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과거와 현재가 만났다...잉글랜드-웨일스의 캡틴, 엇갈린 희비

[인터풋볼] 오종헌 기자 = 토트넘 훗스퍼의 과거와 현재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만났다. 

웨일스는 30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웨일스는 1무 2패(승점1)로 대회를 마쳤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웨일스였다. 웨일스는 이 경기 전까지 1무 1패로 최하위(승점1)에 놓여 있었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 잉글랜드를 잡고 이란과 미국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만약 두 팀이 비긴다면 웨일스는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웨일스는 전반전을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그러나 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마커스 래쉬포드의 예리한 프리킥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웨일스가 흔들렸다. 1분 뒤 필 포든에게 추가골까지 헌납했다. 웨일스는 래쉬포드에게 한 골 더 내주며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웨일스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64년 만에 본선 무대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우크라이나를 꺾고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미국을 상대로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지만 이어진 이란과의 2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두 골을 내주며 패했다. 그리고 최종전에서도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해리 케인과 가레스 베일의 만남이 화제를 모았다. 두 선수는 현재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이자 주장이다. 이들은 경기에 앞서 진영과 선축권을 선택하면서 마주했다. 특히 케인과 베일은 토트넘 출신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었다.

영국 '풋볼 런던'은 "경기를 앞두고 케인과 베일은 경기장 중앙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다. 두 선수는 과거 토트넘에서 함께 뛴 적이 있다. 베일이 케인에게 다가가면서 장난스런 윙크를 날렸다"고 조명했다. 

베일은 2007년부터 6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었다. 측면 수비수였던 그는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기량이 만개했다. 특히 2013-13시즌에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3경기에 출전해 21골을 터뜨리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때까지 케인은 그저 유망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베일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뒤 케인은 본격적으로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2013-14시즌 리그 10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은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토트넘의 핵심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EPL 최고의 골잡이가 된 그는 리그 득점왕을 3차례(2015-16시즌, 2016-17시즌, 2020-21시즌)나 차지했다.

토트넘의 과거와 현재가 만났지만 아쉽게 희비는 엇갈렸다. 베일은 선발로 나섰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되며 월드컵 대회를 마감했다. 케인은 포든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고, 후반 13분 체력 안배 차원에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사진=풋볼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