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게 전해지는 다채로운 음의 파라미터
Dynaudio Contour 30i
Master Sound Icona
마스터 사운드(Master Sound)는 클래시컬한 외형 디자인으로 꽤나 부드럽고 감미로운 소리를 들려줄 것 같은 인상을 자랑하며, 이탈리아 출신 앰프라는 점 또한 그런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이 회사의 앰프들은 이탈리아적인 외모와는 다르게 대단히 투명하고, 굉장히 입체적이며, 광활한 심도 및 깊은 스테이징과 함께, 매우 클리어한 중역과 세련된 고역으로 현대 하이엔드 사운드의 정수를 멋지게 들려준다. 진공관 앰프라는 이미지에 씌워진 올드한 색채미가 아닌, 현대적 역동성과 스피드, 그리고 사실적인 무대 재현으로 음악과 녹음의 쾌감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 최정점은 스페트로 PHL7 프리앰프와 모노블록 845라는 분리형 앰프에 있지만, 그런 현대적 하이파이의 즐거움을 인티앰프로 멋지게 구현해낸 제품이 최근 소개된 아이코나(Icona)다.
아이코나는 마스터 사운드 인티앰프의 중급 모델군에 속하는 신제품으로, KT150 진공관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눈치가 빠른 분이라면, 마스터 사운드 패밀리 구성을 보고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바로 상급 모델군의 같은 계보 제품인 제미니의 후속이자 세컨드 모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프리미엄 모델인 제미니가 푸시풀 구동으로 KT150의 당찬 매력을 선보였다면, 아이코나는 싱글 엔디드 구동으로 KT150의 좀더 순수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아이코나는 KT150 관을 채널당 1개씩 사용하여 5극관 모드로 채널당 24W를 담아냈다. 이는 제미니 출력의 대략 절반 수준으로, 싱글 엔디드의 퓨어 클래스A 동작의 장점을 잘 살려낸 구성이다. 흥미로운 점은 제미니와 마찬가지로 5극관 모드 외에도 3극관 동작이 가능하여, 정말 순수한 퓨어 톤을 목표로 한다면, 여기서 더 줄어든 채널당 12W의 출력으로의 변화도 가능하다. 아마 KT150 관을 쓴 앰프 중 이 정도 출력 수치를 내는 것은 마스터 사운드가 유일하지 않을까. 그만큼 이 이탈리아 진공관 앰프는 퓨어 클래스A와 최적화된 싱글 엔디드 구성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사운드에서도 그런 설계의 특징이나 장점이 잘 나타난다. 두터운 중역과 고역 끝에 롤오프가 가미된 고풍적인 진공관 사운드의 부드러움이 아니라, 현대적 하이엔드 앰프에 가까운 쿨 앤 클리어적인 투명함을 내세운 매끈한 사운드가 중심에 있다. 또한 KT150 관 특유의 다이내믹하면서도 화사한 고역과 만만치 않은 규모의 크기를 자랑하는 넉넉한 스케일감은 녹음이 지닌 공간적 요소들을 입체적으로 쉽게 풀어낸다. 여기서 3극관 모드로 바꾸면 훨씬 더 매끄럽고 리퀴드한 톤을 들려주는데, 바이올린이나 첼로 소나타 같은 소편성 곡이나 소편성 재즈 보컬 같은 녹음들에서는 적절한 온도감과 해상력을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을 앞세운 음을 들려준다.
이처럼 아이코나가 지닌 장점을 고려하면, 이 앰프에는 다채로운 매칭 스피커들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큐톤의 유닛을 쓴 스피커들이다. 세라믹 미드레인지와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쓴 스피커들이라면, 아큐톤 특유의 밝고 또랑또랑한 음을 일체 퇴색시키지 않으면서도, 지나친 밝기나 미스 매칭으로 인한 경질적 요소 하나 없이, 유닛 본연의 장점들을 고스란히 끄집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합만 완성되면, 아큐톤 기반의 스피커와 진공관 앰프의 조합은 100% 성공 방정식이 될 수 있다.
그런 조합의 1순위라면 빔베르크의 아메아 또는 미노 같은 스피커가 좋은 파트너가 된다. 다이아몬드 특유의 해상력과 명료도, 그리고 빠른 반응을 아이코나의 퓨어 클래스A의 싱글 엔디드 3극관 모드가 멋지게 살려 내준다. 특유의 깨끗하고 명징한 진공관 사운드는 녹음에 담긴 음표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선명하고 깨끗하게, 그러면서도 매끄러운 텍스처의 표현으로 음악을 유려하게 표현해 준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가격적으로 미스 매칭이 된다는 점에 있다. 앰프에 비해 스피커 가격이 너무 고가이기에, 분리형으로 스페트로 PHL7 프리앰프와 모노블록 845 구성으로 가야 가격적인 언밸런스를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매칭의 대안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다인오디오(Dynaudio)의 컨투어(Contour) 시리즈라면, 아이코나의 장점과 빔베르크에서 엿볼 수 있었던 감흥을 훨씬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앰프와 엇비슷한 스피커 가격을 고려하면 경제적으로도 두 제품의 패키지 구성이 더 안성맞춤이다. 컨투어 30i라면 플로어 스탠더 특유의 넉넉한 스케일과 깊이감, 그리고 다이아몬드와는 다른 에소타 2i 트위터 특유의 매끄럽고 질감이 살아 있는 고역 톤 컬러가 더해져, 아이코나 특유의 개성과 장점이 더 시너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 연주뿐만 아니라 보컬 등에서 특유의 색채미와 함께 높은 해상력의 세련된 디테일을 들려주고, 연주의 터치에서 느껴지는 질감 또한 매우 매끄럽고 유려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소편성뿐만 아니라 대편성 녹음, 특히 저역 에너지가 많은 재즈 퀸텟이나 밴드 녹음에서도 꽤나 단단하고 흐트러짐 없는 저음의 스피드와 리듬감을 깨끗하게 그려낸다.
마스터 사운드의 아이코나 인티앰프와 다인오디오의 컨투어 30i 조합은 음악에 담긴 열의와 감흥을 그대로 전달해줄 뿐만 아니라, 하이엔드 및 오디오적 쾌감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다채로운 음의 파라미터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려주는 매력적인 조합으로 손꼽을 만하다. 글 | 성연진(audioplaza.co.kr)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Dynaudio Contour 30i
가격 1,500만원
Master Sound Icona
가격 1,1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