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미적용”…규제 비웃는 농지대출

심우일 기자 2026. 2. 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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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대출 막히자 우회수단 악용
단위 농협 등 작년 말 83조 규모
“농지·임야 대출, DSR 막혀도 승인”
대부업체들 앞다퉈 광고로 유인
부실 우려 커져 실태 조사 필요
25일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의 한 농지. 양지혜 기자


직장인 A 씨는 지난달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대출 상담 카페에 농지담보대출을 문의했다. 충남 논산에 부모 명의의 전답이 6611㎡(약 2000평)가량 있는데 이를 담보로 1억 5000만 원을 빌리고 싶다는 것이다. B 씨는 상속받은 논밭 3500평을 맡기고 4억 원(감정가 8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느냐는 글을 올렸다. 개발 가능성이 있어 담보 가치가 작지 않을 것 같다는 게 B 씨의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됐다고 강하게 질타한 가운데 사업자 농지담보대출이 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일부 대출 상담사나 대부 업체의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받지 않는다거나 담보인정비율(LTV)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유인하고 있어 당국 차원의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단위농협과 NH농협은행의 농지담보대출은 82조 9018억 원에 달한다. 농지담보대출은 주로 농협 같은 2금융권과 대부 업체가 취급한다. 금리는 2금융권이 연 4~5% 안팎, 대부 업체는 12~18% 수준이다.

문제는 가계대출 규제 우회 용도로 농지담보대출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상에서는 ‘감정가 또는 시세 대비 높은 한도(80% 이상)’라거나 ‘농지·임야대출, DSR 막혀도 승인’ ‘농지·임야를 사업자 대출로 바꾸면 DSR 부담을 줄이고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후기와 광고가 넘쳐난다. 서울경제신문이 한 대부 업체에 문의한 결과 “지역과 위치에 따라 LTV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며 “소득 요건, 대출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대출 부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농지법 개정 이후 농지 가격과 거래량이 40% 이상 급락했으며 이는 연체율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 2·3면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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