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힌 이란이 항모 킬러로 불리는 대함탄도미사일을 꺼내 들었다. 이지스함 손상을 주장했지만 검증되지 않았다.
미국은 2개 항공모함 전단과 1개 상륙전단으로 오만만과 아라비아해 일대를 봉쇄해 이란의 원유 수출과 생필품 수입 통로를 틀어막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거래 분석업체들에 따르면 7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이란의 에너지 수출 선박은 1척도 미국 봉쇄선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바닷길이 막히고 경제난이 가중되자 이란은 해상 봉쇄를 무력으로 돌파하기 위해 대함탄도미사일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표적에 손상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이란 당국은 9월 9일 아라비아해에 있던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존 폴 존스와 델버트 D. 블랙을 향해 대함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표적에 손상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미사일 발사 영상도 공개했다. 대함탄도미사일은 이동하는 함정을 겨냥해 탄도 궤적으로 날아가는 무기로, 이른바 항모 킬러로 불린다. 다만 이란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항구가 개점휴업 상태"
이란은 지리적 특성상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곳이 극히 적어 반다르아바스와 차바하르 항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미국이 이들 지역을 집중 공격한 탓에 이란의 주요 항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해 외화를 벌고 그 돈으로 생필품과 소비재를 들여오는 경제 구조가 한꺼번에 멈춰선 셈이다.

"휘발유 값 2배에 파업이 번졌다"
이란을 옥죄는 또 다른 위기는 에너지 부족이다. 이란은 산유국이지만 정유 능력이 부족해 전쟁 전에도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정제유를 수입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정유시설이 대거 파괴된 러시아에서 연료 대란이 일어나 카스피해를 통해 공급되던 휘발유가 사라졌고, UAE도 8월 대이란 압박 수위를 높이며 정제유 수출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월 10일 "이란 당국이 휘발유 가격을 2배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트럭 및 택시 운전사들의 파업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상 봉쇄와 대함탄도미사일의 대치는 현대 해전에서 거부 전력과 투사 전력이 맞붙는 전형적인 구도다. 봉쇄가 길어질수록 이란이 택할 수 있는 카드는 줄어들고 위험 수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사진 출처=다음뉴스 보도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