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연금개혁 의회 표결없이 긴급 이유로 입법강행…야당은 내각 불신임 맞불

이세현 기자 2023. 3. 1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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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개혁 관련 시위를 하는 프랑스 국민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연금 개혁안을 하원 표결 없이 바로 입법할 수 있는 헌법 조항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16일(현지시간) CNBC,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보른 프랑스 총리는 의회 하원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헌법 제49조 3항에 따라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됐을 때 각료 회의를 통과한 법안을 총리의 책임 아래 의회 투표 없이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마크롱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 시작과 함께 취임한 보른 총리는 의회 절차를 건너뛰는 헌법 49조 3항을 11번째 사용하게 됐습니다.

상·하원 동수 위원회가 도출한 최종안에는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연금을 100% 수령하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도 기존 42년에서 오는 2027년까지 43년으로 늘린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정부의 조치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24시간 안에 내각 불신임안을 발의할 수 있습니다.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법안은 취소되고 총리 등 내각은 총사퇴해야 합니다.

불신임안이 부결되면 그 법안은 입법을 완료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불신임안이 통과하려면 하원 의원 577명 중 과반에 해당하는 289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현재 여당 르네상스 등 집권당 의석은 250석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합니다.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일부 하원 의원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그동안 연금 개혁안에 반대해온 좌파, 극우 야당은 의회를 무시하는 듯한 정부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2017년과 2022년 마크롱 대통령과 대선 결선 투표에서 맞붙은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는 즉각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했습니다.

여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르네상스의 에리크 보토렐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투표해야 했다"고 했습니다.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시민 7000명의 시위도 하원 맞은편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이 시위를 이끈 주요 8개 노동조합은 오는 23일 시위를 다시 개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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