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10대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일본커플
어른들은 모르는 '오세이사' 재개봉 열기, 10대가 이끈 상징적인 풍경
10대 관객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오세이사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수능 특수'를 노리고 11월 중순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가 여러 편이지만 진짜 특수는 '오세이사'가 차지한 분위기다. 불과 1년 전 개봉 당시 10대 관객층의 전폭적인 선택에 힘입어 100만 관객 흥행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재개봉에서도 10대 관객이 다시 몰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서정적인 영화 제목과 최루성 짙은 첫사랑 이야기로 주목받은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1년 만인 지난 11월15일 재개봉해 연일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개봉 이후 맞은 첫 주말인 18일과 19일에는 이틀 연속 1만 관객씩 동원하면서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 '오세이사' 절대적인 관객층은 '10대'
워낙 긴 제목으로 한번 들으면 바로 외우기 어려워 제목을 줄인 '오세이사'라는 단어로 더 익숙한 이 작품은 일본영화 흥행 성적을 갈아치운 '조용한 흥행작'이다. 개봉 2달 만인 올해 1월 말 누적관객 100만명을 동원했고, 4월에는 110만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일본 실사영화가 '주온'(2002년) 이후 21년 만에 거둔 의미있는 성과다.
'오세이사'는 1999년 개봉한 일본 로맨스영화의 상징 '러브레터'와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러브레터' 이후 처음 국내서 100만 관객을 동원한 로맨스 영화이기도 하다.
이번 재개봉은 수능 시즌에 맞춰 수험생 등 10대 관객을 겨냥해 추진됐다. 약 일주일동안 롯데시네마에서만 진행하는 만큼 사실상 재개봉이라기보다 '특별 이벤트 상영' 형식에 가깝다. 그런데도 반응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실제로 재개봉 당일인 11월15일 388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은 '오세이사'는 수능일인 16일 전날보다 늘어난 6276명을 동원했다. 수능일을 공략하는 공포영화와 할리우드 판타지 등 신작의 공세는 물론 재개봉이라는 한계를 딛고 이날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주말에는 관객이 더욱 집중됐다. 금요일인 17일 4844명으로 출발해 토요일인 18일 1만191명, 일요일인 19일 1만1360명을 각각 동원했다. 평일인 20일에도 2404명의 관객을 더 보탰다. 재개봉 이후 11월20일까지 6일간 모은 관객이 3만8957명이다.
'오세이사'를 선택하는 절대적인 관람층은 10대 관객이다. 이미 개봉 당시 수입사 미디어캐슬은 100만 관객을 견인한 핵심 관객층으로 '10대'를 꼽았다. 이번 재개봉에서도 이들의 재관람이 이어지는 상황. 이에 더해 '소문을 듣고 찾아온' 10대까지 몰리고 있다.
이미 OTT 플랫폼 및 IPTV 등 서비스를 시작해 꼭 극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감상할 수 있지만 재개봉에 맞춰 극장을 찾는 '교복 입은 관객'의 발길은 계속된다.
● 최루성 짙은 10대의 첫사랑 이야기
'오세이사'는 슬프고 애틋한 첫사랑과 그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는 소녀 마오리(후코모토 리코)와 그녀와 우연히 얽혀 '가짜 연인'이 되지만 이내 서로에게 빠져드는 순수하고 맑은 소년 토루(미치에다 슌스케)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이들이 하루하루 행복하고 설레는 기억을 쌓아가는 과정을 풋풋하고 애잔한 감성으로 담아냈다.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을 지닌 두 주인공의 첫사랑 이야기는 강력한 최루성을 발휘하면서 관객의 감성을 파고든다. 보고나면 도무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강력한 신파를 창작한 설정도 영화의 흥행을 이끄는 동력이다.
'오세이사'의 재개봉 성과는 비슷한 시기 다시 개봉한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멜로영화 '만추 리마스터링'의 성적과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띈다.
'만추 리마스터링'은 지난 11월8일 재개봉해 첫날 1909명을 모았다. 이어 11월9일부터 11월17일까지 1577명→1079명→1443명→1336명→526명→669명→608명→348명→324명으로 관객이 계속 줄어들었다. 현빈과 탕웨이라는 인지도를 갖춘 인기 스타가 출연한 화제의 영화이지만 재개봉 이슈에서 만큼은 정작 인지도도 낮고, 제목까지 어려운 '오세이사'에 밀리고 있다.
궁금한 영화가 있다면 어떻게든 극장을 찾아오는 10대 관객이 만들어낸 흥미로우면서도 상징적인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