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와 내부, 별채와 안채, 1층과 2층이 하나의 흐름을 가지며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가족의 특별한 요청을 담아 여러 기능이 함께하는 풍성한 공간이 탄생했다.


‘정발산 주택’은 일산 정발산 북측, 주택 전용 지역에 있다. 이곳은 1980년대에 조성된 오래된 동네로, 상가 없이 오직 주택만으로 구성되어 매우 조용한 분위기를 지닌다. 동네가 형성될 당시 집을 지어 입주한 분들이 대부분이라 거주자의 연령대가 높고,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이들이 많았다. 클라이언트는 취학 전 두 자녀를 위해 아파트를 떠나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시작하고자 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자라온 배경과 주택의 추억들을 자녀들에게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 주택을 짓기로 결심했다. 젊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새집을 짓는다는 소식에 동네 주민들은 반가움을 내비쳤다.
PLAN & SECTION

클라이언트와의 초기 논의에서 큰 방향성을 함께 설정했다. 첫째, 동네와 조화를 이루는 규모와 형태. 둘째,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다양한 외부 공간과 그 외부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내부 공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별채 공간이었다. 요즘은 외부 손님이 집을 방문하는 일이 드물지만, 손님을 응접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 있으면 더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사랑방이 제안되었다.
건물은 북측 도로를 마주하고 있으며, 남향으로 열린 배치를 통해 채광과 통풍을 고려했다. 북측 입면에는 큰 슬라이딩 도어를 두어 상황에 따라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프라이빗한 건식 마당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4인 가족이 살기에 적합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규모로 집을 계획하고, 다양한 기능의 공간이 공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1층에는 별채 사랑방과 정원, 그리고 안채가 함께 구성된다. 사랑방은 도로에 면한 별채 공간으로 유리 도어를 통해 독립적인 출입이 가능하며 화장실과 간단한 탕비실, 큰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이곳에서는 남측의 정원과 빛을 바라보며 이웃이나 친구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내부를 통해 남측 정원으로 이어지며, 주방과 연결된 안채로 자연스럽게 흐름이 이어진다. 정원은 아이들이 뛰놀 수 있도록 둔덕 형태로 구성하고, 옆집과의 시선을 차단하는 큰 나무들을 심었다. 나무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단풍나무나 과실수를 선택해 아이들과 함께 자라며 기억을 쌓을 수 있게 했다. 안채에는 현관, 부엌, 식당, 그리고 2층과 연결된 천창을 가진 가족실이 있다. 클라이언트는 집에 들어섰을 때 따뜻한 느낌을 원했기에 현관 가구와 1층 바닥은 어두운 마루를 사용했고, 벽은 중성적인 콘크리트 마감으로 차분한 느낌을 주었다.
HOUSE PLAN
대지면적 : 231㎡(69.88평)
건물규모 : 지하 2층
거주인원 : 4명(부부, 자녀 2)
건축면적 : 114.39㎡(34.60평)
연면적 : 143.30㎡(43.35평)
건폐율 : 49.52%
용적률 : 62.03%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0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1층 – 철근콘크리트 / 2층 및 지붕 – 경량목구조(2×10구조목)
단열재 : 천장 – T250 준불연 EPS단열재 / 바닥 – T30 준불연 PF보드 / 벽 – T140 수성연질우레탄폼 충진, T190 준불연 XPS단열재
외부마감재 : 외부용타일(아이코트료와 스플릿 브라운), 삼익산업 케뮤 차열글라사
창호재 : 살라만더 73mm PVC WINDOW
시스템 열회수환기장치 : Komfovent(DOMEKT R450V)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선율조경기술사사무소(조원희 소장)
전기·기계 : 코담기술단
설비 : 패널히팅 난방
구조설계(내진) : 이든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 집업(이신범 소장)
설계·감리 : 에이라운드건축



2층 바닥까지는 콘크리트 구조이며 벽과 지붕은 경량목구조로 설계되었다. 공사비와 공기, 시공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소규모 주택에서 유용한 방식이었다. 1층 가족실과 계단이 1, 2층을 입체적으로 연결하여 공간 간 단절 없이 하나의 집으로 느껴지도록 했다. 소리, 냄새, 온도, 빛이 자연스럽게 흐르며 층간의 물리적 구분을 넘어서 하나의 공간처럼 경험된다.
2층에는 세 개의 침실, 큰 서재, 그리고 세 개의 테라스가 배치되었다. 침실은 최소한의 면적으로 계획했지만, 천창이나 대형 창, 테라스를 통해 은은한 자연광과 시각적 확장을 유도했다. 물리적으로 작은 공간은 빛과 개방감을 통해 보완된다. 1층이 어둡고 중성적인 분위기라면 2층은 더 밝고 따뜻한 톤으로 구성되었다.
2층에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세 개의 테라스가 있다. 서재와 연결된 첫 번째 테라스는 높은 벽으로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풍부한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큰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서재와 테라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두번째는 부부 침실과 연결된 테라스로 주변 주택에 둘러싸여 있지만, 유일하게 먼 시선이 가능한 방향으로 50m 이상의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마지막은 욕실과 연결된 프라이빗한 테라스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넉넉한 욕조가 작은 수영장처럼 배치되었고, 그 너머에는 외부 식물이 있는 작은 정원이 펼쳐진다.
INTERIOR SOURCE
욕실·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오튼, 아메리칸스탠다드, 리델
주방·거실가구 : 아이네클라이네퍼니쳐
아이방 가구·붙박이장 : G&I가구
조명 : LEDCOMFO TR 9W/DS 에코 아데르 스텝 센서 145 매입등, 외부원통 PAR30 벽1등, D-03 15W 방습 다운라이트, 테티 벽 조명, T5 LED
계단재, 난간 : T10 지정 원목마루, 금속판과 난간 용접 고정
현관문 : 방화도어 위 30×30 레드오크원목
방문 : 제작 도어



이 집은 다양한 기능과 가족의 일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되었다. 각 공간의 성격과 쓰임을 고민하고, 그에 맞는 재료와 구조를 적용하는 과정은 단순한 설계를 넘어 클라이언트와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이야기였다.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이 집에서, 가족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과 추억을 쌓아가게 될 것이다.
글_ 건축가 박창현 : 에이라운드 건축

https://aroundarchitects.com
구성_ 조재희 | 사진_ 노경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8월호 / Vol. 318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