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출시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연비 성능에 대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연비 성능과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6,500만 원대부터 시작해 옵션을 추가하면 7,000만 원을 넘어가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낮은 연비 성능이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최고급 사양인 4륜구동 캘리그래피 등급에 21인치 휠을 장착한 모델의 경우 복합 연비가 11.4km/L에 불과하다.

연비가 가장 좋은 모델은 기본 등급인 익스클루시브에 18인치 휠을 장착하고 빌트인 캠을 제외했을 때 14.1km/L를 기록한다. 친환경차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13.8km/L 이상의 연비가 필요한데, 프레스티지 등급부터는 기본으로 20인치 휠이 장착되어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연비가 가장 높은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히든 라이팅 주간주행등, 헤드업 디스플레이,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주차 보조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편의 사양을 선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연비 효율성만을 위해 하위 트림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계약 현황을 살펴보면, 연비 효율성이나 친환경차 혜택보다는 7인승 모델과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7인승과 9인승 계약 중 캘리그래피 트림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이 단순 가성비보다 고급스러움, 편의성, 외관 디자인 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휠 사이즈는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륜구동 모델의 경우 20인치 휠만 장착해도 연비가 12km/L대로 떨어진다. 21인치 휠을 선택하면 추가로 0.2km/L 정도만 더 감소한다.

4륜구동 모델은 휠 사이즈와 관계없이 20인치나 21인치 모두 11.4km/L 정도의 연비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차라리 외관이 더 좋아 보이는 21인치 휠을 선택하자"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속도로 주행 연비는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간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라면 굳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을 탑재했다.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추가되어 차량의 전력을 외부 기기에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캠핑이나 야외 활동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한 '스테이 모드'가 새롭게 도입되어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전력과 공기청정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목적지 도착 시 모드 사용 예약 기능을 통해 전기 사용량을 계산해 스테이 모드 사용 가능 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다. 구동 및 회생 제동을 담당하는 구동 모터와 시동, 발전, 구동력을 보조하는 신규 모터를 내장해 연비 향상과 부드러운 변속감, 소음 진동 저감 효과를 기대했으나, 실제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9인승 모델의 경우 개소세 면제와 10% 부가세 감면 혜택으로 7천만 원대 차량 기준 약 900만 원의 할인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내 공간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7인승 모델을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

또한 저공해 자동차 2급만 되어도 공영 주차장이나 공항 주차장 50%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일반 가솔린 모델도 이러한 친환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연비 성능에 대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향후 시장에서의 실제 평가와 주행 성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