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제일 안한 586 때문에 사회 불행”…‘작심비판’ 쏟아낸 104세 노학자
운동권 ‘난 남보다 잘났다’ 생각
청와대 들어가 사회도 불행
가장 큰 잘못은 기업들 악마화
오래살아 가족 많이 생겨 좋아
사랑은 지나간 모든 날의 이유
풍요로운 삶 예술과 가까워야
국내 최고령의 철학자이자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는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104)는 9일 서울 중구의 한 컨퍼런스 하우스에서 열린 저서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늙는다는 건 성장이 끝났다는 것이다. 성장하는 동안에는 늙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65세로 대학 교수에서 은퇴한 이후 더 많은 공부와 일을 해왔다. 필생의 네 권의 철학서를 쓴 것도 퇴직 이후였다. 언제나 ‘주어지는 일은 해야 하고 사회가 원하는 일은 거절하지 말자’는 신념을 지키면서 지금 이르렀다.
공부와 일에 끝없이 매진해왔지만 김 교수가 일에만 파묻혀 사는 ‘워커홀릭’이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에겐 강연과 글쓰기 같은 일도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김 교수는 “오래 살아서 좋은 건 남들보다 많은 가족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사랑을 실천해 가는 동안에 주어진 삶의 지혜가 나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사랑이 있는 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자유와 인간애가 넘치는 대한민국 건설이 필생의 사명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유롭게 사랑하며 살아갈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와 탈북 이전 북한에서의 기억을 꺼내 보이며 “사랑이 살아온 모든 날의 이유였다”고도 했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는 정치권의 좌우로 갈라진 분열, 국제감각 결여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진보 세력에 대한 작심 비판도 쏟아냈다. 김 교수는 “내가 대학 교단에 있는 동안에 제일 공부 안 한 학생들이 386, 486, 586 같은 운동권 학생들이다. 공부 안 하고도 ‘나는 남보다 잘났다’ 하는 생각 때문에 자기도 불행해지고 사회도 불행해질 거라고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런데 그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에서 청와대에 들어가더니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 그간 한국의 국가적 성장을 이끌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는 기업들을 악마화한 주역”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1920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해방을 맞이했다. 1947년 탈북 후 7년 간 서울 서울중앙중고등학교 교사와 교감으로 일했다. 일본 조치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철학과 교수, 미국 시카고대와 하버드대의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로서 한국 철학계의 기초를 다지고 후학을 양성해 왔다.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썼다. 현재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로 강연과 방송, 저술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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