 많이 들었는데 캠핑카가 아니더라도 이걸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정말 무궁무진 하게 많을 것 같다.

현대차가 제공한 자료들을 보면 ST1을 설명하면서 택배용 상용 모델을 가지고 기자들에게 설명을 하는데, 택배 차량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존의 포터와 ST1을 비교해 얼마나 좋아지고 나아졌는지, ST1을 가지고 택배 같은 업무를 하면 얼마나 편하고 부담이 적은지를 설명을 한다. 물론 그렇게 설명하면 ST1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이해가 쉽고 빠르긴 하겠지만 그걸 보면서 이 모델을 그런 택배업으로만 활용하는건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 공간에 V2L 까지 지원하는데 정말 맘만 먹으면 못할게 뭐가 있을까. 할 수 있는게 너무 많고 또 정말 무궁무진 하다.

이제 운전석과 조수석으로 좀 넘어봐 실내를 보면 일단 전체적인 구성과 디자인은 스타리아와 비슷한데 조금씩 차이점이 존재한다. 프론트의 외형 디자인을 결정하면서 스타리아를 가지고 활용 한 것처럼 실내도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 아니라 스타리아를 가지고 ST1의 목적에 맞게 개선한 것이다. 가장 큰 포인트는 기존 상용차가 보여주던 분위기나 느낌이 전혀 안 난다는 점인데, 10.25인치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여러 가지 UI나 그래픽 디자인이 적용되는 것이다. 자꾸 포터와 비교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ST1은 포터의 대체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포터의 경쟁 차량도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포터는 그냥 단순히 상용 차량으로 보면 되는데 ST1은 태생이 그게 아니라 말 그대로 뭐든 만들 수 있는 베이스가 되는 차량인 것 같다.

충전을 하기 위해 건물에 위치한 주차장으로 위치를 옮겼다. 일단 충전은 앞쪽의 단자를 통해서 진행이 되고 76.1 kwh급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 전기 포터에서 문제가 됐던 충전 시간도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가능한 350kW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한번 충전 시 카고가 317km, 카고 냉동이 298km 정도라 상업용으로 전혀 문제될게 없는 수준이다. 시승을 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상용차랑 비교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모델을 얘기하면서 자꾸 포터 얘기가 나오고 포터와 비교하시는 사람들이 있어서 주행 느낌을 포터 대비 어떠냐로 풀어야 할 것도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ST1은 운전해 보면 알겠지만 상용차랑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대형 SUV와 비교하는게 맞는거 같다.

상용차랑 비교를 한다면 우리가 흔히 트럭이라 부르는 차들을 탔을 때를 떠올리며 비교를 해야할 것이다. 높은 시트에 올라 타서 클러치 밟고 시동을 걸고 기어를 넣고 움직이는데 일단 그런게 없으니까 너무 편하고 좋다. 그리고 짐을 많이 싣고 언덕길을 올라갈라 치면 힘이 부족할까봐 다시 기어를 낮추거나 변속해야하는 그런 번거로움도 전혀 없다. 토크가 충분하고 어떤 길을 만나더라도 출력이 넉넉하니까 일단 심적인 부담이 전혀 없다. 그런 심적인 여유가 생기는 것이 너무 좋은것 같다.

상용차라면 의례히 서스펜션이 단단한 느낌이라 승차감이 거칠고 불편한데, 상용차를 타는 사람들은 그걸 당연히 여기고 숙명이라 받아들이기 때문에 별다른 불만이 없다. 서스펜션도 아무래도 승차감 보다는 가성비가 좋고 유지비가 적게 드는 세팅이 대부분이다. 근데 ST1은 일단 차가 낮아 저중심이고 리어 쪽에도 댐퍼에 리바운드스토퍼 까지 설치가 됐다. 그래서 더 승차감이 좋으며 포터에 짐 많이 싣고 코너 돌 때 휘청 하거나 그런 일은 아무래도 없을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주행 시 승차감에 영향을 주는 시트의 쿠션이라던지 하는 것들도 매우 편하고 안락하고 운전을 하면서 조작하는 여러 가지 것들도 그냥 이건 SUV와 비교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운전석에 팔걸이도 딱 안락하고 편하게 장거리를 운전할 수 있는 포지션을 만들어준다. 지금 타고 있는 투싼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부족한게 없을 정도다. 그리고 아주 조용하다. 기존의 상용 모델들을 타고 있으면 당연히 여겨졌던 소음도 일단 전기차라 매우 조용한데 여기에 소음 쪽에 신경을 많이 썼는지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매우 잘 차단 된다. 소음 부분도 기존의 상용차와 비교하기에는 너무 많이 차이가 난다. 그리고 공기저항계수가 낮아서 그런지 일단 바람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 것 같다. 고속으로도 좀 주행해 봤는데 상당히 양호한 수준인데, 참고로 ST1의 공기저항 계수는 일반 트럭들과는 달리 suv에 가까운 0.29 정도라서 소음도 연비도 충분히 좋은 수준이다.

시승기를 마무리하기 전에 가격 얘길 해봐야 할 것 같은데 ST1이 발표되고 난 후에 둘러보니 가격과 관련된 얘기가 엄청 많았는데,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ST1의 가격은 5,980부터 시작해 가장 비싼 트림이 7,195만원이고 각 지자체마다 차이는 좀 있을 수 있겠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사천만원대에 시작하는걸로 보면 된다. 아마 비싸다는 사람들의 기준은 당연히 포터의 가격일 것이고 포터 대비 당연히 비쌀 수 밖에 없다.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현대차의 전기차에 들어가는 비싼 배터리가 들어가 있고, ST1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저렴할 수 없는 구성이니 가격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ST1의 시승을 마치면서 못한 얘기들이 많다. 현대차가 ST1을 발표하면서 강조했던 데이터 오픈 API를 도입해 다양하고 유익한 차량 데이터를 고객사에 제공하고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하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경험해 볼 수 없으니 그런 부분들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나 그런게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한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ST1에 해당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양한 기능들이 구현되는걸 보게 될 날도 머지않을 것 같다. ST1은 사실 확장성이 엄청난 모델이라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상당히 많은데 전체적으로 얘기를 하다 보니 내용의 깊이에서 조금 아쉬워하시는 사람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또 기회가 되면 ST1을 가지고 다시 가지고 와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경험을 해봤으면 하는 욕심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