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역대 최대 매출...반도체는 '부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지만, 반도체(DS) 부문은 일회성 비용 증가로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1000억원, 영업이익 9조1800억원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사 매출은 기존 최대인 2022년 1분기 77조7800억원을 넘어서며 신기록을 썼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4%, 222.7% 늘었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됐고, 전략 스마트폰과 TV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며 이런 성과를 이끌었다.

환율 영향도 3분기 실적에 중요한 변수다. 원화 강세로 전사 영업이익에 약 5000억원의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매출은 29조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조7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서 흑자 전환한 3조8600억원이다. 인공지능(AI)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로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이 3%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환율 영향과 성과급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증가로 전분기의 6조4500억원 대비 40% 줄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시스템온칩(SoC)과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판매가 늘었지만 일회성 비용으로 이익은 하락했다.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전방 수요 부진으로 고전했다.

삼성전자 3분기 경영실적. /자료 제공=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3분기 매출 44조9900억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견줘 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7% 줄었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신제품 판매로 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했지만, 네트워크사업부는 통신사업자 투자 축소와 비수기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네오 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형 TV 판매 호조와 서비스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이 두드러졌다. 생활가전사업부는 '비스포크 AI' 중심의 판매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

하만은 3분기 매출 3조53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용 오디오 판매와 원가 구조 개선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디스플레이(SDC)는 매출 8조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대응으로 개선됐고, 대형 패널은 TV와 모니터 수요를 타고 판매량을 늘렸다.

4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완제품 사업 부진으로 전체 성장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전망했다. DS부문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과 기술력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며 DX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AI 전략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특히 DS부문은 D램에서 HBM 판매 확대와 서버용 DDR5 32기가비트(Gb) 기반 고용량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시스템LSI 부문은 '엑시노스 2400'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HBM3E(5세대)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HBM4(6세대)를 내년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내년 2나노미터(㎚) 양산 성공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