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이 회사 주가는 44,000원이었다.
1년 반이 지난 2024년 2월. 주가는 358,500원이 됐다. 8.15배가 올랐다. 1,300만원을 넣었다면 1억 590만원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테슬라가 모두 이 회사 제품 없이는 배터리를 만들 수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 주가는 56,600원이다.
전기차 배터리 안에 들어가는 '보이지 않는 소재'

이 종목은 이차전지 전해액 전문기업 엔켐(348370)이다.
전해액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다.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다.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약 13%를 차지한다. 전해액의 품질이 배터리의 충전 속도, 주행거리, 수명을 결정한다.
2012년 설립된 엔켐은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고성능 전해액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설립 직후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을 첫 고객으로 확보했고, 이후 SK온·삼성SDI·CATL·테슬라·폴크스바겐·포드 등 글로벌 전기차 상위 10개 완성차 업체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했다.
현재 북미 전해액 시장 점유율 50% 이상으로 사실상 독점적 공급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중국·미국·유럽 4개국에 공장을 운영하는 유일한 전해액 기업이다.
1년 반 만에 8배 — 무슨 일이 있었나

2022~2024년 엔켐 주가 폭등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당시 전기차 시장을 봐야 한다.
2022년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기였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이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줄줄이 증설했고, 북미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통과되며 현지 생산 기지 건설 붐이 일었다. 고객사가 공장을 지으면 엔켐도 바로 옆에 공장을 지어 전해액을 납품하는 구조 덕분에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매출은 2021년 2,143억원에서 2022년에는 3분기 누적으로만 이미 3,692억원을 돌파했다. 북미 조지아 공장 가동, 유럽 헝가리·폴란드 공장 완공이 맞물리며 전 세계 전해액 3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주가는 이 기대감을 선반영해 2022년 7월 저점 44,000원에서 2024년 2월 고점 358,500원까지 +715% 폭등했다.
그런데 왜 지금 저점 근처인가

2024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본격화됐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장 증설 속도를 늦추거나 발주를 미뤘다. 원재료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해액 판가도 함께 내렸다.
엔켐의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22.7%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크게 늘었다. 주가는 고점의 84%를 반납했다. 현재 주가 56,600원은 52주 저점 53,100원과 불과 6.6% 차이다.
지금이 바닥인 이유 — CATL·테슬라·ESS

엔켐이 반등 근거로 내세우는 카드가 세 가지다.
① CATL 5년 장기 계약 2026년부터 5년간 약 35만톤 전해액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CATL은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이 계약 하나만으로 엔켐은 2026년 글로벌 전해액 공급사 3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② 북미 독점 + 테슬라 파트너십 북미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유지 중이며 테슬라 4680 배터리에도 전해액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전해액 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엔켐의 진입장벽은 더 높아졌다.
③ ESS — 새로운 성장축 전기차 캐즘과 달리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폭발 중이다. 엔켐 중국 법인의 ESS용 전해액 공급 비중은 이미 70%를 넘어섰다. 회사는 2026년 전체 매출의 40%를 ESS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6년 중국 매출 목표만 3,800억원이다.
2025년 4분기 영업적자는 -27억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2026년 1~2분기 중 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솔직하게 짚어야 할 포인트가 있다.
현재 엔켐은 적자 기업이다.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증권사가 거의 없다. PER 산출이 불가능하다. 2025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296% 확대됐다.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흑자전환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
주가 변동성도 크다. 역대 최고가 358,500원에서 현재 56,600원까지 -84% 하락한 종목이다. 뉴스와 업황에 따라 단기 급등락이 반복된다.
이 종목은 지금 당장의 실적이 아닌 전기차·ESS 회복 사이클에 베팅하는 종목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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