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색출하겠다".. 화장실 칸막이 안에 카메라 단 中기업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며 담배를 피우는 남성 3명의 사진이 지난주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사진 옆에는 해고 등 조치 사항이 적혀 있다. /웨이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며 담배를 피우는 남성 3명의 사진이 지난주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사진 옆에는 해고 등 조치 사항이 적혀 있다. /웨이보

중국의 한 기업이 건물 안에서 몰래 흡연하는 직원을 붙잡겠다며 화장실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1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동부 푸젠성 샤먼의 국영 배터리 제조업체는 올해 초 화장실 칸막이 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금연 정책을 위반하고 몰래 담배를 피우는 직원을 색출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이 회사는 감시카메라를 통해 화장실 안에서 흡연한 남성 직원 3명을 적발해 징계 조치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해고됐으며 1명은 성과급 취소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사측은 내부 직원에게 이 같은 조치를 알리면서 경고문에 화장실 내부에서 찍힌 사진을 실었다.

해당 사진은 지난주 소셜미디어에 유포됐고 논란이 일었다. 확산한 사진에는 남성 3명이 화장실 변기에 쪼그려 앉아 휴대폰을 보면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겼다. 각 사진 옆에는 ‘조치 사항’도 함께 적혀있었다. 웨이보에는 “연기 감지기가 있는데 굳이 CCTV를 설치하나” “과도한 사생활 침해다” “감시카메라가 남용되고 있다” “끔찍한 발상이다. 카메라를 설치한 회사 관계자도 처벌받아야 한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익명의 직원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실내 흡연을 모니터링하려고 회사가 화장실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것이 맞다”고도 했다. 반면 사측은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진을 악의적으로 편집하고 유포한 행위에 대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샤먼시 노동감독국도 진상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감시네트워크를 구축한 중국에선 최근 몇 년간 사생활 침해 문제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마킷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에 설치된 CCTV 중 절반이 중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는 현재 5억 대 이상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