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사로잡는 세 개의 아치 터널, 문경 <둥근 지붕>
비정형의 땅 위에 나란히 올라선 건물들이 동그란 인사를 건넨다. 가족의 집에 특별함을 더하고 싶었던 건축주의 바람은 우아한 아치 지붕으로 완벽하게 실현되었다.
프로젝트의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며
디자인측면까지 확실하게
건축주 신상연, 오정미 씨 부부는 집짓기에 앞서 첫째로 독특한 건축 디자인을 원했다. 서로 닮아 있는 흔한 네모 모양의 집이 아닌, 랜드마크가 될 만한 집을 짓고 싶었다. 투닷건축사사무소는 건축주의 희망 사항을 반영해 두 가지의 설계안을 제안했고, 부부는 둥근 지붕이 인상적인 지금의 디자인을 선택했다. 근린생활시설이 복합된 다가구주택을 계획하며 크게 세 덩어리의 건물이 나란히 서는 그림이 완성되었다. 대지의 모양도 평범치는 않았다. 도로를 가르며 세모나게 뻗은 땅은 마을 초입에 위치해 눈에 뜨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땅과 주택의 개성 넘치는 형태가 맞아떨어져 지나가다 한 번쯤 다시 뒤돌아보고 싶은 특별한 외관의 집이 만들어졌다.
투닷건축사사무소는 곡선이면서도 얇은 지붕 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지붕을 목구조로 택했다. 1층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이고 2, 3층은 목구조인 하이브리드 주택이다. 공장에서 반원의 서까래를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 후 설치가 이루어졌다. 날렵한 지붕 선과 들여진 창은 곡선을 한층 돋보이게 강조한다.
SECTION
건축주가 그다음으로 바랐던 것은 개방감이었다. 부부는 집 안에 들어왔을 때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줄 트인 공간을 원했다. 거실은 아치형 천장까지 6m가 넘는 층고를 지녔다. 거실에서 이어지는 전면부는 아치를 살린 거대한 창으로 구성되어 극적인 개방감을 형성한다. 여기에 실내 구조도 최대한 단순하고 명료하게 펼쳐지도록 만들었다.
건축을 계획하기 전, 세모난 부지에는 포장마차 형식의 식당이 운영 중이었고, 건축주 가족은 부지 바로 옆에 위치한 주택에서 부모님 세대와 함께 살고 있었다. 13년을 살았던 집에서 가족이 독립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두 딸에게 각자의 방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3층 두 딸의 방 역시 반원형의 지붕이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형성한다.
HOUSE PLAN
대지면적 : 774㎡(234.14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거주인원 : 4명(부부, 자녀 2), 임대세대 2가구, 근린생활시설 3호
건축면적 : 352.02㎡(106.49평)
연면적 : 658.09㎡(199.07평)
건폐율 : 45.48%
용적률 : 85.02% 주차대수 : 6대
최고높이 : 10.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1층 –철근콘크리트, 지상 2,3층 – 일반목구조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2종1호, 경질우레탄 2종2호
외부마감재 : 금속강판, 미장뿜칠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제일벽지 베이직플러스 / 바닥 – 구정마루 강마루, 키앤세라 포세린타일 MARBLE STONE
욕실 및 주방 타일 : 키앤세라 포세린타일 MARBLE STONE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라우체 www.lauche.co.kr
주방 가구·붙박이장 : 안나키친 디자인가구
조명 : 룩스몰
계단재, 난간 : 집성목+제작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화현관문
방문 : 예림도어 ABS 슬림도어
전기설비 : ㈜천일엠이씨
기계설비 : ㈜한빛안전기술단
구조설계(내진) : 델타구조
시공 : ㈜KSPNC
설계·감리 : 투닷건축사사무소
PLAN
건축주 신상연 씨는 집짓기는 결국 설계와 시공팀을 잘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회사의 포트폴리오와 재무제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나아가 서로 신뢰가 쌓일 정도의 깊이 있는 대화를 여러 차례 나누어 볼 것을 강조했다.
입주한지 한달 남짓, 가족의 바람을 곳곳에 담은 둥근 집은 새로이 찾아올 추억들을 향해 동그란 품을 열어 두고 있다.
More about ‘barrel roof’
지붕 서까래의 단면은 2×10이지만, 곡선의 형태를 연출하기 위해 2×12 부재를 사선으로 재단하며 구조물을 제작했다. 재단된 곡선 부재는 한 번 더 OSB 합판으로 엇갈려 보강 작업을 더했다. 공장에서 제작된 곡선 지붕재를 현장에서 고정하기 위해 하부에는 6각 피스를 사용하여 목구조 부재와 결합하였다.
경제성과 미학적 요소에 의한 판단
둥근 지붕을 구현하기 위해 오늘날에는 대부분 콘크리트나 철을 선택한다. 소규모 건축물에서는 철근콘크리트를 많이 사용하지만 단열재 규정이나 복합자재 적용의 제한으로 그 단면이 두꺼워지는 문제가 있어 미학적인 해결이 어렵다. 최근에는 공학용 목구조로도 만들어지고 있으나 문제는 비용이다.
모든 재료의 경제성을 검토하고 내린 결론은 목재 리브로 골격을 만들고 서까래를 걸어 틀을 만드는 것이었다. ‘Recessed arch(들여진 아치 입면)’와 목재 리브로 얇은 단면을 가진 반원 형태의 지붕을 완성했다. 단열은 목재 사이사이를 충진하는 방식으로 빈틈이 없게 계획했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고 현장으로 운반 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도 얻었다.
현장 시공 과정
건축가 모승민, 조병규 : ㈜투닷건축사사무소
기획 조재희 | 사진 최진보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4월호 / Vol.302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