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백 든다고 돈이 되니? 차라리 금팔찌를 해”…‘하이주얼리’에 쏠린 눈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2026. 1. 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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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등 귀금속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주얼리 소비가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금값 상승 이후 명품 소비에서도 차별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희소성이 낮아진 가방 대신 자산 가치와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하이주얼리와 워치로 VIP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색' 주얼리 검색 늘고...은 제품 판매 급증반면 패션주얼리 시장에서는 가격 부담을 줄인 대체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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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가치 찾는 백화점 VIP
가방에서 금·원석으로 수요 이동
가격 부담에 은 중량 높인 보석도
3월 14일 서울 종로구 금 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이충우 기자]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주얼리 소비가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하이엔드 주얼리 시장에서는 이른바 ‘보석 테크’ 수요가 늘어난 반면, 중저가 시장에서는 함량을 조정한 라이트골드와 실버 주얼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은 25일(현지시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31.1g)당 5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월 27일(2738.40달러) 대비 1년 만에 82.61% 급등한 수준이다.

은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23일 기준 현물 가격은 101.33달러로 사상 처음 1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최저치였던 29.23달러(4월 4일)와 비교하면 9개월 만에 246.66% 상승했다.

귀금속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얼리 소비는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가치 소비’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 가치가 보존되는 ‘실물 자산 개념’에 따른 가심비 소비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까르띠에 매장. [신세계백화점 제공]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명품 가방 대신 하이주얼리를 선택하는 소비가 늘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3년간 제품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엔트리급 하이주얼리와 가격 차가 좁혀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고순도 금(18K 이상)과 다이아몬드, 희소 원석을 사용한 하이주얼리는 감가상각이 적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고가 소비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실제 A백화점의 하이주얼리 매출은 이달(1~19일 기준) 까르띠에, 티파니, 불가리, 반클리프 앤 아펠 등 이른바 ‘빅4’ 브랜드를 중심으로 44.7% 증가했다. B백화점도 같은 기간 4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명품 가방 매출 증가율이 10~20%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금값 상승 이후 명품 소비에서도 차별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희소성이 낮아진 가방 대신 자산 가치와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하이주얼리와 워치로 VIP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에 위치한 이탈리아 하이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 부티크 매장. [롯데백화점 제공]
‘금색’ 주얼리 검색 늘고...은 제품 판매 급증
반면 패션주얼리 시장에서는 가격 부담을 줄인 대체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금과 은 가격 상승에 대응해 중량을 조절하거나 디자인을 차별화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플랫폼 에이블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금색 귀걸이’ 검색량은 전년 대비 51%, ‘금색 팔찌’는 40% 증가했다. ‘금색 목걸이’와 ‘금색 반지’ 검색량도 각각 약 20% 늘며 대체 주얼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 구매 단계에서는 실버 제품군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1~18일 기준 에이블리에서 ‘실버 팔찌’ 거래액은 115%, ‘실버 목걸이’는 55% 증가했다. 무신사 검색량 증가율에서도 최근 한 달간 실버 반지(108%), 실버 팔찌(67%), 골드링(27%)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가성비 주얼리 선호도 뚜렷하다. LF의 이에르로르코리아가 전개하는 이에르로르 브랜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도입 이후 공식몰 재구매율이 35%를 넘어섰다. 92.5% 스털링 실버 제품을 중심으로 한 바이이에르 역시 수요가 늘고 있으며, W컨셉에서 판매 중인 14K 골드 제품 매출도 3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귀금속 가격 상승으로 고가 주얼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비슷한 분위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연출할 수 있는 액세서리로 소비가 이동하고 있다”며 “패션주얼리 시장에서는 대체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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