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사과했어, 벤탄쿠르는 훌륭한 사람"…토트넘 감독,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한 MF 옹호

주대은 기자 2024. 9. 1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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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주대은 기자 = 토트넘 홋스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뒤 징계 위기에 놓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옹호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14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널의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기자회견을 전했다.

지난 6월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이 크게 화제를 모았다. 그는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을 비롯한 동양인의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방송 사회자가 벤탄쿠르에게 "난 이미 너의 유니폼이 있다. 손흥민의 유니폼을 받아줄 수 있나?"라고 묻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의 애칭)?"라고 되물었다.

사회자가 "맞다. 아니면 월드 챔피언이라든지"라고 말하자, 벤탄쿠르가 "아니면 쏘니의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답했다.

사진=X

해당 영상이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자 벤탄쿠르가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쏘니, 일어난 모든 일에 미안하다. 그건 나쁜 농담이었다. 나는 널 사랑한다. 절대 널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 않나. 사랑한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잦아들지 않았다. 영국 현지 인권 단체 '킥 잇 아웃'까지 이번 사건을 언급했다. '킥 잇 아웃'은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해 신고를 접수했다. 이번 신고는 이미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벤탄쿠르가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음을 인정했지만, 이는 동아시아 및 더 넓은 커뮤니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문제를 강조한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손흥민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벤탄쿠르와 연락했다. 그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알고 사과했다. 벤탄쿠르는 불쾌감을 주는 말을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우린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우리는 이 일을 극복하고 하나가 됐다"라고 사과를 받아줬다.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보였으나 FA가 등장했다. FA는 "벤탄쿠르가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된 부정행위로 규정을 위반했을 수도 있다. 징계 여부를 따지는 절차가 시작됐다. 그의 발언은 국적, 인종 등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기 때문에 심각한 위반"이라고 전했다.

벤탄쿠르가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BBC'는 "차별 행위에 대해 6경기에서 12경기의 경기 출전 금지 징계가 권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탄쿠르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9일까지 답해야 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스널과 경기를 앞두고 벤탄쿠르의 징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우리 입장에선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벤탄쿠르는 이번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잘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벤탄쿠르의 발언 이후 토트넘 내부 분위기에 대해선 "두 선수는 사건 전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생각한다. 벤탄쿠르는 이미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손흥민도 이를 받아들였다. 가까운 사람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축구선수든, 일반인이든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항상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다. 모두 실수를 하기도 한다. 내가 전에 말했듯이 이번 일은 단순히 처벌에 관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속죄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라고 주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벤탄쿠르와 함께 매일 시간을 보낸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고, 훌륭한 팀 동료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다른 사람들도 그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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