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김건희 특검 아닌 ‘특감’…그마저도 “예방” 차원이라는 한동훈

취임 100일 기자회견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후보.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동훈 후보 캠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특검법’ 질문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특별감찰관에 대해 “사전 예방 기관”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미 저질렀거나 불거진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의혹에 대한 해법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한 대표의 기자회견문에는 특별감찰관이나 특검법 관련 언급은 없었다. 회견문 낭독이 끝난 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첫 질문은 특별감찰관 추진을 두고 벌어지는 당내 갈등이었다. 이에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은 권력을 감시하고 문제를 예방하는 데 굉장히 중점을 두는 기관이다. 지금 그런 역할과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한 대표 스스로 특별감찰관 성격을 ‘예방 차원’으로 한정하자, 두번째 질문은 당연히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었다. ‘주가조작·공천개입 의혹 등 여러 문제를 특검이 아닌 특별감찰관만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는데,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이 있었으면 이런 문제는 안 생길 수 있지 않았겠냐. 앞으로라도 절대 그런 일 없게 하겠다는 다짐은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없어야 한다’만 강조할 뿐 현재 진행형 의혹을 규명할 사실상 유일한 수단인 특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은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어 ‘수평적 당정 관계’ ‘당 대표 100일 성과’ ‘대통령·당 지지율’ ‘보궐선거 출마 여부’ ‘한국방송 장악 논란’ 질문이 이어진 뒤, 김건희 특검법이 다시 나왔다.

친윤석열계와 대통령실에서 특별감찰관 추진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이 관철되지 않으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할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다. 그것도 안 해서 어떻게 민심을 얻느냐. (특감 임명은) 앞으로 조심하겠다는 건데 조심 안 할 것인가. 관철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도 한 대표는 특검법에 대한 평가나 입장을 언급하지 않았다. ‘특검’ ‘특검법’ 표현 자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간 친한동훈계에서는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시 이탈표 가능성을 언급하며 용산 대통령실을 압박했었다.

이후 ‘채 상병 특검법을 약속하지 않았느냐’는 질문도 나왔는데, 이에 대해서도 “채 상병 특검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번 말씀드렸다. 입장 바뀐 게 없다”고만 했다. 한 대표는 지난 6월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하며 ‘제 3자 추천 채 상병 특검’ 추진을 발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수용 뜻을 밝히자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